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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싹팡ll조회 1103l 2
이 글은 10년 전 (2014/4/24) 게시물이에요

두 역사적인 영웅, 제갈량과 이순신의 공통점 | 인스티즈

 

 

제 닉네임에서 알수 있듯이, 저는 삼국지 제갈량의 열렬한 팬입니다.

처음 소설을 읽었을때는 미염공 관우를 좋아했지만,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부터 취향이 바뀌었지요.

 

사실, 제갈량을 저만 좋아하는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라고 할수 있지요.

삼국지의 본고장인 중국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일본까지 헤아릴수 없는 추종자들이

그의 능력과 고매한 인격, 그리고 처절한 충성심에 감탄해 왔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팬들에도 불구하고

그는 중국역사의 가장 대표적인 패배자 중에 한명으로 꼽히는 사람입니다.

자기 주인인 유비를 천하의 패자로 만들어주지 못했고,

결과적으로도 무너져가는 한(漢)나라 왕실의 부흥을

이뤄내지도 못했으니까요.

그 실패는, 그가 추구한 정권의 방향이 너무 시대의 흐름과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라고만 말씀을 드려도 괜찮겠습니다.

 

 

 

 

 

 

 

 

 

 

 

 

 

 

 

두 역사적인 영웅, 제갈량과 이순신의 공통점 | 인스티즈

(제갈량의 사당, 중국 쓰촨성 '무후사'의 편액)

 

 

그렇다면, 역사상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제갈량을 따랐을까요?

냉정하게 따져보자면, 그는 저 구석 익주의 별가나 종사

(주 에서 2,3번째 가는 관리. 지금 우리나라의 도지사 바로 아래 정도의 관직)

정도에 불과했다고도 말할수 있는 인물입니다.

그만큼 촉한이라는 나라의 영향력이 미미했다는 뜻이지요.

 

그에반해, 촉한이 항상 "역적의 무리", "한나라의 도적" 이라 깎아내렸던

위나라는 중국의 7할 이상을 차지하여,

사실상 중원을 통일한 상태에 지방의 "아직 진압되지 않은 약간의 반란세력"만

제압하면 조만간 무난히 천하를 통일할수 있는 위치였습니다.

이쯤 되면, 누가 도적이고 누가 충신인지 가름하기 힘든 지경이었지요.

 

물론 촉한 정권이 기본적으로 '북벌전쟁' 이라던가 '한실부흥' 과 같은 가치들을 포기한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제갈량이 살아있을때 까지의 이야기였고,

그가 죽자 2대황제 유선은 부친 선제의 일생일대의 열망이었던 북벌계획을 취소시켜버렸습니다. 

 

 

한나라는 이미 망해버린지 오래였고,

심지어는 촉한 정권 내에서도 일부 세력을 제외하면 아무도 그 부활을 갈망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한 왕조의 부흥을 부르짖는다고 해서

그게 곧 의로운 것이 되는 게 아닌 시대였다는 말씀입니다.

 

 

 

 

 

 

 

 

 

 

 

 

 

두 역사적인 영웅, 제갈량과 이순신의 공통점 | 인스티즈

(중국 한족의 영웅이자 남송시대 비운의 명장 악비가 쓴 제갈량의 '출사표')

 

 

 

하지만,  제갈량이라는 인물을 정의하는 건 그런 문제와 차원이 다릅니다.

그가 자기 신념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갈량은 최고로 많을때도 수적으로 위나라 군대의 3분의1 수준 혹은 그 이하에 불과한 병력밖에 운용하지 못했으며,

설상가상으로 그 부족한 군대를 지휘할 부하 장수감조차 변변치 않았습니다.

숙명의 라이벌, 사마의의 휘하에 조진 장합 곽회 조휴 등의 장수가 있었던 반면

그의 아래에는 이미 50을 넘긴 노장 조운이나

옛 장수 위연 정도를 제외하면 이렇다할 용장이나 지장이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습니다.

여기에, 익주의 험난한 지세는 전장에의 보급에 차질을 빚어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상황을 더욱 열악하게 만들었습니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후방의 정치적 상황도 사실은 폭발 직전에 가까웠습니다.

뿌리깊은 계파간 갈등은 해결된것이 아니라 그냥 그의 위세에 눌려 잠시 수면 아래로

내려간것 뿐이었고, 중도호겸 상서령 자리에 있던 이엄이라는 자는,

선제 유비의 탁고대신이라는 작자가

대위 북벌전쟁이라는 국가대사를 앞두고서

제갈량에게 불만을 품은 자들을 규합하여 그를 공격하는데 은근히 앞장서기까지 하였습니다.

 

쓸데없이 새로운 행정구역을 만들어 자신을 그곳의 주목으로 삼아 달라고 건의하거나,

아니면 제갈량에게 왕의 작위를 받으라고 부추겨 여론을 악화시키려는 시도까지 하였습니다.

 

심지어, 전쟁중인 제갈량이 북벌에 힘을 쓰지 않는다고

조정에 헛소문을 퍼뜨려 그를 음해하려 하다가 죄가 들통나

대역죄로 처형되고 말지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갈량은 

유비에게 몸을 의탁하기 전부터 꿈꿔온 정치적 이상을 실현시키는데 진력했습니다. 

 

 

227년, 첫 북벌전쟁에 앞서 그는 유비의 아들인 후주 유선에게 출사표를 올리며

"노둔한 몸이나마 있는 힘을 다하여, 죽은 뒤에나 멈추겠나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하물며 우리같은 보통 사람들도 삶을 살아가는데

현실에 부딫혀 가슴속에 안고있던 가치를 까맣게 잊어버리거나

아니면 알고있어도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갈량은 일국의 재상이 되어서 스스로의 뜻에 한치도 어긋나지 않게

살다가 죽은 것입니다. 

 

참으로 만고에 길이남을 인격이며, 모든 사람이 본보기로 삼아도 좋을만큼

모범적인 삶의 자세를 보여주었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위대한 사람이 중국에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앞서 제가 제갈량의 팬이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이분은 너무 존경스러워서

감히 스스로를 팬이라고 일컫는 것조차 무례를 범하는 느낌이 들 정도의 위인입니다.

 

 

 

 

 

 

 

 

 

 

 

 

 

 

 

 

 

 

 

 

 

 

 

두 역사적인 영웅, 제갈량과 이순신의 공통점 | 인스티즈

 

그렇습니다. 바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님 입니다.

한반도 역사를 통틀어 유일하게 '성웅(聖雄)'이라는 칭호를 가진 분이며,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있던 조선왕조를 벼랑끝에서

건져올린, 그야말로 민족의 수호신과 같은 존재입니다.

 

어떻게 보면, 충무공은 제갈량보다 주변의 여건이 더 안좋았습니다.

전쟁을 치르는데 있어 둘 다 적보다 군사수가 부족하다는 점에서는 같았지만,

최소한 제갈량은

 

 

전쟁중에 궁궐로 불려들어가 고문을 당하지는 않았지요.

(사실, 그와는 정반대로 대부분의 경우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임금(선조)이 시기심이 많아 충무공의 혁혁한 공을 두려워한 나머지

역모죄를 날조하여 자백을 받게 만드려고 혹독한 고문을 자행하였고,

 

거기다 무기나 전함을 만들 목재라던가 화약, 철을 지원은 못해줄 망정

되려 전라도 지역의 나무를 베어 한지를 만든  뒤 도성으로 올려 보내라는 어명까지 내렸습니다.

일부 기록에 따르면, 공납이 늦는다고 전쟁 준비중인 충무공을 닦달했다는 부분까지 보입니다.

 

 

 

 

 

 

 

 

 

 

 

 

 

 

두 역사적인 영웅, 제갈량과 이순신의 공통점 | 인스티즈

 

고문을 당하고 난 뒤 원래는 죽임을 당할 처지였으나,

판중추부사 정탁의 간곡한 반대로 가까스로 사형이 보류되고

"백의종군"을 명받습니다.

지금으로 따지면, 적군 수만명을 죽이거나 불구로 만든 해군참모총장에게,

이등병 계급장 달고 나가 싸우라는 말과 진배없습니다.

 

그러고 나서 한창 적을 맞아 싸울 준비를 하고 있으니 임금의 첩지 한통을 받았습니다.

그것이 바로 '면사첩' 입니다.

 

"안죽일께, 걱정마. 열심히 싸워."

 

라는 내용을 담은 글이었지요.

그때껏 온 나라를 구한것이나 다름없는 영웅에게 해준다는것이

어디 먹고살수있는 식읍을 하사하는것도 아니고, 비단이나 귀한 보석을 주는것도 아니며
하다못해 수고했다는 격려도 아닌 

그저, 죽이지 않는다는 말 뿐이었습니다.

 

 

 

 

 

 

 

 

 

 

 

 

 

 

 

두 역사적인 영웅, 제갈량과 이순신의 공통점 | 인스티즈

 

그렇다고 쳐들어온 적이 만만했느냐, 그런것도 아닙니다.

조선 수군은 충무공이 없는 사이 벌어진 "칠천량 해전"에서 왜적에게 대패하여

전체 전력이 전함 13척에 불과한 지경이었고,

 이를 쫓는 왜적은 300척이 넘는 대 함대였습니다.

 

'바위가 바둑알을 누르는 형세' 라는 기록이 딱 알맞은 상황이었습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아니 왠만큼 담력이 크고 성정이 굳센사람같아도

줄행랑을 놓는 것이 정상일 겁니다.

당시 이순신 장군 휘하의 부하 장수들처럼 말이지요.

충무공의 대장선을 제외한 12척의 배가 하나같이 몇리씩 꽁무니를 빼며 적의 군세를 두려워했습니다.

 

그러나 충무공만큼은 도망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왜적 선봉대인 30여척 사이를 기함 단독으로 무인지경 가듯 휘젓고 다니며

 절반이상을 침몰시키는 전과를 올리지요.

 

이에 사기를 되찾은 다른 배들이 슬슬 대장선 주위에 모여 보좌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두 역사적인 영웅, 제갈량과 이순신의 공통점 | 인스티즈

 

결과적으로, 13척에 불과한 조선수군은 전체전력 300척 이상에

 실질 참가 전력 133척에 달하는 왜군을 단 한척의 피해도 입지 않은채 패주시켰습니다.

왜적 전함은 확실히 침몰한것만 30척에, 전투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배는 90척이 넘었습니다.

 

진실로, 충무공과 조선수군의 꺾이지않는 의지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한민족 역사상 가장 극적인 전승으로 꼽히는

'명량해전'의 대강의 줄거리 입니다.

 

 


명량해전에 앞서 충무공은, 수군을 폐지시키려는 선조에게 상주하기를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습니다. 신이 자리를 지키는 한 적은 조선 수군을 업신여기지 못할 것입니다."

라고 하였습니다.

도대체 다른 어느 인물이 그 상황에서 이와같은 말을 할수 있었을지 모르겠으나,

하나만은 확실합니다. 바로 충무공이 스스로의 말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정말로 조선이라는 나라를 구원해냈다는 것이지요.

 

 

 

 

 

 

 

 

 

 

 

 

 

 

 

 

 

 

 

 

 

 

두 역사적인 영웅, 제갈량과 이순신의 공통점 | 인스티즈두 역사적인 영웅, 제갈량과 이순신의 공통점 | 인스티즈

 

 

 

어떻습니까?

각기 태어난 시대가 다르고 장소가 달랐지만,

두 위인이 꽤나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그들이 전하는 메세지는 분명합니다.

포기하지 말고 계속 싸우라는 것입니다.

어떤 난관이 닥쳐도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는 보상이 뒤따른다는 말씀입니다.

 

 

 

 

그게 비록 자신이 죽은 뒤에 올지라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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