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군대에 있었을 때 내 소대장이었던 사람이었고
어색한 사이는 절대 아니었는데 그렇다고 그렇게 막 친한 사이도 아니었음
더군다나 내 직속 소대장도 아니었어서 군대 생활 통틀어서 기억 탈탈 털어봐도
뭔가 이 사람이랑 그렇게 오래 대화 나눠 본 적도 없고
내가 동성애자라는 걸 이 사람한테 결단코 티낸 적도 없었거든?
근데 내가 만기전역 몇개월 전쯤 훈련하다 크게 다쳐서 의가사 전역을 햇단 말야
근데 그때 입원할 때 소대장이랑 인사 제대로 못 하고 그렇게 헤어져서
나도 좀 아쉬운 마음에 전역하고 먼저 소대장한테 카톡으로 연락해서
그 이후로 간간히 카톡 주고 받았었음
근데 어제 새벽에 알바하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왔길래
받았는데 술 취한 목소리인 거야.
내가 아는 소대장은 술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워낙 자기관리 잘하는 편이라
마셔도 취할 정도로 마시진 않는 걸로 아는데 막 말도 꼬이고 딱 술취한 목소리라서 엄청 당황했음
그러더니 막 쓸데없는 얘기 주저리주저리 하다가 내가 너 좋아하는 거 알고 있었냐고 그러는 거임
그래서 내가 웃으면서 농담으로 받아넘기려고 하니까 막 진짜 울먹거리면서 이런 말 해서 미안한데 지금 자기도 엄청 힘들다고 막 그러는 거야
진짜 당황스럽더라...
심지어 이 사람 카톡프사도 여친이랑 같이 찍은 사진이고
다음 주에 결혼도 한다고 군대 후임한테 들었음
근데 고백 받았어..진짜 나 지금 엄청 당황스럽다
나도 소대장 좋아했었는데
그 때 당시 내가 이 사람을 동경하는 건지 진짜 이성적으로 좋아하는 건지
확실치 않아서 헷갈려만 하다가 그냥 잊자 하고 묻어두고 있었는대
뭘 어떻게 해야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