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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 보이즈ll조회 286l 1

사실 매일 너를 생각하는 내 감정들이 달라져.

어느 날은 그냥 너무 보고싶다가, 어느 날은 그래도 조금 괜찮았다가. 어느 날은 네 어깨에 지워져 있던 짐들을 생각하다가. 또 어떤 날은 내 응원이 네게는 어쩌면 짐이 아니었을지, 자책하기도 해.

오늘은 내가 스스로를 자책했던 날이야.

많이 힘들었다고 했잖아,

그래서 내가 너를 힘들게 한 건 아닐까. 너를 몰아붙인 건 아닐까. 쉼표를 찍고 싶었던 너에게 마침표를 찍으라고 강요한 건 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

조금 더 보고싶고, 조금 더..그냥 예쁘게 멋있게 활동하는 모습을 조금만 더 지켜보고 싶었어.

그게 어쩌면 너에게는 짐이 되었을까.


왜 몰라줬을까. 그냥 너, 그리고 너희는 항상 그 자리에 있어줄 거라고만 생각했나봐.

내가 힘들면 잠시 찾아가서 기대도 되겠지, 조금 마음의 여유가, 금전적인 여유가 생기면 한번 보러가야지. 하고 미뤘던 순간들이,

다시는 오지 못할 순간들을 미련하게 흘려보낸거 같아서. 내 자신이 비참해지더라.

특히 너의 마지막...마지막이라는 말이 너무 사무치지만, 너의 마지막 공연을 일이 바빠 다음에, 다음에는 꼭 가야지. 하고 미뤘던 게, 가장 후회돼. 왜 그렇게 모든 것들을 안일하게 생각했을까. 왜 모든 것들이 제 자리를 지키고, 모든 것들이 그 자리에서 물 흐르듯 돌아갈 거라고 생각했을까. 그때의 나는 왜 이렇게 어리석었을까.

나는 내가 완전히 괜찮아지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너는 내게...단순히 가수라기 보다는, 그 이상의 어떤, 지금의 내가 휘청일 때 나를 붙들어주는 한 그루의 버팀목이었으니까. 가까운 사람들한테 이야기하지 못하고 내 속에서 곪아간 아픔을 혼자서 끌어안고 있을 때, 멀리서 네가 내뱉은 말들이 솜털처럼 다가와 위로가 되어주고, 내 삶을 조금 더 포근하게 해주었으니까. 너희를 본다는 사실 만으로도 웃을 수 있게 해줬으니까.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내 삶의 일부였던 네가 갑자기 사라져버린 이 시간들이 나는 너무 힘들어. 끊임없는 후회와 자책들이 나를 괴롭히더라.

많이 보고싶다. 보고싶다는 말도, 혹시 너에게 짐이 되지 않을까.

그냥 네가 그곳에서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루길 바라. 행복하고 싶다면 행복하고, 네가 그랬던 것처럼 건강한 우울에 잠겨있고 싶다면 우울감도 느끼고. 그냥 마음껏. 하고싶은 것들을 모두 다 누리고 있었으면 해. 그리고 만약 다음 생이라는게 있다면, 네가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냥..그냥 네가 원하는대로 모든 것들이 맞아 떨어지는 세상 속에서, 아프지 말고 살아갔으면 좋겠어. 나는 네가 준 위로와 행복했던 순간들을 꼭꼭 눌러담으면서, 기억하고, 버텨볼게.

너에게 조금이라도 부담이 되었다면 너무 미안해. 잘 못해줘서 미안해. 나만 너에게 위로받아서 미안해. 너에게 힘이 되어주지 못하는 사람이었어서 미안해 종현아. 부디 아프지 말고, 잘 지내. 



 
히스토리 보이즈  글쓴이
지금 비 온다,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귀 기울여 듣게 된것도 네 덕분이었는데. 고마워 다시금.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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