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땅을 밟고, 이 곳에서 얼마인지 모를 영원을 살아왔어. 어떻게 시작된건진 나도 몰라. 그냥 어느 순간부터 나는 여기 존재해 왔고, 숨을 쉬면서 내 앞에 있는 풍경들을 바라보기 시작했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셀 수 없는 상황들을 맞이 했었어. 그 긴 시간 동안엔 슬픔도 있었고, 사랑도 있곤했지. 솔직하게 말해둘게. 니가 처음은 아냐. 정말 마음바쳐 사랑한 사람도 있었어.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겠지. 중요한건 지금 이 순간, 내가 살아가는 시간 속에서 내 옆에 니가 있다는 거야. 내 이야기의 핵심은 바로 그거지. 기억이 존재했을 때부터, 늘상 사람들이 영원에 대한 소설 속에서 떠들듯 나도 공허함과 싸워왔어.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건 절대 사라지지 않을거야. 너로써 내가 풍족하게 채워져도, 미련한듯 그렇게 남아있겠지. 내가 하려는 말은 다른 게 아니야. 내가 이 깊은 곳으로 숨어 들어왔을 때부터, 어쩌면 나는 누군가를 찾으려 했는지도 몰라. 아니, 누군가를 찾는다기 보다는 뭔가를 찾는게 맞겠지. 그게 뭔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느껴보지 못한 감정일수도 있고,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일일수도 있었겠지. 얼마인지 모르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나는 그 답을 찾아 헤맸어. 웃기지? 더 웃긴게 뭔지 알아? 내가 찾게 된 게 너라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