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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316l 1
이 글은 4년 전 (2019/11/16) 게시물이에요

*캐붕주의ㅋㅋㅋㅋ 

*하하 수능끝난김에 풀고 간다!!! 


 


 

"새로운 호위무사야?! 난 황태자 보쿠토야!!!" 

".........." 


 

반란군인 것을 숨기고 호위무사로 궁에 들어온 닝에게 사실 보쿠토의 첫인상은 좋지 않았어. 언제나 술판에, 사냥을 좋아한다는 방탕한 황태자가 보쿠토였거든. 하지만 그걸 미리 알고 있던 닝에게도 이 상황은 매우 불쾌했어. 닝의 눈 앞에 있는 보쿠토는 가뭄이 들어 백성들이 굶어죽어가는 와중에 과일 안주로 술판을 벌이고 있었거든. 닝의 앞에서 술냄새가 가득히 퍼졌어. 닝은 관료의 자제들과 함께 노는 보쿠토를 바라보았지. 그 시선을 느낀 보쿠토는 술을 홀짝이며 환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어. 


 

"닝이라고 불러도 되지?!" 


 

이미 부르셨지 않습니까. 목구멍까지 차오른 비아냥을 참아낸 닝은 그저 고개를 끄덕였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아름다운 후비의 유일한 아들. 후비의 꼭두각시라는 바보 황태자. 


 

"이리와서 술 같이 한잔 마시자!" 


 

붉어진 얼굴로 자신에게 술잔을 내미는 보쿠토를 보고 있자니 닝은 기분이 좋지 않아졌어. 당장 이자리를 떠야겠다는 생각 뿐이었지. 닝은 간신히 대답했어. 


 

"...저는 전하와 술을 먹자고 명받은 사람이 아닙니다. 전하." 

"괜찮아! 나를 건드릴 수 있는 건 어마마마 말고 아무도 없으니까 이리와서 마셔!" 


 

닝은 보쿠토가 한심하게 느껴졌어. 닝은 변변찮은 음식하나 구해주지 못해 죽게 만들었던 제 동생이 떠올랐지. 화가 닝은 지금 잠입해있다는 사실도 잊고, 보쿠토가 건낸 술잔을 내치며 대답했어. 보쿠토가 건낸 술잔이 바닥으로 떨어져. 악공들이 음악을 멈추고, 기생과 관료의 자제들도 모두 놀라 모두 닝을 바라봐. 덤덤한 건 머리끝까지 화가 난 닝 뿐이었지. 그러나 예상외로 보쿠토의 얼굴은 덤덤했어. 


 

"..........술판을 벌이라고 주어진 권력이 아닙니다. 전하." 


 

보쿠토에게 한마디를 던진 닝은 참지 못하고 태자궁을 나섰어. 첫근무에 이탈. 게다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후비의 아들에게 한 비난.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게 분명했어. 게다가 본부에 있는 켄마에게는 더더욱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게 분명했어. 순간의 분노를 참지못하고 일을 그르쳤다고 할 가능성이 높았지. 짤리는 것도 닝은 각오하고 있었어. 그러나 의문스럽게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지. 

다음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보쿠토는 술판을 벌이고, 사냥을 하며 놀았지만, 닝은 여전히 보쿠토의 호위무사였어. 대신 보쿠토는 더이상 닝에게 말을 걸지 않았지. 닝은 오히려 그것이 편했어. 길바닥을 구르며 전전하다 반란군에 의해 사람다운 삶을 살게된 닝에게 황족과 귀족이란 말도 섞기 싫은 존재였거든. 연회를 벌이는 건 꼴도 보기 싫으니 연회장 문앞에 서서 호위를 하던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와. 호위 일을 시작한지 한달만에 다시 듣는 보쿠토의 목소리였지. 


 

"닝은 내가 안 무서워?" 

"........?" 


 

취한 보쿠토가 닝의 옆에 앉아 닝에게 물어. 코를 순간적으로 틀어막으며 얼굴을 찡그렸어. 술냄새 나? 닝의 표정에 놀란 보쿠토가 닝에게 얼굴을 들이밀며 물어. 보쿠토의 말에 닝은 고민을 하다가 대답해. 태자에게 하극상을 또 벌이면 죽여버리겠다는 켄마의 말이 떠오른 탓이었어. 착하게 대답하자. 


 

"....조금 납니다." 

"....거짓말." 

"........" 

"닝은 얼굴에 다~ 티가 나는 걸~" 


 

보쿠토가 브이를 그리며 환하게 웃었어. 그 순간 닝은 할 말을 잃어버렸어. 생각보다 태자의 웃음은 티없이 맑았거든. 방탕한 태자는 털썩 자신의 옆에 주저 앉아. 가뭄이 든 바깥과는 달리 태자궁 후원의 연못에는 물이 가득했했고, 연못 가에는 꽃도 가득 피어있었어. 보쿠토는 갑자기 찾아온 괴리감에 당황한 닝의 손을 덜컥 잡아. 술에서 깨고 싶으니까 도와줘? 닝! 웃고 있는 보쿠토는 닝의 손을 붙잡고 태자궁의 후원으로 향했어. 닝은 지금 이 상황에 순순히 끌려가는 제가 이상했어. 보쿠토의 표정은 환했지. 마치,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어 기쁜 소년 같아 보였어. 

닝은 기분이 이상했어. 혐오하던 황족인 보쿠토는 제 예상과 너무나도 달라서.
 

보쿠토는 매일 술판과 사냥을 나가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권력을 부당하게 쓰지는 않았어. 오히려 사냥과 술판에서 보쿠토에 들러붙는 관료의 자제들이 부당하게 궁녀들과 환관들을 괴롭히면 괴롭혔지. 그러나 그 모든 악행들은 보쿠토의 악행으로 소문이 퍼져나가곤 했어. 보쿠토는 그것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었지. 보쿠토를 지켜보면 지켜볼수록 바깥의 소문과 다른게 자꾸만 느껴져 닝은 기분이 이상해졌어. 아마 한달동안 자신에게 보쿠토가 말을 걸지 않았던 것도, 자신을 배려해서 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술판을 싫어하는 호위무사를 향해 해줄수 있는 보쿠토의 배려. 들판에 털썩 누운 보쿠토가 서있는 닝에게 물어. 보쿠토의 눈이 닝을 바라봐. 보쿠토의 목소리는 잔잔했어. 


 

"닝은 어디 출신이야?" 

"........동쪽, 빈민가 출신입니다." 

"......그럼 더 어마마마를 싫어하겠네?" 

"............." 


 

대답하지 않는 닝을 향해 보쿠토가 씨익 웃어. 괜찮아. 어마마마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많아. 그래서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엄청 많더라고. 보쿠토는 눈을 감고 다시 한번 물었지. 


 

"닝은 궁을 나가면 무얼하며 살고 싶어?" 

"............" 


 

닝은 침묵해. 갑자기 머릿속에 복잡해졌어. 자신이 끔찍히도 증오했던 사람과 하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 아마도, 자신이 궁을 나간다면 반란군의 계획이 성공할때야. 후비를 죽이고, 보쿠토를 죽이고, 새로운 나라를 건국하는 그때. 닝은 보쿠토를 바라보았어. 아무것도 모르는 태자가 처음으로 가여워졌지. 나라에서 보쿠토가 후비의 꼭두각시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었으니까. 게다가 반란이 성공한다면 당연히 죽어야할 황태자. 한참을 대답하지 못하던 닝은 머뭇거리다, 입을 열어. 


 

"궁을 나가면, 고향에 돌아가 농사를 지으며 평범하게 살고 싶습니다." 

".........." 


 

그러나 보쿠토는 답이 없었어. 침묵에 닝이 미간을 찡그리며 보쿠토를 바라봐. 풀숲 사이에 흩어진 은회색 머리칼과, 사라진 보쿠토의 금안. 그리고 색색거리는 숨소리. 뭐야? 보쿠토는 술에 취해 잠들어있었어. 허탈해진 닝은 한숨을 내쉬며 욕짓거리를 내뱉어. 바보 황태자에게 속내를 진심으로 얘기하려 했던 자신이 바보지. 얼굴을 쓸어내린 닝은 보쿠토를 바라봐. 화라도 내고 싶었어. 하지만 보쿠토의 얼굴은 너무나 평온해보였어.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그래서 닝은 자신도 모르게 보쿠토의 머리를 천천히 쓸어넘겨줬어. 늘그막하던 늦여름이었지. 


 


 


 


 

어느새 겨울이 되었어. 닝이 보쿠토의 호위무사가 된지도 어느새 1년 반. 한해를 지나고, 겨울이 돌아온 때였어. 후비에게 눈이 번 황제의 폭정은 더 심해졌지. 

그리고 이제 닝과 보쿠토는 제법 친해져 투닥투닥거릴 사이가 되었어. 그 사이에 아카아시라는 새로운 호위무사도 들어왔지. 여전히 자주 술판을 벌이고, 사냥을 나갔지만 횟수는 꽤나 줄었어. 그래서 그런지 이제 닝은 보쿠토가 엄청 밉지는 않았어. 게다가 보쿠토의 호위무사가 된 탓에 궁의 지도나, 군사 정보, 후비궁의 위치등등 반란에 용의한 정보를 켄마에게 수월하게 넘길 수 있어서 보쿠토가 좋기도 했지. 하지만 마음 한켠에서는 스물스물 보쿠토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올라오고 있었어. 


 

"닝 왜 또 일해?" 

"....누구 덕분에 일한다고 생각하십니까?" 

"...하지만 서류는 나보다 닝이 잘하는 걸!" 

"알면 조용히 하세요. 전하." 


 

성질을 내던 닝은 보쿠토 대신 보쿠토가 해야할 서류들을 확인해. 그 서류들은 후비와 연결된 귀족들에게 보내는 확인 서신같은 거였지. 닝은 머리속에 차곡차곡 목록을 정리하며 일을 대신해. 보쿠토가 아무런 생각이 없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보쿠토에 대해 연민의 감정이 들어도, 명백히 황족은 지금 잘못된 길을 걷고 있었어. 반란은 필연적으로 일어나야했어. 죄없는 사람들을 제 동생처럼 죽게할 수는 없었어. 닝이 일하는 것을 턱을 괴며 바라보고 있던 보쿠토가 웃어. 


 

"닝은 똑똑하네." 

"..........전하도 공부하면...." 

"닝이 태자였다면 좋았을 걸." 


 

보쿠토의 말에 일을하던 닝의 손이 멈춰. 보쿠토는 자신을 보고 웃고 있었어. 보쿠토는 언제나 실없는 농담을 하곤 했지만 가끔 이렇게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을때가 있었어. 사실 닝이 보기에 보쿠토는 전혀 공부를 못하는 머리는 아니었어. 공부를 하면 될 것 같은 머리였는데. 게다가 무술과 사냥도 꽤 잘하는 편이야. 그러니까, 달리 말하자면 보쿠토는 제법 좋은 황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만약에 보쿠토가 좋은 태자가 된다면 반란도 필요 없을 것 같아. 

하지만 보쿠토가 변해서 좋은 황제가 된다면, 반란을 꾀하려 했던 자신의 목숨은 죽는 것과 마찬가지야. 켄마도, 쿠로도, 리에프도. 다들. 하지만, 하지만. 닝은 자신을 보고 있는 보쿠토의 얼굴이 눈에 들어와. 아. 자신과 눈이 마추진 보쿠토의 눈이 휘어져. 그 웃음에 닝은 자신이 보쿠토가 살기를 바라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 닝의 마음 속에 보쿠토가 좋은 태자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치밀어올랐거든. 당황한 닝은 서류를 넘기던 손을 움켜쥐어. 지금 내가, 황족에게 지금 무슨 생각을. 닝이 당황한 그때, 집무실로 비둘기 한마리가 날아와. 창가에 앉은 비둘기의 다리에는 쪽지가 달려 있었어. 아마 켄마일 가능성이 높았지. 보쿠토가 있는 상황에서 쪽지를 보내다니. 켄마가 그럴리가 없는데. 

그리고, 바깥에서 그와 동시에 수십명의 발걸음소리가 울려퍼졌어. 갑옷이 맞부딪혀 나는 쇳소리도 울려퍼졌어. 


 

"태자궁을 둘러싸라!" 


 

밖에서 들리는 군인의 목소리에 닝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이제 끝이구나.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아. 켄마가 이렇게 다급하게 밀서를 보낼 정도라면 심각한 사안이었어. 절대, 살수가 없다는 소리와도 마찬가지야. 닝은 보쿠토가 있다는 것도 잊고 털썩 주저앉아 얼굴을 감싸안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었던 제 욕심이 너무나도 과분했나봐. 도망칠 수도 없을 것 같았어. 발걸음 소리가 사방에서 들리고 있었거든. 심장이 멎을 것 같았어. 은신처로 돌아가면 목이 잘린 켄마와 쿠로가 있을 것 같아 겁이 났어. 입술을 깨물며 울먹이는 닝을 바라보던 보쿠토는 닝의 머리를 감싸안아. 그리고 그때, 닝에게 문 바깥에 서있는 군인의 목소리가 들려. 


 

"죄인 황태자 보쿠토는 당장 나와 명을 받으라!!!!" 


 

지금 뭐라고...? 닝이 일그러진 얼굴로 보쿠토를 바라봐. 군인의 말은 자신이 아닌, 후비의 은빛 머리칼을 물려받은 보쿠토가 죄인이라는 말이었지. 닝이 놀라 보쿠토의 옷깃을 잡아. 보쿠토가 눈물범벅이 된 닝의 얼굴을 보고 웃어. 왜 웃는 거지? 왜 전하가 죄인이라는 거지? 닝은 도저히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어. 안돼. 안돼. 닝의 머리가 새하얗게 질려. 눈에서는 눈물만 계속 흘러나와. 보쿠토의 옷깃을 부여잡고 닝이 고개를 저어. 안돼요. 지금 이게. 전하.
 


 

"전하...지금 이게." 


 

닝의 말에 보쿠토가 눈을 휘어. 보쿠토는 그저 아무말 없이, 눈물이 맺힌 닝의 눈가를 닦아줄 뿐이었지. 닝. 닝은 웃는게 잘 어울려. 그 와중에도 천진난만한 목소리. 휘어지는 금안. 


 

"닝아." 

"........" 

"닝은 궁을 나가서 평범하게 살아." 


 

보쿠토가 천천히 닝의 이마에 입술을 맞추며, 낮게 내뱉었어. 반란군과, 황태자. 상황으로 억눌렀던 감정의 정체가 드러난 순간. 닝은 깨달아. 


 

꼭두각시 황태자는 생각보다 많은 걸 알고 있다는 걸. 


 


 


 

 

 


 


 


 

눈이었어. 


 

맨발로 차가운 바닥을 걷던 보쿠토가 하늘을 올려다봐. 닝을 닮은 새하얀 눈이 하늘에서 내리고 있었어. 새하얀 피부의 닝이 처음 온날, 보쿠토는 사실 그날부터 닝을 좋아했던 것 같다고 생각해. 검이나 들 수 있을까 싶었는데 술잔을 쳐내지 않나, 술냄새만 나면 미간을 찌푸리고 자신을 바라봤지. 그래서 보쿠토는 차츰차츰 술을 끊었어. 보쿠토는 닝에게 잘 보이고 싶었거든. 예전의 보쿠토는 사실 좋은 황제에는 관심이 없었어. 어차피 황제가 되어도 어머니가 자신의 뒤에서 모든 걸 해결할게 분명했으니까. 좋은 태자가 되는 건 예전에 일찌감치 포기했지. 그래서 보쿠토는 술에 빠져 지냈던거야. 

하지만. 


 

'..........술판을 벌이라고 주어진 권력이 아닙니다. 전하.' 


 

자신의 곁에는 자신을 도구로 보는 사람들만 가득했는데, 어머니마저도 자신을 도구로 봤는데. 보쿠토는 닝의 말에 상당히 충격을 먹었었지. 그 덕분에 처음으로 보쿠토는 좋은 태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닝이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그 늦여름날을 잊지 못해서, 보쿠토는 닝의 곁에 있고 싶었거든.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건 불가능 했어. 바보같은 황태자가 되길 거부한 결과는 눈 앞에 뻔했거든. 제가 좋다고 닝에게 들이대면 어머니가 닝의 뒷조사를 해 닝이 위험해질게 분명했어. 

보쿠토는 영특했어. 그리고 제 어머니를 잘 알았지. 후비는 필요없어진다면 간단히 버릴거야. 그것이 설령 자식이라도. 그러기에 보쿠토는 아주 오랫동안 천천히 닝이 한 짓들을 자신의 짓으로 만들어. 


 

"폐태자 보쿠토는 하혜와 같은 후비마마와 폐하의 은덕을 져버리고 반란을 꾀하려........" 


 

눈 앞에서 교지를 읽는 사람의 모습. 죽는건데, 생각보다 기분이 덤덤해. 보쿠토는 주저 앉아 칼을 휘두르는 망나니를 바라봐. 수많은 군중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어. 욕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공포에 질린 사람도 있었어. 결국 후비가 미쳐 자식까지 죽인다는 소리도 들려. 뭐 이제 정말 마지막이야. 보쿠토는 쌓이기 시작하는 하얀색 눈을 바라봐. 솔직히 보쿠토라도 상처를 받았었지. 좋아하는 사람이 반란군이라니. 그래도 보쿠토는 닝이 좋았어. 자신을 덩치 큰 바보 취급하는 것도, 이 나라를 바꾸려 하는 닝도, 웃어주는 닝도, 

자신을 죽여야하는 닝이라도 그냥 좋았어. 


 

아마, 가식이었을거야. 닝이 자신에게 웃어주던 건. 그 늦여름날 손도 억지로 잡혀 줬을테야. 자신의 어머니가 얼마나 폭정을 하는지는 보쿠토도 알고 있었어. 얼마나 많은 백성들이 굶어죽었는지도 알고 있었어. 얼마나 자신을 미워하겠어. 얼마나 자신을 싫어하겠어. 보쿠토가 눈을 감으며 중얼거려. 


 

"........아. 그래도 보고 싶다." 


 

매일매일 봤는데도 보고 싶어. 닝은 일찍 오는 편이니까, 닝에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아침부터 설레발을 치던 기억이 생생해. 아카아시가 잘 보이고 싶을 시간에 공부를 하라고 타박을 주던 것도 떠올라. 닝이 오고나서 변했던 제 주위의 것들. 닝이 거짓으로 대했어도 그것들은 진실이라고 보쿠토는 생각해. 그래도. 일말의 진심은 있었을거라고 생각해. 안그러면 조금, 아니 많이 슬퍼질 것 같아. 교지의 끝이 다가와. 마지막 문장을 읽으면 제 머리는 땅으로 떨어지겠지. 보쿠토는 마지막으로 눈으로 뒤덮혀 새하얗게 변하기 시작하는 세상을 바라봐. 아마 자신이 죽고 나면 닝과 닝의 친구들은 세상을 좀더 좋게 만들거야. 


 

그러니까. 자신이 없는 세상도 꽤 나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 


 

그때, 군중들 사이, 하염없이 울고 있는 닝이 보여. 보쿠토의 눈이 커져. 닝은 숨이 넘어갈 듯이 울고 있었어. 금방이라도 기절할 것 같았지. 그런 닝을 아카아시가 부축하고 있었어. 다행이다. 둘은 무사히 어머니의 손에서 벗어난 모양이야. 보쿠토가 웃자 닝이 일그러진 얼굴로 엉엉 울기 시작해. 닝의 몸이 가녀려보여. 먹지를 못했나봐. 입을 틀어막고 우는 닝의 모습에 보쿠토는 애써 웃어. 덤덤하려고 했는데. 그게 잘 안돼. 닝이 저렇게 우니까 마음이 이상해. 닝은 자신의 죽음에 덤덤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부 다 거짓말이었잖아. 나 싫어했잖아. 닝. 닝이 그렇게 울면. 


 

나 살고 싶어지는데. 


 

보쿠토는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숙여. 눈 앞이 흐려져. 귀찮은 듯해도 자신을 받아주던 닝의 모습, 아카아시와 장난을 치고 있으면 웃음을 터트리던 닝의 얼굴. 보쿠토의 머리는 온통 닝의 생각으로 가득 차. 결국 보쿠토의 얼굴이 일그러져. 하얀 눈 위에 동그란 자욱이 남아. 살고 싶어졌어. 닝이 많이 보고 싶어졌어. 


 

닝을 앞으로 많이 보고 싶어. 끌어안고 싶어. 같이. 살아가고 싶어. 


 

같이 평범하게 살아가고 싶어.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녹록치 않아. 보쿠토는 알고 있었지. 교지는 끝이 나고 있었어. 


 

"여러 죄를 들어.." 

"..........." 

"폐태자 보쿠토를 사형에 처한다." 


 

그 말을 끝으로 망나니가 칼을 들어올려. 보쿠토가 쓰게 웃으며 눈을 감아. 


 

[서걱-] 


 

그리고 보쿠토의 눈 앞은 닝을 닮은 새하얀 색으로 가득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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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센세 나 울어... 보쿠토가 살고싶다고 하는거 진짜 맴찢이다 밥 못먹었다고 걱정하는것도 진짜..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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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ㅜㅜㅜㅜㅜㅜ 너무 찌통이잖아여 ㅜㅜㅜ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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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센세...센세 때문에 나 가오나시 돼서 아아밖에 못 말한다구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보쿠토ㅠㅠㅠㅠㅠㅠ
4년 전
닝겐4
아이고 꼬다로야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센세 너무 좋아요ㅜㅜㅜㅜㅜㅜㅜ
4년 전
닝겐5
센세ㅠㅠㅠㅠㅠㅠ 환생편 존하겠습니다ㅠㅠㅠㅠ
4년 전
닝겐6
아이고 우리 꼬따로ㅠㅠㅠㅠㅠㅠㅠㅜ
4년 전
닝겐7
이제 환생해서 꼬따로랑 닝이랑 만나는 거쥬???
4년 전
닝겐8
퓨ㅠㅠㅠㅠㅠㅠㅠㅠ 넘 좋아여ㅠ ㅠ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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