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23살까지 완벽한 얼빠였거든 재수없는 소리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나도 어디 가서 밀릴 얼굴도 아니라고 생각했읍니다................... 23살까지는 진짜 외모로 반하고 잘생긴 사람만 여태 만나고 그랬어 외모 아니면 매력포인트 못 느끼고 그랬거든 근데 대학 다니면서 윗학번 선배가 있었는데 그 선배가 외모는 정말 모르겠거든 평범해도 한참 평범했고 거기에 멋을 잘 안 부리고 깔끔하게만 다녀 난 멋 부릴 줄 아는 사람을 좋아했어 첫만남에는 아 걍 좀 말투가 귀에 잘 박히고 소신껏하는 선배구나 끝... 내 인간관계 울타리가 있다면 그밖을 충분히 벗어난 범위... 근데 그 선배가 약간,,,, 뭔 느낌이냐면 그 치즈인더트랩 웹툰 알지 다들 근데 거기 여자주인공 성격이 남자로 태어나면 이느낌? 유머러스함도 조금 보태지고.. 이런 파악도 뒤늦게야 하긴 했어 근데 이제 대학생활하면서 인사도 나누는 사이 되고 가끔 술도 같이 마시고 뭔가 굳이 친해지지 않아도 어느정도 알건 다 아는 사이였는데 당시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는 마음이었거든? 그때 선배도 성격이 괜히 어정쩡한 연 만들어서 질질 끄는 걸 싫어해가지고 서로 술 먹고 ㅇㅋ ㅃㅇ 하는 정도였는데 내가 이제 대학 졸업하고 바로 취업해서 정신없이 보내고 난 뒤에 어느날 집에 누워서 의식의 흐름으로 예전 생각이 났다? 근데 내 대학생활을 그려보는데 진짜... 그 잘난 애인라던가 친구들이라던가 놀러간 기억보다 그냥 그 선배가 장면마다 끼어있는 거야 나도 전혀 몰랐던 감정이 막 피어나는거야ㅋㅋㅋㅋ 무슨 드라마처럼 기분이 멍하고 아차싶고 내가 이렇게 이 오빠를 생각했나 자주 마주쳤나 할 정도로 기억나는 장면들이 많은 거야 심지어 나랑 마주보면서 대화한 것도 아닌데 그 오빠 뒷모습이라던가 이런 것들이 다 떠올라 그러곤 갑자기 ㅋㅋㅋㅋ 그때 당시 사귀었던 애인와 행복한 추억 속에 내가 있었고 그 앞에 선배 모습이 그려졌는데 선배 모습 한번 상상했다가 그때 사귄 잘생긴 얼굴 전애인 한번 다시 상상해봐도 그건 온데간데 없고 막 울컥하고 당장 선배한테 뛰쳐가고 싶은 심정이 들어서 아 저 오빠 아니면 나 안되겠다 싶어서 정신 아득해지더라,,, 지금 아니면 떠날 사람처럼 모습이 그려져서 더 슬펐어 살면서 첨 경험한 감정이었어 너무 보고싶은 거야 취업하고 나서 여태 고된 아픔들이 오빠 얼굴 떠올리니까 다 무너지는 것 같고 이런 걸 감당해줄 사람은 저사람밖에 없는 것 같고 내 인생에 절대 놓치면 안되겠다 싶더라 진짜 먼 정신으로 그때 연락처 뒤져서 바로 연락 넣고 기억 나냐고 간만에 술 마시자 했다... 오랜만에 보는데 숨통이 트였어 뭔가 울컥했어 그 뒤로 내가 적극적으로 관심 표현해서 지금은 사귀고 있습니다,,, 아직도 내겐 어른같고 존경하고 동경하면서 사랑하는 애인다 난 성격이 줏대없는데 유일하게 애인 앞에만 가면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차분해지는 느낌? 그동안 얼빠라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였어 애인 만난 뒤로는 그냥 연예인급으로 잘생긴 사람 보면 어쩌면 하나의 조각상으로만 느껴지고 살면서 이상형이었던 사람이 번호 물어봐도 감정이 안 생겨나고 그냥 얼른 애인 보고 싶고 그런다ㅋㅋㅋㅋ 사람은 진짜 나이 들수록 모르는 것 같아 이상형도 다 쓸데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