너를 사랑해서 잡지 못한 것들과, 또 너를 사랑해서 잡은 것들을 모으면 한 계절이 다 지나가 버릴 것이다. 온 계절 속에서 나는 네가 마치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살았고, 봄이 올 때까지 기다리다가 네가 날 봐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될 즈음엔 다시 자는 걸 반복했다. 어린 날의 사랑은 생각보다 컸고 여름 오후의 한낮처럼 사정없이 나를 아프게 했다. 뜨겁게 타올랐다가 져 버리는 여름처럼 아침이 밝은 만큼 밤은 저 벼랑끝까지 나를 내몰았다. 고개를 들고 너를 바로 본다. 내가 놓으면 없어질 관계가 훤히 보인다. 내가 노력해야 할 관계와 남아나지 않을 나의 감정들이 훤히 보이고, 상처받을 나와 버려야 할 계절들이 훤히 보인다. 차마 사랑한다고는 할 수 없어서 너의 손을 잡았다. 나는 몇 년 후면 모든 걸 버리고 홀로 걸어갈 텐데, 네 손이 너무 따뜻해서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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