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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1589l
이 글은 9년 전 (2015/2/24) 게시물이에요
연분홍빛 춤출무렵 듣고 문득 생각나서ㅋㅋㅋ 

나도 생각나면 써봐야지ㅠㅠㅠ
추천


 
   
낭자1
버스는 떠났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2
너와의 마지막 순간,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3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내 똥가루도 날렸다.
9년 전
낭자60
나...낭자.
9년 전
낭자78
아니 이낭자..
9년 전
낭자94
낭자...
9년 전
낭자9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년 전
낭자12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년 전
낭자15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년 전
 
낭자4
내마음은 한없이 시리고 너와 나사이에는 냉기만 흘렀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5
그들을 떠나보내고 난 후 너무나도 슬퍼서 길거리를 걸으며 울고 있었을 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6
너는 날아갔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7
하루는 네가 말했었지 저 흩날리는 벚꽃을 보면 꼭 나 같다고 오글거린다며 하지 말라고 했었지만 기분은 참 좋았었다. 그래서 매년 손 꼭 잡고 보러 오자고 얘기했었는데 올해는 나 혼자 이 길 위에 서있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곧 나도 갈게 조금만 기다려.
9년 전
낭자8
잡고있던 손 끝내 놓쳐 님은 떠났지만, 찬란한 봄 그래도 벚꽃은 날렸습니다.
9년 전
낭자9
너와 함께 걷기로 했던 그 길을 이제는 나 혼자 걷게 되었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0
그래도 벚꽃은 날렸습니다 내년에도 미래에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9년 전
낭자11
4월, 아직 내 마음은 겨울인데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2
벚꽃이 만개한 길을 걸었다. 서로 수줍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마냥 걷기만 했는데 네가 나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때 그곳엔 바람이 불지 않았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3
흐드러져 피었다가
흐트러져 지어갈 때
바람의 작은 춤사위에도
나는 봄이 질까 두려웠지마는

질 때가 더 아름다운 것이라고
그래도 벚꽃은 날렸습니다

9년 전
낭자14
멍하니 창가에 기대어 사르르 내리는 햇빛을 받아보았다. 꽃들은 항상 이런 산뜻한 기분일까, 하는 우스운 상상을 하다 문득 운동장을 둘러싼 나무들을 흘깃 보았다. 아쉽게도 꽃이 피는 종이 아닌 고동빛 나무들은 잔가지를 바람에 살랑이며 흔들어 보였다. 손을 흔들어 인사를 전하듯 바스락거리는 나무의 인삿말에 분홍빛 꽃잎이 내려와 나무 언저리에 내려앉았다. 아직 겨울을 채 벗어내지 못해 삭막한 운동장에 봄의 정성스런 답장이 전해져왔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5
너는 내 옆에 없고 나역시 너옆에 없다
우리는 서로에게 너무나도 소중했지만
이제 보내주는 것이 맞겠지
우리의 인연은 너무 짧았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6
너와 나는 헤어졌다.하지만 역시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7
다시는 봄을 마주하고 싶지않았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너는 오지않았지만 봄이
왔다.

9년 전
낭자18
봄이 온 것 마냥 꽃이 필 무렵에
손을 맞잡아 두 세 걸음 걷고 났을때에도,
이토록 세상이 눈부신가 싶었지만
언젠가 헤어짐을 기약하는 날이 오겠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9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봄이 오지 말라고 그렇게도 빌었건만,
9년 전
낭자21
헐.... 취향저격
9년 전
낭자88
취저ㅠㅠㅠㅠㅠㅠㅠㅠ소름돋았어
9년 전
낭자135
와 대박..
9년 전
낭자142
헐....
9년 전
낭자149
헐ㄹ.....
9년 전
 
낭자20
칙칙한 도심 속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 높이 솟아있는 빌딩들 사이로 바쁜 걸음을 옮겼다. 모두들 초조한 표정으로 시계를 바라보지만 아무도 그들을 신경쓰지 않았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22
오오 이거 좋다...
9년 전
낭자23
이자리에 너는 없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너가 있을때와 마찬가지로.
9년 전
낭자24
무심히 흐르는 시간 속에서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25
네가 떠나고 다신 봄이 오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26
신에게 비는 너의 간절한 부탁을 들어버렸다. 우리 처음만난 장소처럼 벚꽃이 날리는 길을 단둘이 걸은 뒤 아득한 키스를하고 데려가달라고. 그 전까지 아직 나를 데려가지 말라고. 원래 신을 믿지 않았고, 역시나 무심하게도 벚꽃이날리기 한달 전, 신은 나에게서 내 사랑을 데려가버렸다. 네가 내곁에 없기에 벚꽃이 피지 않을 것 같았던 올해봄.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27
봄같은 너는 없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28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시간의 쳇바퀴 위.
봄이 오고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고 사계절이 몇번이고 지나도,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길거리 위엔 적막함만 쌓여갔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29
연인과 싸웠다.먹구름이 끼어있고 빗방울이 떨어졌고 천둥과 번개가 연달아 내려왔다.그 틈 사이에서,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
.
연인과 화해했다.하늘은 환했고 은은한 산들바람이 불었다 새들이 노래를 했고 우리둘사이에는 공기 조차도 없었다.그리고 벚꽃이 우리를 찾아왔다

9년 전
낭자30
찬란하던 봄이 저물어 갈 무렵의 어느 날이었다. 하루종일 우중충하던 하늘이 여름을 알리는 신호탄을 쏜 것일까. 어느새 우두둑 우두둑, 빗소리는 거세지기 시작했다. 바람도 불기 시작해서 잔뜩 요란해진 분위기.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그리고 빗물을 한껏 머금은 분홍의 잎들은 내 눈 앞에서 멀어져가고 있었다.
9년 전
낭자31
너와 함께 걷던 길이 나 혼자 걷는 길이 된 지도 벌써 1년, 봄에서 다시 봄이 되었다. 거리에는 연인들이 다정하게 걸어가고 있고, 노점상이 늘어서 음식이며 물건들을 팔고 있었다. 나는 한참을 길 한가운데 서 있다 한 커플의 어깨에 치이고 나서야 걷기 시작했다. 나는 사진사다. 풍경을 찍는 것을 좋아했던 내가 제일 처음으로 찍은 사람은 바로 너였다. 벚꽃을 보며 환하게 웃는 너를 보는 순간, 나는 넋을 잃고 찍어댔다. 정말 찍어댔다는 표현이 적합한 것 같다. 미친듯이 셔터를 눌러댔으니. 너는 그런 나를 보며 당황하면서도 재밌다며 다시 한번 웃어보였다. 그 미소에 나는 더 이상 사진도 찍지 못한 채 너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 뒤로 너는 내 풍경이 되었다. 내가 찍은 사진 속에는 너가 항상 있었다. 너는 항상 웃고 있었고, 밝게 빛나고 있었다. 너는 내 풍경이면서 동시에 빛이었다. 그런 너가 나를 떠난 순간, 나는 더 이상 카메라를 들지 못했다. 사진을 찍지 못하는 사진사, 그게 나였다. 나는 한참을 걸었다.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내 주위에 사람도 몇 없었다. 나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려했다. 그리고 그 순간 울음을 터트릴 수 밖에 없었다. 어두운 밤 하늘 속 비처럼 떨어지는 벚꽃이 너무 아름다워 나는 울음을 터트렸다. 너가 생각난 것이 아니라고 나는 애써 부정한 채 계속 울었다. 나는 계속 울었지만, 그래도 벚꽃은 여전히 날리고 있었다.
9년 전
낭자32
후 드러 지게 설움이 봇물 터진 날
네가 훑고 간 발걸음 뒤로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33
파랗던 하늘이 거무죽죽하게 변하고 천둥이 쳤다.
거칠게 쏟아지던 비 사이로 혼자 말라 비틀어져갔던 꽃의 흔적뿐이 땅을 장식했다.
그 곳에서 너와 나는 지금까지 맞잡고 있던 손을 풀었지만,
그래도 휘몰아치는 그 시간을 감싸려 하듯,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34
너와 헤어진 이후로 내게는 봄이 오질 않았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차가운 봄이었다.

9년 전
낭자35
수능이 끝나고 눈물로 아무리 흘려보내도 그 무게감과 허탈감은 나를 떠나지 않고 괴롭혔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36
소리 없는 봄을 찾았다.
너 있는 곳이 어디 쯤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그냥 무작정 걸었다.
너와 함께 걷던 익숙한 거리가,
너무도 익숙한 간판들이 눈에 스며들어 왈칵 눈물로 쏟아졌다.

비가 참 많이 오는 날이였다.
수연의 손목에 걸린 쇼핑백을 조심스레 받아 들고 우산을 건넸다.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보던 수연이 넌지시 웃어 보인다.
웃는게 참 예뻐, 당신은.

수연을 뒤 따라 걸으며 나도 몰래 웃어버렸다.


"내일은 나랑 같이 쇼핑하자, 유리야."


내 이름이 유리임에 감사했다.
나를 낳고 그녀의 집 앞에 버리고 간 부모일지라도,
남겨져 있던 쪽지에 생년월일과 이름만 적혀있던 한낱 종이 쪼가리에 불과했을지라도.
그녀가 내 이름을 불러줄 때면 늘 그렇게 내 이름이 유리임에 감사하다.


"유리는 뭘 좋아해? 되게 궁금하다. 카톡으로 좀 알려줘."


20년을 넘게 같은 집안에서 큰 너와 나인데 우린 너무도 다르다.
나는 그저 주워 온 종이고, 그녀의 부모가 아니였음 이렇게 크지도 못 했을 뿐더러 그녀는 이 집의 가장 소중한 무남2녀 중 장녀니까.
넘 보면 안 될 사람, 그런 건 꿈도 못 꿀 사람 인 걸 아는데 하루에 수백번도 더 마음으로 되뇌이는데 그게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

겨울이 끝나면 새싹이 돋아나고 벚꽃이 피듯,
수연은 그렇게 내게 왔다. 햇살 가득한 어느날의 봄처럼.


수연이 내민 쇼핑백 안에는 까만 정장이 들어 있었다. 말을 못하는 나지만 그 순간 만큼은 입을 열어 내 목소리로 말하고 싶었다. 고마워, 수연아. 닿지도 못하겠지만 마음속으로나마 외쳐본다.

"유리 보면 되게 좋아. 너 웃는 것도 되게 예쁘고, 유리 참 예쁘게 생겼어. 유리는 말을 할 수 있다면 무슨 말을 가장 먼저 하고 싶어?


댁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수연이 재잘재잘 거린다. 머쓱하게 뒷머리를 긁적이며 웃어 보였더니 내 모습이 우스웠나 까르르 웃으며 박수를 치는 그녀가 보인다. 난 당신 참 예쁘다는 말을 가장 먼저 하고 싶어.


그런데 당신은 그렇게 갔구나.




"좋아한단 말도 고맙단 말도 당신 예쁘다는 말도 못했는데.."



수연이 잠든 납골당 앞에서 풀려버린 다리를 주체하지 못하고 주저 앉아버렸다.
나 이제 말할 수 있게 됐는데, 당신 이름도 부를 수 있고 당신 이야기에 대답도 할 수 있는데. 뿌옇게 흐려진 시야에 주먹으로 눈물을 훔쳤다.

그녀에게 닿길 간절히 바라며 입술을 열어 본다.



"수연아."


아무런 소리 없는 공간이 내 몸을 에워쌌다.


"당신 참 예쁘다."




소리 없는 봄처럼 다가온 수연이 떠난 오늘 날의 봄날. 이 자리에 없는 수연을 대신하듯,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14
헐이거제목뭔지아세여..? 아련ㄴ..
9년 전
낭자116
응..?? 내가 그냥 바로 쓴거야 ㅋㅋ 소녀시대 팬이여서 율싴으로 써 봤어
9년 전
낭자117
헐대박 금손...?!?!?! 여자는처음읽어보는데 대박이다 위화감하나도없고 와... 진짜금손ㅠㅠㅠㅠㅠㅠㅠ 쓴거있으면 텍파로가져다가쟁여놓고싶어 완전짱이야!
9년 전
낭자118
와 진짜? 고마워 고마워 복사해서 파일로 저장해도 돼! 솟픽도 재밌는 거 되게 많아서 난 금손 축에도 못 끼는데ㅠㅠ 고마워!
9년 전
낭자121
118에게
헐 (복붙복붙) 진짜금손이야!! 응응 고마워!!!!!

9년 전
낭자37
눈물나게 서러운 순간이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38
일본의 탄압이 시작되어도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39
지금 이 순간 시간이 멈춘거라고 믿고있었는데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40
사랑하는 사람이 떠났다.
봄과는 어울리지 않는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푸른 산을 오른다.사람들의 발걸음은 무겁고 그들의 눈에는 눈물이 흐른다.그래도 벚꽃은 날렸다.마치 그들의 슬픔은 아무 상관 없다는듯이,아름답게.

9년 전
낭자41
그대를 보내고 나에게 이곳은 겨울이 되었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42
옆집 ㄸ라이가 앞마당 벚꽃나무를 다 벌목했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43
미치광이 소녀가 벚꽃나무 가지를 꺾었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44
벚꽃나무를 베었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45
교장선생님은 바람에 펄럭이던 태극기를 조용히 내리셨다. 간간히 학생들의 눈물이 떨어졌고 나는 분노에 휩싸이며 울었다. 그때가 푸르른 봄.
우리의 국기는 조용히 떨어졌지만 그래도 벚꽃은 조용히 날렸다. 한 때 우리의 긍지와 자부심인 태극기가 휘날리던 그 바람을 타고.

9년 전
낭자52
지나가던낭자 감탄하고갑니다
9년 전
낭자53
우와....ㅠㅠㅠㅠㅠ
9년 전
낭자61
ㅓㄹ 소름.....
9년 전
낭자92
와진짜 잘쓴다....
9년 전
낭자102
대박.....
9년 전
낭자143
와.............
9년 전
낭자174
와...대박이다진짜ㅣ
9년 전
 
낭자47
우리들의 감정은 차디찬 땅속으로 묻혔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땅속에서 거름이 된 감정들이 아름다운 분홍빛으로 흩날렸다.

9년 전
낭자48
벚꽃 속에 숨어 당신을 눈으로 쫓길 벌써 일주일. 벚꽃이 날리지않길 빌고 또 빌었건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49
너가 사라진후에 내마음엔 파도만 쳤지만 시간이지날수록 누군가 나타나 파도만 치던 내마음에 그래도 벛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50
지금은 겨울이나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의사가 그러더라, 잊지 못해 나타나는 환각 증세라고. 나는 봄에 만난 너를 잊지 못해 아직도 벚꽃나무 아래에 서서 너를 기다린다.
9년 전
낭자51
네가 그렇게슬픈 눈을하고 내곁을떠날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54
세상 밖에 나온 순간부터 친구였던 우리였다.

아마 9살 쯔음이였나, 내가 만들어 놓은 모래성을 짓궂은 남자아이들이 무너뜨리고 도망갔던 날이 있었다. 2시간을 엉엉 울다가 내 옆에 드리우는 그림자에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네가 있었다.
너는 내가 저를 보고 우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내가 눈물을 쓱 닦고 일어서니 같이 일어나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내게 휴지를 건넸다.
네가 건네준 휴지를 보자마자 나는 수도꼭지마냥 다시 울음이 터졌다. 너는 또 가만히 지켜보더니 나를 토닥여주었다.

울지마, 네가 울면 나 우리 엄마한테 혼난다.
너 알지? 우리 엄마 화내는거 진짜 무섭잖아.

장난스럽게 건넨 네 말에 나는 울음이 그쳤고 헤헤, 웃었다.

그 날 우리 둘은 왜 이리 늦게 들어오나며, 흙투성이가 된 옷과 퉁퉁 부어버린 나의 눈을 보며 엄마에게 된통 혼났었다.

17살 무렵 우리는 늦게 사춘기를 맞이했고
친구도 연인도 아닌 애매한, 그런 사이가 되어버렸다.

너는 남자 아이들과 놀면서 나에게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나는 변한 너를 이해하지 못해 매번 너에게 화를 냈다.

나는 변한 너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너 역시 변한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나를 이해하지 못했겠지.

고등학교 3학년이 되고나서는 좋은 대학교에 가야 한다는 압박감과 과연 내가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이 나를 덮쳤고 주변에 편하게 속을 털어 놓을만한 친구는 내게 없었다.

네게 먼저 전화해볼까 고민했지만 자존심 때문에 나는
네게 전화를 걸지 않았다.

이를 악물고 버텨냈다. 힘겹지만 이겨내면 될거라고 생각하면서.
결국 내가 원하는 대학교에 나는 합격했다.
합격 통보를 받은 나는 허무함과 동시에 행복함을 느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처음으로 네가 옆에 없는 졸업식을 맞이했다. 부모님은 일이 바쁘시다며 오지 못하셨고, 옆에 계시던 선생님께서 나에게 꽃다발을 전해주셨다. 쓸쓸했다.

봄은 생각보다 빨리도 찾아왔다.
2월 중순인데도 밖은 따뜻하더라.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대학교 새내기가 되었다.
일정을 빡빡하게 채워두고 바쁘게 지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휘날리는 벚꽃을 보았다.
너는 벚꽃을 참 좋아했었는데.
아,
문득 떠오르는 네 생각에 나는 핸드폰을 꺼내
네 번호를 누르고 전화를 걸었다.

몇번 신호가 가더니 여보세요, 하는 네 목소리가 들렸다.
막 잠에서 깬듯한 목소리.

오랜만이야.
나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너는 그러게, 라고 대답하더니
혼잣말하듯 정말 오랜만이네. 라고 작게 덧붙였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너에게 말했다.
어, 너랑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 그래서 연락해봤어. 항상 놀던 놀이터에서 기다릴게.

혹시 네 대답이 부정적으로 나올까 걱정되어 바로 전화를 끊었다.
나는 집으로 가던 걸음을 꺾고 놀이터로 향했다.
놀이터에 도착해 그네에 앉아 애꿎은 모래들만 툭툭 차대며
너를 기다렸다.

-헐 너무 길어 10자남았다 어떡핮

9년 전
낭자55
가만히 앉아 있는 게 지루해질 무렵
비가 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소나기겠지,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 비는
어느새 힘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옷이 다 젖어 찝찝했다.
오지 않는 너를 잠시 원망했지만 더욱더 거세지는 비에 빨리 집에 들어가 씻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가방을 머리 위에 얹혀놓은 후 집으로 가려던 참이었다.

야, 기다려. 야. 야. 너 멈추라고.
안그래도 다 젖은 옷 때문에 찝찝해 기분이 좋지 않던 나는 누구길래 반말이야?하며 뒤돌아 내게 반말을 한 사람을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급하게 뛰어온듯 땀을 흘리며 네가 서있었다.
우산을 들고선.
나는 당황했고 너는 재빨리 내게 와 우산을 씌워줬다.

왜 안 가고 있었어. 너 비 맞으면 며칠을 앓잖아! 하며 화를 내던 너는 그때까지도 상황파악을 못한 나를 보더니 어깨를 감싸안고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너의 걸음이 빨라 걸음을 맞추느라 다리를 비틀거리며 괴상한 자세로 걷던 나는 앞에 있던 돌멩이에 걸려 넘어졌다.
악!
나의 큰 소리에 너는 깜짝 놀라 내게 달려왔다.
괜찮아?
무릎에서 흘러나오는 피에 왜인지 모를 슬픔이 느껴져 엉엉 울었다.
너는 울고 있는 나를 토닥여주더니 주머니를 뒤적여 휴지를 건네주었다. 그때처럼.

길바닥에 엎어진 상태로 엉엉 울다가 갑자기 찾아온 민망함에
일어서서 휴지로 눈물을 쓱 닦자 쪼그려 앉아있던 너는 일어섰고
가자, 하며 나를 이끌었다.
내 손목을 잡고 가던 너는 너무나 익숙한, 그리웠던 너의 집으로
나를 데려왔다.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머니는 시골에 내려가셨어. 여기 앉아있어. 내가 약이랑 반창고 가져올게.
너는 서랍을 뒤적이며 약과 반창고를 찾아왔고 피가 멈춘 내 무릎에 약을 발라주었다. 그리고선 뽀로로 반창고도 붙여주었다.
16살 너의 생일에 내가 줬던 반창고를.

반창고를 다 바른 후 너는 부엌에 가더니 내가 좋아하는
딸기를 꺼내왔고 먹으면서 같이 마시라며 우유도 건네주었다.

너는 여전히 내가 딸기를 먹을 때 우유를 같이 먹는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기분이 묘해졌다.

나는 딸기를 집어먹으며 네게 대학교에 합격하였고 교수님이 너무 깐깐해서 죽겠다며 요즘 어떻게 산다는 둥의 일상 이야기를 해주었다. 고등학교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너는 그렇구나, 하며 조용히 내 이야기를 들어주다가
근데 너 왜 고등학교 때 있었던 일은 말 안해?
라며 정곡을 콕콕 찔러왔다.
그 말을 듣자마자 온갖 욕들을 퍼부어주고 싶었으나 참았다.
겨우 만났는데 만나자마자 싸우기는 싫었으니까.

나는 내가 느꼈던 그대로 털어놓기로 마음 먹었다.
천천히 그 때 내가 느꼈던 감정을 너에게 털어놓았다.
너는 조용히 들어주었고 내가 다 끝났다며 씩 웃자 왜 그랬는지 간단하게 말해주겠다고 말했다.
넌 눈치가 없어서 몰랐겠지만 너와 친해지고 싶어하는 애들은 많았어. 근데 내가 질투나서 훼방 놓은거야. 너 좋아해서.

여전히 내리는 비에도,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마치 나를 위로해주는 것처럼.

9년 전
낭자56
이윽고 비가 내렸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57
너와 나의 차가운 이별의 순간,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우리의 3년이란 시간이 끝나는 순간,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58
몇번의 계절을 보낸 후 다시 찾아온 이 거리엔
너도 나도 없는데, 그래도 벚꽃은 날리더라

9년 전
낭자59
너와의 이별,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62
차가운 바다가 꽃들을 삼켜간다. 꽃들이 지고 있었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매년 봄 날리는 벚꽃이 채 피지못한 꽃들을 잊을 수 없게 만든다. dontforget416
9년 전
낭자63
첫눈 날리던날 너와 함께였던 그 겨울.. 그때가 그립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64
너가 떠난 내 삶은 무의미해졌다. 나를 제외한 모든 것들이 가만히 얼어 붙은 채로 시간이 멈춘 듯 했다. 가만히 고개를 숙이다 창 밖을 바라보았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연분홍의 아름다운 벚꽃이.
9년 전
낭자65
화창한 봄 날, 우리가 헤어지던 날.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66
스치듯 엇갈린 시선이 내 숨통을 조여왔다.
돌아서는 너를 눈으로도 좇지 못한 채 나는 고개를 떨궜다.

벚꽃의 꽃말이 무엇인지 아니.
순결. 순결이란다. 순결이야.

떨궈진 시선이 내 발 밑에 고이 밟힌 벚꽃잎을 담았다.
밟고 밟히는 어느곳에는 너의 순결도 있었던 걸까.
너를 더럽히는 착각이 들어 불에 데인 듯 발을 떼어내었다.

고개를 들었다. 바닥에 떨어지는 벚꽃잎이 안쓰럽게도 애처로워보였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위로. 위로 높이 날리는 모습이 너였으면 좋겠다.
네가 더이상 밟히지 않도록.
그렇게 너는 높이 날렸으면 좋겠다.

9년 전
낭자67
난 이렇게 힘든데 이 세상은 날 알아주지 않는다.
이 거리에서 도와달라고, 너무 힘들다고 외치고 싶은데 사람들은 전부 제 갈길을 가기에 바쁘다.
내 앞에서 행복하게 웃고 떠든는 사람들이 괜시리 미워지고 짜증나진다.
그나마 위로됐던건 아직 왠만한 나무들이 꽃을 피우지 않았던 것, 만약 꽃들이 나를 비웃듯 찬란하게 빛났다면 나는 더 비참한 기분이 들겠지.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68
시간이 멈추길 빌었다.
아니, 내 심장이 멈춰 지금 당장 내 삶이 끝나길 빌었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시간따윈 멈추지 않다고 날 놀리는 것처럼, 네 심장따윈 절대 멈추지 않는다고 날 비웃는 것처럼.

9년 전
낭자69
나홀로 길을 거닐 때에
봄은 왔지만 꽃은 피지 않았다.
겨울과 함께 네가 오자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70
너는 여전히 내 안에 있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72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73
내 마음이 울었다, 나는 너를 보냈다. 너를 보내고 죽은 듯이 살아왔다. 그렇게 나에게 있어서 가장 슬픈 봄이 지나고 여름이 오고, 가을이 가고, 겨울을 돌아 다시 봄에 왔을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내 마음 속 텅 빈 곳까지 날아와주길 바랐다.
9년 전
낭자74
너는 나에게 등을 보였다. 나도 천천히 뒤를 돌았다. 우리의 간격은 점점 넓어졌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75
내게는 오지 않을 봄이었지만, 그래도 벚꽃는 날렸다.
9년 전
낭자76
뒷 산에서 또 총소리가 울렸다. 밭을 일구던 어른들이 잠시 멈칫했지만 곧 별 일 아니라는 듯이 다시 제 할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우리는 총소리에 익숙해졌다. 평화로운 일상과는 다르게 뒷 산에서는 자꾸만 누가 죽어갔다. 이질감이 났다. 잠시 시간이 지나 총소리가 언제 났었냐는 듯 잊혀지기 시작할 무렵 또 다시 총소리가 들렸다. 두 귀를 막고 고개를 돌렸다.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이 지옥같은 삶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날이 따듯해졌다.
9년 전
낭자80
엄마 품에서 태어나 20년을 내내 이 마을에서 살아왔는데, 이제 마을에는 남아있는 사람이 없다. 그래도 작년엔 순순히 마을을 떠나는 사람도 있었지만, 어디 정들었던 내 집을 앗아가냐며 투쟁했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작년 이 맘때 쯤 이었던 것 같다. 이 마을이 재개발지역으로 정해지며 나는 내 삶을 송두리째 뽑히는 기분을 느꼈다.

"어여 가자."
20년간 살아온 우리 집을 바라보았다. 마지막으로 눈에 꼭 담으려 마을을 둘러봤다. 그 중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있던 나무 한 그루도 있었다. 나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바라봤다. 그 간의 추억들이 영화처럼 재생되는 듯 하다. 마을 저 멀리서부터 조금씩 굴착기가 조심조심 쌓아온 흔적들을 무너뜨리는 소리가 났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시동을 켠 차에 몸을 실었다. 안녕, 20년.

9년 전
낭자77
니가 가버린 그 길이 아파
바람이 차갑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79
추운겨울 혼자 된 나.
영원히 봄의 포근함따위는
오지않을거라 생각했던
나만의 추억에 나만의 공간에 빠져있던
추운겨울의 나.
그런 날 놀리기라도 하듯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81
어제, 나는 죽었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82
너와 나의 만남을 끝으로 우리의 시간은 멈췄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83
너와 함께 하고 싶었던 봄은 매정하다
영원할것 같던 너도 매정하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계절이 반대로 흘러가듯 여전히 시렵다

9년 전
낭자84
꽃은 시들었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85
너를 등지고 눈물 훔치며 걸어가던 날. 서로의 발길 돌리고 고개 숙이며 제 갈길 찾아 떠난 바로 그 봄날. 미지근한 봄바람이 멀어져가는 우리 사일 매웠다. 과거로 돌아간 듯 벚꽃비가 과거를 축복해 주었다. 과거가 더 먼 과거로 낡아버리고 미래가 실현됐을 때, 새로운 봄바람이 내 마음을 매우고 또 다른 벚꽃비가 그 순간을 축복해 주었다.

여전히, 그래도, 또다시,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86
겨우겨우 기난긴 겨울을 지나보내고 드디어 봄이되었지만 아직 겨울의향기가 남아있었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87
우리의 만남은 끝이났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89
기나긴 시간동안 너는 헤어짐을 예고했구나. 아픔을 숨기고 뒤돌아서 홀로 슬퍼했구나. 네 아픔을 모르는 척 할 수 없었기에 결국 손을 놓아야만 했다. 꽃은 다 져버렸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90
분명 봄의 경계가 희미해진다고 했다. 봄은 울먹였고 자신을 잊으려는 이들을 원망했다. 하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91
좋은 꿈을 꿨다. 현실로 돌아온 것을 자각하고 나서는 괜한 허탈감만 남았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좋은 꿈을 꾼 것도 이유가 있을 테니, 상상했던 만큼 현실이 불행하진 않을 것 같다.
9년 전
낭자93
계절의 봄은 이미 지난지가 언젠지,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이것은 어쩌면 내 봄은 아직도 너일까, 떠나갔는데도 불과하고 넌 여전히 내 봄이었다.
9년 전
낭자95
겨울의 끝에서 눈을 감았다.
나에게 봄은 오지않았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96
속절없이 시간이 흘러 또다시 봄이되었다.
지난 봄, 당신은 죽었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97
비록 넌 다른사람의 곁으로 홀연히 사라졌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99
봄이 왔다. 한번도 듣지 못한 노래가 흐르고 생소한 모습의 사람들이 날 지나쳤다. 모든게 낯설고 두려웠다. 내가 두려움에 잠식될때도, 봄은 오고있었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00
곧 겨울이다가온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01
1년전 너와함께 걸었던 이 거리에는
날씨도 분위기도 그때와 같았다
네가 없는것만 빼고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03
벚꽃을 닮은, 수줍은 미소를 짓던 너는 이제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04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너와 내가 헤어지는 그 순간에도 누군가는 사랑을 속삭이고 있었던 것 처럼. 1년이 지난 지금 난 아직도 네가 밉고 원망스럽지만 오늘 너에 대한 그 원망과 모든 기억들을 버릴 수 있을것만 같다. 지금 내 앞에서 내 전화번호를 물어보면서 환하게 웃고있는 이 사람 덕분에.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벚꽃은 날리고 있다.
9년 전
낭자105
너를 닮은 봄 왔고 봄을 닮은 너는 갔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06
배가 침몰해도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07
시이발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청승맞게
9년 전
낭자108
겨울이 오고 우리는 이곳을 떠나버린다.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09
1월 초. 네가 죽었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우리는 변한게 없었다. 여전했다
9년 전
낭자110
작년 봄 너와 함께 걸었던 길을 혼자 걷는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11
그아이에게고백했다널좋아해라고
그아이는받아주지않았지만
뭔가마음이뻥뚫리는느낌이들었다
허전한느낌이들었다
눈물이났다슬퍼서인지후련해서인지알수없었다
그래도내마음에벚꽃은날렸다
그순간내눈앞에서벚꽃이날렸다
뭔가벚꽃이괜찮아...괜찮아...하며달래주는것같았다

9년 전
낭자113
사랑은 끝났다. 난 모든게 다 무너져버렸는데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15
너가 떠난 후 처음으로 맞이한 봄
내 얼굴은 씁쓸한 그 감정을 숨길 수 없었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마치 나를 위로하듯.

아 똥글!!!!!

9년 전
낭자119
겨울은먼저갔지만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20
바람이 시렸다. 코트자락을 여미며 네가 흘러간 푸르른 강을 내려다 보았다. 하얀 병실에 앉아 마른 가지같은 팔로 가리켰던 그 강이다. 멀리 떠나면, 혹여 그날이 오면 자유롭게 흘러라도 가고 싶으니 유골을 뿌려달라, 그리 말했던 널 기억한다.

보고 있니, 너. 네가 가도 봄이 왔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22
봄은 다시 왔고, 그렇게 우리는 흔들리는 바람에 날아갔다
9년 전
낭자123
정적만 자리잡은 너와 나의 그 좁은 공간속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25
너의 죽음을 애도하는 눈물이 비와 섞여 땅을 파고들었다. 세차게 부는 바람에 날아가는 우산을 잡지도 않고 그렇게 비를 맞으며 울었다. 봄날의 기운은 눈치없이 무덤 위로 분홍 벚꽃잎을 뿌렸다. 하나 둘 쌓이기 시작하더니 하얗게 변한 무덤 위를 나는 손으로 쓸어내렸다. 여린 아이를 쓰다듬듯이, 미처 완성하지 못한 도자기를 손보듯이 천천히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무덤을 끌어안고 우는 내 위로 꽃잎이 내려앉았다. 나는 제발 그쳐, 꽃잎따위 싫어 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하늘에 내리는 비처럼.
9년 전
낭자126
항상 옆에 있어줄거 같던 니가 떠났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27
그리도 어여쁘게 피었던 벚꽃은
나의 탓인지, 혹은 남의 탓인지

곧 무심한 바람에 하나 둘씩 날리었고
날리지 않으려고 버티었던 벚꽃들의 꽃잎도

결국 힘 없이 날리고 말았다.

버티어도 흔들어대는 자가 있으니
그 모든 것이 부질 없다 하노라.

가엾은 벚꽃들을 잡아주는 자들도
곧 돌아서니 버티었던
그 지난 날들을 잊은 채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28
나에겐 항상 태풍만 몰아쳤다. 쌀쌀한 바람만 불고, 무겁고 드센 비만 내렸다.
너를 볼 때면 잠시나마 비가 그쳤지만, 너에게서 꽃바람이 불 때쯤 난 또 비가 내렸다.
너에게 이 빗소리가 들릴까 마음 졸였고, 그 마음은 더욱 커져 더 큰 태풍이 되었다.
그런데 누군가가 너에게 꽃을 따다 주는지, 너가 그에게 꽃을 갖다주는지, 항상 너에겐 꽃이 있었다.
그 누군가가 나였으면 하는 바램과, 나일수도 있겠지, 하는 희망에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29
너 떠난 지 벌써 일 년이 지났다. 그동안 난 그리움에 사무치고 눈물에 묻혀 지냈다. 영영 봄이 안 오길 바랐다. 난 아직 이렇게 슬픈데, 너 떠난 세상은 봄으로 말미암아 항상 아름답고 밝을테니까.

그런 바보 같은 시간이 흐르고, 봄이 왔다. 같이 맞던 꽃잎이라도 흩날리지 말아라, 빌었건만 그래도 벚꽃은 날리더라, 무정하게도.

9년 전
낭자130
살아있어 고개조차 들 수 없는, 존재하여 유죄인 생에서 꼴에 봄이라고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31
코가 시큰해질 정도의 바람에 눈을 찡그렸다. 그런 추운 날이었지만, 그래도 벚꽃은 흔들렸다.
9년 전
낭자132
네가 사라졌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33
내 마음속 벚꽃이었던 그대. 영원히 못 잊을 줄 알았으나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자연스레 추억이 된 그대는 가끔이라도 내 생각을 하고 있을까.
9년 전
낭자134
너와 함께걷던 길, 너와 함께 맞은 첫눈, 그 모든것이 파도가 되어 나를 휩쓴다.
나의 봄은 갔지만, 그래도 벗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36
아직 내 안에서는 냉기가 돌았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37
"네가 항상 옆에 있어서 몰랐는데, 니가 없으니까 춥더라. 남들은 봄이라는데 난 겨울같아. 네가 내 봄이었나.. 그래서 이렇게 추운가.이제 나한테 봄은 없는데-"
그래도, 벚꽃은 날리더라.

9년 전
낭자138
죽은 사람들 위에 나혼자 우두커니 앉아있었다. 피 웅덩이를 잠시간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봤다. 푸른 하늘이 더 푸르다.
쏴아아- 바람이 불었다. 흩날리는 벚꽃잎이 죽은 사람들 위로, 내 몸 위로 앉았다. 세상이 바뀜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눈물이 흐르는 것을 나는 느꼈다.

9년 전
낭자139
유난히 길고 찰랑거렸던 네 머리카락은 이제 전부 빠져버리고,분홍 원피스가 어울렸던 너는 이제 하얀 가루가 되어버렸네.
비가 세차게 내리던 날,길을 걷다 매장에 진열되어 있던 그녀의 수줍은 볼을 닮았던 분홍색 원피스를 보고는 무언가에 홀린 듯 사버렸었지.
분홍색 장미모양 리본이 묶인 귀여운 선물상자에 그녀와 꼭 어울릴 것 같은 원피스를 잘 넣고,얼굴에 미소를 띄며 내 옷이 비에 젖어간다는 사실조차 잊고 널 만나러 병원까지 뛰어갔던 그날,난 결국 그 원피스를 너에게 입힐 수 없었어.
흰 천에 가려져있는 너를 보고 수도없이 꿈이길 바랬고 볼이 찢어지도록 꼬집어봤지만 꿈이 아니라는걸 증명하듯 적막한 이 방에 시계의 초침은 쉬지 않고 째깍거렸어.
한번이라도 입혀보고 싶었는데.
아직도 꿈에는 그 원피스를 입고 환히 웃고있는 네가 나와.
을아, 어쩌다 네가 이런 작은 상자에 들어갔니.
어쩌다 이런 차가운 곳에 네가 묻혀있니.
내가 산 그 원피스가 너는 마음에 들었을까
발길이 드문 이 납골당에 피어난 벚나무가 꼭 널 닮았구나.
벚꽃이 날 대신해 네게 옷을 입히듯 하염없이 네 위에 내리는구나.
오늘따라 네가 더욱 생각나는 날,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40
네가 있을 때 아름답게 흩날리던 벚꽃이
네가 떠난 후에도 똑같이 흩날리고 있다.
괜히 가슴 벅차게 아름다운 벚꽃 잎이 야속하다.
네가 떠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41
벚꽃이 만개하던 날 처음 만났던 그 아이가 이제는 내 사람이 되었다. 하얗게 뒤덮인 겨울. 그때 그 벚꽃은 지금 없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44
우리의 봄날은 끝났고,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45
어느 화창한 봄날, 엄마는 날리는 벚꽃잎이 자신은 가장 좋다 했다. 봄이 가장 좋다 했다.
벚꽃이 흐드러지는 그 아주 잠깐동안, 엄마는 종종 다시 그 시절의 소녀로 돌아가 해맑은 미소를 짓곤했다.
이제는 함께 봄을 맞이하지도, 흩날리는 벚꽃을 보지도 못하지만 흙이된 엄마의 무덤 앞의 벚꽃나무는 그래도 계속해서 벚꽃을 날렸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46
니가 사라진 그 겨울의 후로, 난 봄이 영영 오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세상은 점점 녹아갔고,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47
사람은 들끓었고 바닥엔 내가 나눠주던 전단지가 나뒹굴었으며 아이는 울면서 엄마에게 혼이 났고 술 취한 아저씨들은 서로 멱살을 잡았고 내 눈에 눈물은 고였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내가 이곳저곳 많이 가봐도 이런 상황이 참 자주 보였어...

9년 전
낭자148
마지막 순간
그래도 벚꽃음 날렸다

9년 전
낭자150
벚꽃이 날린다.
니가 떠난 그 순간
벚꽃이 날린다.
마치 미소짓듯이
우아하게

나는 벚꽃이 싫다.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그때 그날처럼

9년 전
낭자151
너없는 하늘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52
그 해 5월 너와 나와 손을 잡고 걷던 그거리에
꽃잎이 바람 결을 따라 잡은 손을 간지럽히던 그 거리가
잊혀지지 않을 붉은 색으로 물들었을 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53
헤어지자.

네글자의 단어가 이리도 아플줄은 몰랐다. 수많은 군중들 사이로 너는 사라졌고, 따뜻한 분홍색의 벚꽃은 떨어지고 있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의 대답이 납득이 갔다. 우리는 같은 성별인 남자인데다, 서로 좋아한다는 마음보다 호기심으로 시작했던 사랑이었기에.

나는 눈물을 삼키며 그를 납득하려 애썼다. 한자리에 멍하니 서있으니 벚꽃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바람은 멈췄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54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작년 이맘때쯤 그녀와 함께 벚꽃을 보러왔지만 지금은 그녀가 내 옆에 없었다. 내 옆에 그녀는 없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곧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오겠지?
9년 전
낭자155
네가 없는 그 봄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57
내 옆에 있었던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둘 내 손을 놓아가고 사랑하는 님도 더이상 볼수없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58
오지않을 것 같던 내일이오고 한달이가고 계절이 바뀌었네. 추운 날씨탓에 피지않은 벚꽃이라더니 그래도 벚꽃은 날렸구나.
9년 전
낭자159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지나간 청춘과는 또 다른 시간 속에서,
새로운 푸른 봄을 맞이하기 위해 분홍잎을 흩날렸다.

내가 지나온 시간들,
그대들도 지나오겠지요.
그리고 그대들은
또 다른 이에게 넘겨주세요.
하늘하늘 내리는
벚꽃의 시간을.

9년 전
낭자160
이별을 고하고 흘러나오는 눈물을 애써 참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애꿎게도

9년 전
낭자162
봄을 사랑했다. 사랑해서 잃고 싶지 않았다. 언제나 가둬두려 했었다. 하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가둘 수 있는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에게 보여주기라도 하듯
9년 전
낭자163
나는 아직 겨울이었지만,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64
니가 떠나가고, 나는 겨울이었다. 몸도 마음도 너무 추워서 나는 겨울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계절은 흘러 니가 없어도 봄은 왔고 니가 없어도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66
너는 떠나갔지만 그래도 내 마음에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67
3월1일. 대한민국만세소리와함께 총소리는 울려퍼졌고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마치 죽은사람을 위로라도한다는듯이
9년 전
낭자169
너는 그렇게 가 버렸고 난 그자리에 우두커니 그렇게 홀로 서있었다. 그날도 우리가 만났던 그날 처럼 벚꽃이 피었었다. 너와 나 그리고 벚꽃 밤 다 같은데 왜 너와 내가 바라보는 방향이 다를까 왜 그때의 설레임은 없고 쓸쓸함만이 남아있을까 서로의 방향은 엇갈렸지만 그때의 마음은 다르지만 그래도 그 날처럼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70
우리가 행복했던 시간이 끝난 그 날 이후로 나는
봄이 없다고 생각했다.
내 삶의 의미가 사라질쯤에 문득 밖을 봤다.
그 앞엔 니가 서있었고 우린 눈이 마주쳤고 그 순간 벚꽃이 날렸다.
다시 봄이 올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9년 전
낭자171
네가 나를 등지고 걸어갔을 때도,
네가 나에게 다가왔을때도.
항상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낭자172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봄이 오려나.

9년 전
낭자173
시꺼먼 바닷물은 무고한 아이들을 사정없이 집어삼켰다. 그리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일렁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울었고, 수많은 사람들은 말이 없었다. 그렇게 모두가 눈물을 흘리고 아파하던 봄날,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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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고요3 06.04 21:5937 0
        
        
        
        
완연한 봄이 다시 오기 전까지 02.25 00:33 140 1
여기에 짧게 쓴 글 같은거 올려도 되니..?1 02.25 00:31 139 0
짝사랑을 자유롭게 표현해보자7 02.25 00:29 122 0
한국인만의 한이 서린 문장 만들 수 있어?10 02.25 00:27 198 0
'빛이 나다'라는 문장을 다른식으로 표현해봐31 02.25 00:17 168 0
영화나 소설 읽으면서 와나 어떻게 저런말을 생각하지? 이런거있어? 36 02.25 00:11 456 0
'그래도 벚꽃은 날렸다'가 들어가게 글써줘 낭자들!168 02.24 23:41 1589 0
오늘도 힐링된다2 02.24 23:32 124 0
이런 느낌의 노래 없을까15 02.24 23:19 223 0
'어쩌면 다신 없을 인연'이 들어가게 글 써줘!21 02.24 23:14 180 0
낭자들 짧은 만화그리려고하는데 글좀써주시오2 02.24 23:11 148 0
지나간 일들 때문에 걱정하고, 스트레스 받는 낭자들에게2 02.24 23:10 117 0
이규경 / 용기1 02.24 22:51 150 0
글 잘 쓰는 낭자들 많다 ! 궁금함거 있어22 02.24 22:34 253 0
대성당의 시대 가사 진짜 좋아ㅠㅠ 프랑스감성ㅠㅠㅠㅠㅠ9 02.24 22:18 339 0
낭자들 혹시 짧은 소설도 가능하시오???(feat.조선시대)21 02.24 22:13 366 0
나익의 감성을 자극하는 짧은 글4 02.24 22:09 441 1
별보다 아름다운 친구야 1 02.24 21:30 207 0
단어 하나씩 쓰고가주랴!17 02.24 20:53 110 0
단어 하나씩만 던져줘36 02.24 20:21 14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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