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첫 알바였는데 일 숙지가 매우 빨랐음.
2. 내 입으로 말하긴 부끄럽지만 일 잘했음.
3. 목소리 밝고, 크게 인사나 손님께 말씀드려야 할 사항 전달 잘했음.
4. 어떤 일이 있어도(진상) 끝까지 웃으면서 손님을 상대했음.
그리고 제일 결정적인게....
이제 뭐...짐을 나르시는 일을 하신다거나, 새벽 일찍 출근하시는 분들이라거나, 혹은 야근에 지쳐있는 직장인 분들이라거나
어쨌든 되게 삶의 고단함을 짊어지고 사시는 분들 있잖아, 내가 오전 타임을 했다 보니까 그런 분들을 많이 만났어(오전 9~오후3시 타임).
처음엔 솔직히 아무리 자주 오셔도 못 알아보고 그랬거든? 일 자체도 처음이고 익숙하지 않다 보니까......
근데 이게 한 달 정도가 지나고 나니까 눈에 익는 분들이 생기고, 눈에 밟히는 분들이 생기더라구.
그러다보니까 짐 나르시는 분들이 짐 나르시다 점심 편의점 도시락으로 해결하러 들어오시면 음료수나 물이라도 하나 사서 드린다거나
새벽 일찍 출근하시는 분들이나 야근에 지쳐있는 직장인 분들이 아침에 오시면 박하스 같은 거라도 하나 사서 드린다거나
그 물류 운반해주시는 분들한테도 피로회복제 같은 거 하나 사서 드린다거나.......
굳이 물질적인게 아니더라도 익숙한 분들한텐 먼저 '요새 너무 덥죠.' 같은 간단한 안부 인사라도 건네고 짧은 대화를 나누곤 했었거든.
솔직히 나도 알바하는 입장으로써 진짜 없는 돈 조금씩 써가면서 그렇게 해드리고, 나 피곤해도 먼저 말 건네고 했었었는데
이게 계속 되다 보니까, 이 분들이 일부러 이제 내 시간에 맞춰서 찾아오시더라구. 일부러 학생 알바 하는 시간에 맞춰 왔다구.....
그러다보니까 오전 타임엔 사실 손님이 많지가 않은데, 나는 동네 편의점 치고는 꽤 손님이 있었어.
점장님도 종종 오후에 오셔서 같이 일 해주시면 손님들이 나한테 하시는 말 들으시기도 하셨고 옆에서.......
근데 내가 몸이 좀 안 좋아져서 알바를 그만둬야 할 상황이 왔었거든.
그래서 내 타임에 오시는 단골 손님들한테 TMI 일수도 있는데 '저 이제 곧 여기 없을 거예요, 사정이 있어서 그만 두거든요.'하고 말씀드렸단 말이야.
진짜 내가 다 감동 받을 정도로 아쉬워하시는 분들이 많았어, 나한테 고생한다고 이것 저것 사주시는 분들도 꽤 계셨고.......
어쨌든 결국엔 점장님이 말리고 말리셔도 내 건강 때문에 그만두게 됐는데 나중에 좀 건강해지고 나서 점장님 얼굴 뵐 겸 찾아갔었거든.
어차피 동네 편의점이라 가깝기도 했고....근데 점장님이 나 그만 둔 뒤에 내 시간에 오시던 손님들이 이 시간에 알바하던 학생은 이제 없냐고
되게 찾으셨었나봐, 자주 물어보시고. 그 얘기 들으니까 첫알바여서 나 나름대로 사실 스트레스 받고 그랬는데 되게 뭔가 감사하고 감동이더라.
하여튼, 그래서 점장님이 나 그만둘 때 엄청 붙잡으셨어 허헣....오랜만에 찾아갔을 때도 알바 안 하고 있으면 할 생각 없냐고 하셨는데
그땐 이미 내가 프리랜서로 일 하고 있는 상황이었어서 거절했지만......얘기가 왜이렇게 길어졌지? 어쨌든 그랬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