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이런 곳에 쓰는건 처음인데 좀 무섭다. 동성주의 봤으면 알겠지만 게이 이야기니까 싫으면 읽지마. 여동생 소개로 인스티즈 가입해서 쓰는건데, 여자들이 인스티즈,인스티즈 하던게 이거였구나 싶다. 본론은 내가 곧 군대를 가. 편지는 내가 못 쓸 것 같고 형도 안읽을 것 같아서 동생한테 도움을 받았어. 네이트판은 욕먹고 블로그는 신상이 털리고 그렇대서 여기다가 쓴다. 그럼 써볼게. 내가 형을 처음 만났던 날. 형은 날 기억 못할지도 모르겠는데 나는 기억해. 형이 내 고등학교 선배라고 민찬 형한테 소개 받았던 날. 나는 형이 나랑 같은 학교를 다녔는지도 몰랐었어. 같은 부라 민찬 형이랑 친했잖아. 내가. 그 형이랑은 졸업하고 나서도 친했는데 자주 만났었어. 그리고 그날 민찬형이 형을 데려왔어. 내가 술 마시는데 모르는 사람이랑은 잘 안마시잖아. 근데 왠지 그날은 괜찮더라고. 민찬형이 미안해하면서도 형을 데려왔었는데 처음 보는 사이인데도 친근하게 굴어서 안 어색했어. 나는 그날 형이 뭐 입었는지도 기억해. 청바지에 코트. 티는 기억이 안난다. 그게 잘 어울리더라고. 머리도 차분한게 게이 같은거야. 나도 게이라 그런가 게이같이 느껴져서 정감이 좀 가더라. 술 마시고 분위기가 뜰때 쯤에 민찬형이 여자 얘기 하는데 형은 입 다물고 있더라? 그때부터 좀 이상하기는 했었어. 나는 어색하게 민찬형 말에 맞장구를 쳐줬고. 민찬형 잘 취하는거 알지? 술은 존나 약하면서 좋아하기는 엄청 좋아하잖아. 형이 제일 먼저 취해서는 헛소리를 했었어. 그 형 취하면 말이 많잖아. 그때 형이 웃으면서 둘이 잘 어울린다고 했었지. 나 사실 그때 기분 좋았었어. 아닌척 했지만. 형은 정말 싫어하더라. 상처 좀 받았는데 나는 그때 형이 이성애잔 줄 알았어. 형이 게이같다고 느꼈었는데 아닌가보다 했지. 그런데 민찬형이 말실수 했잖아. 나 가리키면서 이새끼 게이라고. 그랬잖아. 그리고 형도 가리키면서 이 새끼도 게이라고 하고. 나 그때 많이 놀랐었어. 형은 그 작은 눈 크게 뜨고 나 쳐다보고. 나도 형 쳐다보고. 민찬형은 시끄럽게 웃기만 하고. 순식간에 아웃팅 된거 존나 좆같았는데. 민찬형 그자리에서 죽여버리고 싶었어. 형이 나보고 게이냐고 물었을때, 아니라고 한거 후회했어. 난 아웃팅 당하는거 무서웠거든. 커밍아웃도 그렇고. 형은 자기 게이 맞다고 하고. 내가 그때 게이 맞다고 했으면 고생 안하고 사귀었을까? 형이 나보고 비밀로 해달라고 했을때 내가 뭐라고 대답했더라. 고작 1년도 안됐는데 기억이 잘 안나. 그리고 형이랑 나랑 친해져서 번호 교환하고 2차도 가고. 민찬형은 2차 초반부터 쓰러져서 버렸잖아. 다 마시고 길거리에서 뒹구는 그형 한심하게 보면서 이 입싼새끼 버리고 가자고 했던거. 그때 뭐가 그렇게 웃겼는지 형이 했던 말마다 박장대소를 했었지. 근데 민찬형 버리고 갔는데도 집에 잘 들어갔더라. 형은 택시타고 가고 나는 집 근처라 걸어가고. 가는 길에 형 생각이 나서 기분이 이상했어. 후회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형이 자기 얘기할때 그렇게 멋져보였어. 웃는 얼굴에 설렜고. 이상하더라. 내가 첫눈에 반하는 사람이 아닌데. 호감이려니 했었어. 그냥 연애를 못해서 별거에 다 설레는구나 했지. 다음날 형 카톡 받고 더 그렇게 생각했던것 같아. 다음에 만나기 전까지 그냥 호감인 줄 알았지. 형 이거 읽고 있을 즘에는 나는 입소했겠네. 벌써 보고싶다. 전화 자주 해줘. 보고싶을거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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