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의 13번째 ‘시선 시리즈’
<시선 사이 (If You Were Me)>
최익환, 신연식, 이광국 감독의 단편 세 편을 묶은 옴니버스 영화
떡볶이를 먹고 싶어 하다 벌을 받는 학생, 과대망상에 빠진 남자, 이상한 하루를 보내는 보험판매원 등을 통해 이 시대 인간의 권리를 경쾌하게 해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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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라는 보편적 권리와 청소년 인권을 다룬 <우리에겐 떡볶이를 먹을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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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와 개인을 흔드는 의심과 불통을 다룬 <과대망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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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단절의 사회상과 쓸쓸한 고독사를 다룬 <소주와 아이스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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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향상을 위한 학교의 조치로 교문 출입이 제한되자 지수(박지수)는 선생님을 향해 "우리를 위한겁니까? 학교를 위한겁니까?"라는 불편한 질문을 하기에 이른다.
영화 속 지수는 관객들을 향해 말한다. 당신이 원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질문할 수 있냐고. 그리고 그 권리가 있음을 알고 있냐고. 오래 전부터 인권은 "왜?"라는 질문을 통해 얻어져 온 것들이라고 말이다.
그는 안전과 생존에 대한 두려움으로 사회의 기본 가치인 소통과 공존을 거부한 채 살아간다.
감정, 욕망을 억누르며 '젖은 낙엽'의 삶을 택한 우민(김동완) 앞에 나타난 과대망상자 집단과 김박사(오광록)는 그의 생각에 동조하며 현재의 사회를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아는 것조차 어려운 세상"이라고 비판한다.
신연식 감독은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이 어떤 곳이고,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정확히 목소리를 내길 바란다"고 말하며 개인의 작은 감정들, 기본적으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욕망들에 주목한다. 수동적인 태도로 살아오던 관객들의 마음에 경각심을 일깨운다.
여자는 세아에게 자신이 모아온 빈 소주병을 팔아 아이스크림을 사다 달라고 부탁한다. 술을 사러가던 세아는 빈 병에서 누군가의 깊은 숨소리를 듣게 된다.
달콤 씁쓸한 인생의 언덕을 그려낸 <소주와 아이스크림>은 파편화된 관계 속에서 고립된 현대인의 '외로움'을 이야기 한다.
"자기 옆의 사람들에게 한 번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감독의 바람은 그 이상의 깊은 울림으로 전달된다.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어 화제작으로 떠오른 ‘시선 사이’는 개봉 전, 6월 2일 개막하는 ‘4회 무주산골영화제’에도 초청되었으며, 6월 9일 극장에서 정식 개봉해 관객들을 만난다.
참고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46531
http://magazine2.movie.daum.net/movie/37603
http://star.mt.co.kr/view/stview.php?no=2016053016265040844&type=1&outlink=1
상영관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어떻게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을 제어하고 있나’
우리는 욕망을 찾는 데 무기력하다. 우리나라가 정책적으로 거대 권력에 의해 욕망을 적당히 누르는 시스템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커피를 마시면 찍어주는 도장을 모아서 서비스를 더 받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는 시스템 같은 것 말이다.
내가 뭘 바라고 있는지, 삶의 방식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사유하지 않는다. 사회를 움직이는 근본적인 패러다임에는 의문을 던지지 않는 거다.
우리 사회는 길을 정하라는 둥 꿈을 찾으라는 둥 강요만 하면서 사람들을 바보로 만든다. 영화에 오광록 선배가 분노를 하면서도 정작 스스로 “왜 분노하는지 모른다”고 얘기하는 장면이 있는데, 지금 우리 사회도 똑같다.
세상을 의심해보는 사람들이 되레 과대망상자 취급을 당하는 걸 비튼 게 <과대망상자(들)>이다. 저항보다는 순응하며 산다는 걸 블랙코미디로 보여줬다. 사실 굉장히 쓸쓸한 이야기다.
(맥스무비, 씨네21 인터뷰 중 신연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