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대표적인 3, 5, 7시리즈와는 달리 짝수로 시작되는 4시리즈는 쿠페나 컨버터블에 부여되는 BMW의 전통적인 짝수의 의미를 계승하며 쿠페 특유의 심미적인 디자인과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동시에 실현한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4시리즈 쿠페 중에서 '428i M 스포츠 패키지'이다. 이 모델은 2.0리터(L) BMW 트윈파워 터보 엔진과 8단 스포츠 자동 변속기가 탑재돼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h까지는 5.8초, 최고속도는 250km/h, 복합 연비는 11.3km/L이다.
428i M 스포츠 패키지는 전체적으로 3시리즈의 DNA를 갖고 있지만, 더 스포티한 모습이다. 앞모습은 BMW의 고유한 스타일인 이중 키드니 그릴이 약간 앞쪽으로 경사진 형태로 되어 있고 주위에는 크롬으로 마무리돼 역동적이면서 세련됐다. 그 위에는 BMW 엠블럼을 넣어 멀리서도 한눈에 BMW임을 알 수 있게 했다. 바로 이어지는 날렵한 눈매의 헤드램프는 누군가를 노려보는 듯하다. 그 위 보닛은 6개의 캐릭터라인을 넣어 볼륨감을 살렸다. 또한, 범퍼는 직선과 곡선들이 잘 어우러졌고 디테일도 잘 살려 강인한 인상을 더 강조했다. 양옆에는 원형 안개등이 적용돼 세련됐다.
옆모습은 전형적인 쿠페답게 부드러운 경사를 이룬 루프라인이 스포티하다. 그뿐만 아니라 벨트라인과 사이드 실 위에 2개의 캐릭터 라인, 그리고 앞바퀴쪽에 부메랑을 연상케 하는 에어 브리더도 넣어 날렵함을 더 강조했다. 에어 브리더는 공기저항을 줄여 주어 연료효율을 높이는 효과를 준다. 에어 브리더 위에는 M 마크를 넣어 스포티한 모델임을 알려준다. 뒷모습은 눈에 띄는 수평라인, L자형 테일램프가 사람들의 시선을 더욱 집중시킨다. 특히 L자형 테일램프는 범퍼 양옆에 있는 각진 2개의 캐릭터라인과 잘 어우러져 더 낮아 보이게 하고, 더 파워풀한 이미지를 심어준다.
시트는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으며 가죽으로 되어 있어 착좌감이 좋다. 또한, 모니터는 계기판과 같은 위치에 있어 운전자의 시야에 이상적으로 위치하고 있고 시인성도 좋다. 내부에서 가장 큰 변화는 뉴 5시리즈에 선보인 새로운 iDrive 터치 컨트롤러가 적용된 점이다. iDrive 터치 컨트롤러는 내비게이션 목적지 검색 시 기존 모델에서 자음 모음을 하나씩 설정해야 하는 것을 개선해 손가락으로 글씨를 써서 설정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여전히 터치 스크린을 이용하는 것보다는 불편함이 있다. 목적지를 설정하면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연동돼 전면 유리에 운행 정보가 나타나 안전 운전에 도움을 준다.
뒷좌석 공간은 다른 2도어 쿠페 모델보다 살짝 넓은 편이지만 180cm 이상의 성인 2명이 탑승하면 레그룸과 헤드룸은 좁다. 트렁크 공간은 골프백 2개 정도 들어가며, 40:20:40으로 뒷좌석을 접으면 적재용량이 늘어나 스노보드나 스키 등 레포츠용품들을 넣을 수 있다.
428i M 스포츠 패키지는 새로운 iDrive 터치 컨트롤러 뿐만 아니라 넓은 범위의 기능성과 고해상도 모니터, 열선이 포함된 다기능 가죽 스티어링 휠 등이 탑재됐다. 특히 올해 6월부터는 BMW 커넥티드 드라이브가 모든 모델에 적용돼 24시간 콜센터 서비스와 다양한 BMW 온라인 서비스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또한, CD/DVD 플레이와 USB, i-Pod, 보조(AUX) 단자 등이 있어 외부 저장매체와도 연동할 수 있다.
서울 잠실에서 용인서울고속도로를 타고 용인 수지를 돌아오는 코스로 428i M 스포츠 패키지를 시승했다. 운전을 위해 탑승을 했더니 시트 포지션이 2인승 로드스터인 Z4와 130mm로 동일하며 현재 BMW 라인업 중 무게 중심이 가장 낮아 안정적이고 편안하다. 이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가솔린이라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음이 거의 없다. 일반도로에서 용인서울고속도로 진입할 때까지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컨트롤을 컴포트로 놓고 시속 60~80km로 주행했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컨트롤은 에코프로,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의 4가지 운전 모드에 따라 엔진, 자동 변속기, 스티어링 휠, 댐핑컨트롤 등의 반응 특성을 각 모드에 맞게 조정해 주는 시스템이다. 선택 버튼은 변속기 왼쪽에 위치해 있다. 주행해보니 시속 80km 정도의 속도에서 진동과 소음은 적고 승차감도 안정적이다. 곡선 주로에서도 마찬가지로 시속 80km 정도의 속도로 주행하면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 없이 잘 잡아주어 안정적이다. 이후 오르막길에서는 힘 있게 올라가며 과속 방지턱은 낮은 차고 때문에 그런지 넘어갈 때 흔들림이 있고 부드럽진 않다. 또한, 오르막길에서 신호등에 걸려 브레이크를 밟았더니 엔진이 알아서 꺼진다. 이는 오토 스타트/스톱 시스템이 장착돼 차량이 정차하면 시동이 자동으로 꺼지고 다시 움직이면 주행을 시작해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연료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전 중 불편하다면 엔진 스타트 버튼 바로 위쪽에 있는 A OFF 버튼을 눌러 끄면 된다.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시속 80~100km까지는 서서히 가속 페달을 밟으면 힘 있게 치고 나간다. 시속 100km에서 탄력 주행을 할 경우 1600~1700RPM에서 편안한 주행도 가능하다. 진동과 소음은 적당히 들어오고 스티어링 휠은 묵직해 안정적이다. 이후 가속페달을 빠르고 깊게 밟았더니 RPM은 6800 이상까지 빠르게 올라가고 시프트 다운된다. 특히 드라이빙 모드 셀렉트를 스포츠 모드로 선택하고 시속 100km 이상으로 주행해보니 엔진음은 날카로워지고, 속도는 주춤거림이 없이 올라간다. 또한, 서스펜션은 더 단단해지고 브레이크도 더 민첩하게 반응해 고속에서도 안정적이다. 고속에서 스티어링 휠의 조향감도 만족스럽다. 시속 100km에서 탄력 주행을 할 경우 2000~2100RPM에서 편안한 주행도 가능하다. 가속페달을 빠르고 깊게 밟으면 RPM이 7000 이상으로 올라간다. 시속 100km 이상 고속에서는 스티어링 휠에 있는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서 수동 변속으로 주행하면 시프트 업과 다운이 확실해 더 빠른 변속을 할 수 있어 역동적이다. 하지만 엔진음과 풍절음(차와 바람이 부딪쳐 나는 소리)이 들어온다.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이후 용인서울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일반도로 코너를 시속 40~60km로 주행해보니 서스펜션이 안정적으로 잡아줘 밀리는 현상은 거의 없었다.
428i M 스포츠 패키지의 부가세 포함한 판매가격은 642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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