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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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명사] 시간, 공간, 사물 따위에서 마지막 한계가 되는 곳.
2. [명사] 긴 물건에서 가느다란 쪽의 맨 마지막 부분.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아무래도 내가 탄 이 열차는 종착역에 다다른 것 같다.
아니, 사실은 이미 몇 년 전에 도착해 있던 것일지도.
그저 이미 도착한 역의 이름을 지워내고 바꾸어내려 애를 써보며,
변하지 않는 진실을 어떻게든 부정하고 외면하려 발버둥을 쳐보다
한없이 시간만 흘려보낸 걸지도 모르겠다.
어찌 되었든, 도착한 열차에서는 내려야 하는 순간이 온다.
이미 내 앞에 많은 이들은, 나만 홀로 두고 다들 각자의 역에서 내려버렸다.
“ ...나 믿어. 이 정도로 안 죽어. 쓸데없는 걱정 하지 마.”
어떤 이는 남을 위해 자신이 무너지고 있단 사실을 숨긴 채 조용히 열차에서 내렸고,
“..닝 내는... 내는 더 이상 못 버티겠다.. 미안타..”
어떤 이는 자신의 버팀목을 잃은 충격에 그를 따라 달리던 철도 위로 뛰어내렸고,
“닝쨩, 나는...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 금방 따라갈게. 정말 잠시, 조금만.. 잠시만 기다렸다가..”
어떤 이는 자신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사람을 기다리느라 다시 출발하는 열차를 놓치고 말았으며,
“닝, 나 금방 따라갈,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먼저, 먼저 가 있어. 응?”
또 어떤 이는 상냥하고도 잔인하게 내게 지키지 못할 약속만을 남겨준 채 떠나갔다.
그리고 나도 이제, 돌아올 리 없는 이들을 위한 기약 없는 기다림을 끝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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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9년, 지구는 미국을 기점으로 하늘이 정체불명의 안개에 뒤덮이기 시작하였다.
여러 언론사에서 이 사건에 대해 다루었지만, 안개는 인간의 손에는 닿지 않는 높이에만 머물러 있었기에 사람들의 관심은 차츰 식어들어갔다.
그렇게 한동안 평화 속에서 안주하던 사람들은 안개가 고층 빌딩의 꼭대기에 닿기 시작하자,
안개에 닿은 곳의 모든 색채가 사라지는 기현상을 보게 되었다.
이를 신기하게 여긴 몇몇 이들은 안개에 사람이 닿으면 어떻게 될까? 라는 주제로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고,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한 청년이 인터넷 라이브 방송을 키고는
안개에 직접 닿아 보았다.
그리고 그 청년은 자신의 마지막을 생중계 당하며 세상을 떠났다.
그 다음 날, TV 속 모든 뉴스와 신문은 그 청년의 이야기에 다루었으며,
각국은 이를 전세계적 재난사태로 판명 후 서로 손을 맞잡고서
몇달동안 그 안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지만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하였고,
그렇게 인류는 멸망했다.
그리고 인류의 마지막 생존자인 닝은
오늘 죽는다.
*혹시 모를 트리거 요소 주의
**브금 같이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첫 시뮬이라 설정이나 진행이 조금 어색할 수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