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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 몬스타엑스 이준혁 강동원 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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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쿠야 X 장위안

Man In Black

 

 

'아저씨도 아파보여요.'


그 한마디에 나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정확히는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멍청하게 굳어있다가 아이의 등을 잠시 도닥여주었다. 되도록이면 날이 밝을 때까지는 아이의 옆을 지켜주고 싶었으나 귓가에서 아파보인다던 말이 맴돌아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이가 깨지않도록 조심해서 자리를 비켜나와 조그만 별이 잔잔히 박힌 새카만 하늘을 한참 바라보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가던 길을 걸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그 아이를 위로해준게 아니라 그 아이가 나를 위로 한 것이었지만 그토록 순수하고 악의없이 진심으로 건넨 그 위로에도 나는 나를 용서할 수 없었다.

 


"...달이 참 밝다."

 


생존, 아니 탄생조차 잘못된 사람. 그게 나였다.
해가 지면 달이 떠오르 듯, 가을이 가면 겨울이 찾아오듯 아주 당연한 사실처럼
아무리 많은 세월이 지난다 한들 그것은 변함이 없을 것이고 또한 절대 변해서는 안됬다.
나는 살아가는 것이 부끄러운 존재였다.

 

 

-

 

 


오늘도 어김없이 날이 밝았다. 저 멀리서 솟아 오르는 해는 더 말할 것도 없이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지만 나에게는 오늘도 죽지않았음을 느끼게 해주는, 이세상 어떤 무엇보다도 잔인한 고문도구일 뿐이다. 여하튼, 슬슬 살아남은 사람들이 새로운 하루를 연명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기 시작하는 이 시간 부터는 난 주로 구석진 곳이나 어둑어둑한 곳에서 숨어 잠을 청하고는 했는데 남들이라면 정말 불편했을 낮과 밤이 바뀐 생활, 이런 생활이 오히려 익숙한 나는 간혹 컨디션이 좋으면 낮에도 걷기는 했으나 왜인지 오늘은 유난히 피곤해 빨리 푹 자고 싶었다. 내 몸이 지친건지 정신이 지친건지, 지난 밤에 분명 별 일이 없었는데도 피곤한 밤으로 보낸 것 같았다. 게다가 낯선 이방인인 나에게 하나 둘 경계의 시선들이 몰리자 다소 부담스러워 빨리 눈에 띄는 아무 골목길로 발을 돌렸다.

 


"뭐야..."

 


분명 골목길로 빠지면 어둑한 곳이 나오리라 생각했던 내 생각이 빗나갔다. 해가 뜨고 있다지만 아직은 옅은 어둠이 서려있는 골목길의 끝에는 마트가 있었다. 그러고보니 연구소가 있는 마을에는 정부가 운영하는 마트가 몇 개 있다고 어렴풋이 센터에서 들은 것 같기도 했는데. 어쩐지, 이제서야 다른 곳에 비해선 그나마 사람사는 곳 같은 이 마을의 모습이 이해가 갔다. 이 판국에도 정부가 관리하는, 환한 불빛을 내보이는 생전 처음보는 마트란 곳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하는 호기심은 들었지만 지금의 내 컨디션은 금방이라도 어딘가에 쓰러지기 일보 직전인데다 당장은 내가 수행해야 할 그 어느 일보다 숙면이 우선이었다. 이를 악물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풀리는 다리에 힘을 주고 조용히눈을 붙이기적당한 곳으로 발을 옮겼다.

 


"...젠장."

 


분명 오늘은 마가 끼인 날일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늘 운이 없는데 오늘은 더 특별하게 운이 없다던지. 겨우 발을 떼고 들어간 골목길에는 딱봐도 주먹만 쓰고 사는 깍두기들이 눈에 들어왔다. 하필이면 이 순간에 저런 이들과 맞닥뜨리게 되다니. 역시 신은 내 편이 아닌게 분명했다. 아 물론 신이 있다고 믿지도 않지만.

 

 

"여어- 저기 저거.. 거기 서있는 아가는 누구냐?"

"...."

"어쭈 너 시방 지금 개기냐? 야 동철아 저 새끼 끌고와봐라."

"예, 형님!"

 

 

조용히 뒤로 도려는 나를 무엇으로 깎았는지 정말 깔끔하게 깎인 민머리의 험악한 문어같은 남자가 불러세웠다. 뽄새를 보아하니 저 깍두기들의 두목정도로 보였는데 내가 대답을 하지 않은 것에 기분이 상한건지 족제비를 닮은 옆의 남자에게 끌고오라며 지시했다. 아니 사실 기분이 상하지 않았어도 시비를 걸었을 족속이긴 하지만 나를 쳐다보는 그 눈빛이 마치 장난감을 발견한 어린 아이처럼 반짝이는 것으로 보아하니 이제는 이 마을 사람들을 다 한두번씩 건드려보아서 더 괴롭힐 사람이 없던차에 내가 내 발로 그의 놀잇감이 되어준 꼴이 된 듯 싶었다. 꽤나 일이 꼬였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머리가 더 세게 지끈거렸다.

 


"으윽!! 씨이발..."

"킥킥 이 새끼 지금 뭐라냐? 야 씨발?"

"주제파악 못하네, 당장 눈 안까냐?"

 

 

후들거리는 다리에 몸을 지탱하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거칠게 머리채를 잡고 끌고 가다시피 하는 무식하기 짝이 없는 짓에 욕지기가 치밀어 올랐다. 나름 작게하다고 작게 한 말이었는데 쫄따구 새끼들, 쓸데없이 귀가 좋은건지 귀신같이 알아들어서 무차별적인 보복, 아니 폭력이 이어졌다. 내 머리채를 쥐고 있던 놈이 내 배를 세게 걷어 찬 것을 시작으로 주변의 놈들이 한무더기로 몰려와 사정없이 밟고 걷어찼다. 가뜩이나 좋지못한 컨디션이 오늘로 바닥까지 찍겠구나 싶어 헛웃음이 나왔고 처맞는 와중에도 웃음이 나오냐고 그쳐가던 발길질이 다시 거세졌다. 그래도 나름 맷집이 나쁜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그렇게 헉소리 날만큼 아파서 숨쉬기 힘든 곳만 쏙쏙 골라 걷어차는지 제대로 정신을 붙들고 있기도 힘들었다.

 

 

"아그들아 됬다, 그만하고 데려와봐."

"예, 알겠습니다 형님!"

 

 

깍두기 아니랄까봐 말끝마다 형님형님. 때리다가도 그 한마딩 금새 저만치 떨어져 자신들의 두목 앞으로 나를 대령하는 꼴들이 아니꼬와 고통에 일그러져 안올라가는 입꼬리를 억지로 비틀어올려 조소를 지었다. 때릴꺼면 적당히 좀 때리지 누구 때리고 싶어서 한이 맺혀 뒤지기라도 했나 여럿이서 우루루 마구잡이로 때려 얼핏 봐도 이리저리 까지고 긁히고 온몸이 욱신욱신, 정말 말이 아니었다. 털래털래 특유의 건달걸음으로 다가온 두목놈은 앞으로 다가와 강제로 무릎을 꿇은 자세로 앉아있는 나를 매우 거만하고 기분 나쁜 표정으로 내려다보더니 내 머리를 휘어잡고 내 고개를 위로 끌어올렸다. 윽, 우악스럽게 잡힌 두피와 온 몸의 상처들에서 올라오는 아픔에 작게 고통섞인 신음이 흘러나왔다.

 

 


"이야, 이제야 한결 보기 편하네. 그쟈?"

"...."

"그러게 왜 형님이 말하는데 째깍째깍 답을 안허냐고-"

"...."

"근디 넌 못보던 얼굴인디... 자세히 보니까 말여."

 

 

 

여엉 못 쓸 얼굴은 아닌거 같다 아가? 내 밑에서 울면서 귀엽게 매달리면 꽤 예뻐보일거 같은데... 조롱섞인 말로 귓가에 저급한 말을 속삭이는 두목놈때문에 미간에 주름이 절로 잡혔다. 치욕스럽다, 이런 식의 치욕을 당할 바에야 죽기 직전까지 간다하더라도 그냥 맞는게 더 낫다는 생각이 지나갔고 그와 동시에 빡빡 예쁘게 밀린 이마를 이악물고 마지막 남은 힘을 짜내어 세게 들이받았다.

 

 

"악!!! 이.. 이 씨발년이..."
"으윽.. 차..라리 더 밟고 끝내."

 

 

 

내가 두목의 머리를 들이받자 같이 낄낄대던 쫄따구들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가 이내 당장이라도 나를 갈갈이 찢어 죽여놓을 듯이 분노해 붉으락 푸르락하게 변했다. 여기저기서 욕지기가 튀어나오고 더 밟고 끝내란 내 말에 내가 그러지 않아도 그럴거란 듯이 방금과는 비교도 되지 않은 세기로 발길질을 시작했다. 진짜 이대로 죽는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온 몸의 뼈를 부수는 듯한 고통에 이성의 끈을 놓기 직전일 때 두목이 충격에서 벗어났는지 약간 붉어진 이마를 문지르다 전부 그만 두라며 큰소리를 냈다. 그 역정에 쫄따구들은 분이 덜 풀렸는지 씩씩댔지만 마지못해 서로 눈치를 보며 뒤로 한발짝씩 물러섰다. 쫄따구들이 모두 뒤로 물러서자 두목은 조금 더 빨라진 걸음걸이로 내 앞에 다가와 내 얼굴을 세게 걷어찼다.

 

 

"크헉- 으으윽.."

"아그야 너 지금 시방 튕긴거냐? 응?"

"비..켜, 후으.. 좆같은 문어대가리야."

"뭐? 푸하하하하!!"

"...."

"씨발, 귀엽게 생겨서 봐주니까 주댕이를 아주 나불나불 잘도 씨부리는데-"

"윽!!!"

"내가 니 년 하나 못따먹을거 같아?"

 

 


문어에게 또 한번 배를 걷어차이자 내 머릿속엔 하얗게 분칠이라도 한듯 정말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몇분같은 몇초가 지나고 배와 얼굴에 통증이 밀려오기 시작하자 끝끝내 정신이 아득해져갔다. 그리고 귓가에서 웅웅대는 문어의 비릿한 한마디에도 아무런 반응을 할 수가 없을 지경에 이르자 머릿속에선 딱 하나의 문장만이 맴돌았다. 오늘은 분명, 정말로 마가 낀 날임이 틀림없다고.

 


 

===

 

이번 화 요약 = 끊임없는 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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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글잡왔구나아~~~~~
9년 전
독자2
지금 맞는게 누군지는 모르겟지만 괜히 불쌍해지네여ㅣㅛㅠㅠㅠㅠ제가 다아프무ㅜㅜㅠㅠㅠㅠ다음편도 기대하며 신알신하고가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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