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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타ll조회 1049l
이 글은 9년 전 (2014/7/26) 게시물이에요

 

한국인, 미국인보다 키가 작다?

159cm 밖에 안 되는 신장으로 나는 평균에 비해 키가 꽤 작은 남자다. 두껍게 접힌 청바지에 무릎까지 내려오는 원피스와 같은 셔츠는 꼴 보기 우습고 불편하지만 가끔 불가피한 헐렁거리는 현실이다. 그래서 늘 어린이 코너에서 가장 큰 것으로 샀다. 하지만 어린이 코너 옷은 작기도 하다. 몸에 맞는 한 벌이라도 찾기 힘들 때는 발품을 파는 몇 시간 끝에 구매에 이른다.

오늘은 159cm... 고등학교 때는 더 키가 작았었지.

그때는 어린이 코너에 완전히 의존했다. 안 올려도 되는 청바지에 공룡이나 귀여운 동물이 그려진 티셔츠는 어머니나 할머니가 골라 주시기에 예의상 1년에 하루라도 입어야 되는 촌스러운 선물이 아니라 나에게 최선의 선택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그렇게 시골에서 살았었지.

그런데 시카고에서 본격적으로 학부 생활을 시작하면서 옷차림이 개성을 표현하는 매체를 넘어 사회적 가치를 드러내는 '패션'이라고 이해하게 됐다. 그것도 애인을 구하기에 필요한 기술이었지. 패션 노하우가 매우 부족한 나에게 이미지를 조금이라도 개선시키는 데에 전략 차원의 대처가 필요했다. 헌옷 가게부터 브랜드와 대형마트, 부티크 매장까지 들러 봤다. 시카고는 다행히 고향보다 선택지가 넓었다. 상당한 시간의 투자만으로 벨트를 매면 툭 떨어지지 않는 청바지를 찾을 수 있었고 XS를 파는 가게도 발견할 수 있었다.

성탄절쯤에 가족들은 키가 작은 나에게 줄 선물을 구하느라 고생이 많았다. 성탄절이 지나면 반품하고 환불을 받으러 가곤 했다. 원래 선물할 때 가격이 보이면 실례라서 태그를 잘라내지만 환불이 안 될까 봐 늘 태그가 달린 선물을 나에게 주고 나는 포장을 뜯자마자 입어 봐서 바로 몸에 맞는지 확인해야 했다.

그렇게 살아 왔으니까 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대학원을 다닐 기회를 얻어 서울에 가서 살겠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릴 때 우리 모두가 기대했던 것은 내가 몸에 딱 맞는 옷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점이었다.

어디에 가도 친구들까지도 "옷이 잘 어울리겠다"며, "이제 바지를 안 접어서 입어도 되겠네. 좋겠다, 타일."라고 놀리면서 축하의 말을 해 줬다.

한국인은 동양인이라서 키가 작으니까.

내가 한국에 대해 품고 있었던 가장 큰 선입견이었다.

한국에 처음 올 때 인천공항에 밤에 도착했고 시차 때문에 매우 졸려서 숙소로 옮기는 동안 모르고 있었지만 그 다음 날 아침 출근시간에 2호선을 탄 순간, "나는 어디에 가도 키가 작구나"라고 생각하면서 깨달았다. 한국인이 평균적으로 키가 나와 비슷하다는, 아시아인이 키가 작다는 설이 현실과 동떨어진 선입견이었다는 것을.

내 주변에 연세가 많으신 분들도 나를 만나고 국적을 알게 되면 역으로 선입견이 깨진다. 미국인 남자가 한국인보다 키가 크다는 선입견 말이다.

이런 얘기는 가볍게 읽어 보면 재미있고 웃길 만하지만 2010년대에도 서양인은 키가 크고 동양인은 키가 작다는 이분법적 편견이 완전히 깨지지 않았다는 것은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의아하고 은근히 불편하다. 한 쪽은 강하고 우월하며, 다른 쪽은 약하고 미개하다는 이분법이 밑에 암시적으로 깔려 있는 말 같기 때문이다.

간단한 얘기를 가지고 확대 분석을 하지 말라는 지적을 받을지 몰라도 나는 동서양을 두고 20세기 이전의 이분법적이고 편협(偏狹)된 인식이 미국이든 한국이든 아직 남아 있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강남스타일을 모르는 미국인이 없을 정도로 한국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오늘날에 왜 미국 쪽에 아직 이런 선입견이 강하게 통하고 있을까?

답은 뛰어난 사회학자가 아닌 이상 알 수 없지만 동서양 간의 교제 부족이 원인에 있지 않을까 싶고 군사적 관계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안타깝게도 세계를 군인의 눈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한국이 미국 사회에 알려진 계기는 모두 군대와 관련이 있다. 1945~1948년의 광복 후 미군정시대, 6 · 25 전후의 지속적 주둔 등이 역사적인 것이고 이제 와서 양국 간의 교제가 군사에 치중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키가 작다는 얘기 이외 상호적으로 아직 버리지 못한 선입견과 편견은 많다. 그런데 미군과 양국의 군사적 관계로 귀인(歸因)할 수 있을까? 백인 남자와 한국인 여자에 관한 얘기를 보면 틀림없이 그런 경우가 있다. 다른 가능성부터 생각하지 않고 무엇이든 군대에 탓을 돌리는 환원주의에 빠지면 안 되겠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선입견의 뿌리가 어디에 박혀 있느냐를 따지는 것보다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것을 가끔 들여다봐서 의심하고 "과연 그럴까?"라고 질문하면서 적극적으로 개인의 시야를 넓혀야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야 피해를 끼치는 선입견과 편견을 바로잡을 기회를 얻게 되니까. 한국을 더 잘 알고 싶고 한국인들과 어울리고 싶어서 나는 선입견이 깨질 때마다 기분이 무지 좋다. 내 작은 몸에 딱 맞는 옷을 어디에 가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천국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라도.

글쓴이: 타일러 (미국) 

http://seoulism.tistory.com/m/post/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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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회담 3회 응용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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