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콘서트에서曰
"저희 어머니께서 얼마전에 라식 수술을 하셨어요.
수술을 하고 나서 '잘 보이니까 좋아?'라고 물었는데
'아니, 안 좋아'라고 하셨어요.
'왜? 왜 안 좋아?'라고 물었는데
수술을 하기 전에는 세상이 살짝 뿌옇게 보였었대요
약간 뿌옇게 보였지만, 수술을 하고 나서 모든게 선명하게 들어오고 나니
세상이 생각했던것 기대했던것 만큼 예쁘지가 않다고 하셨어요.
그 말을 듣고 저는 깜짝 놀랐어요.
아.. 그럴 수 있겠구나.
무조건 자세히 보고, 제대로 보고, 더 더 많이 보려고 하는 것 보다
불편하더라도 좀 멀리 떼어놓고, 더 보려고 안달하지 않고.
그런 시야가 훨씬 아름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태어난 곡이 '안경'입니다."
아이유 - 안경
작사-아이유, 작곡-아이유
웃고 있는 그 표정 너머에
진심까지 꿰뚫어 볼 순 없어요
그저 따라서 웃으면 그만
누군가 힌트를 적어 놨어도
너무 작아서 읽을 수가 없어요
차근차근히 푸는 수밖에
그렇다 해도 안경을 쓰지는 않으려고요
하루 온종일 눈을 뜨면 당장 보이는 것만
보고 살기도 바쁜데
나는 지금도 충분히 피곤해
까만 속마음까지 보고 싶지 않아
나는 안 그래도 충분히 피곤해
더 작은 글씨까지 읽고 싶지 않아
공들여 감춰놓은 약점을
짓궂게 찾아내고 싶진 않아요
그저 적당히 속으면 그만
무지개 뒤편엔 뭐가 있는지
너무 멀어서 보이지가 않아요
대단한 걸 상상할 수밖에
그렇다 해도 안경을 쓰지는 않으려고요
속고 속이고 그러다 또 믿고
상상을 하고 실망하기도 바쁜데
나는 지금도 충분히 피곤해
누구의 흠까지 궁금하지 않아
나는 지금도 충분히 피곤해
좀 더 멀리까지 보고 싶지 않아
나는 지금도 충분히 피곤해
무거운 안경까지 쓰지 않을 거야
나는 안 그래도 충분히 피곤해
더 각진 안경까지 쓰지 않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