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 나 이번에 그 쪽으로 이사가. 운 좋으면 만날 수 도 있겠다. 또 연락할게.’
‘케이지’ 님에게 문자를 보내시겠습니까?
확인 / 취소
전송버튼을 누르고 닝은 설레는 마음에 싱긋 미소를 짓고 침대에 누운채 눈을 감을거야.
내일은 제 어릴적 친구를 오랜만에 만날 수도 있는 날이거든.
만나면 뭐라고 말하지, 많이 변했을까.
이런저런 생각에 잠을 설치다 겨우 잠든 닝의 폰에 뒤늦게 알림이 울리겠지.
‘오랜만이네. 연락 기다리고 있었는데 답장늦어서 미안해. 잘 자.’
이른아침, 다른 날과는 다르게 아침일찍 잠에서 깬 닝은 어쩐지 몸도 가볍고 기분도 상쾌해.
어제 바리바리 싸놓은 짐을 챙기고 차에 올라탄 닝은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바람을 맞겠지.
닝과 아카아시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친했던 사이야. 늘 손을 꼭 붙잡고 다니며 떨어질 일이 잘 없었지.
같은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까지. 쌍둥이처럼 붙어다니곤 했어.
천방지축인 닝에 비해 아카아시는 조용하고 눈물도 많아 닝이 짖굳은 장난을 칠때면 금방 으앙, 하고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어.
가끔 덩치큰 고학년들이 아카아시를 괴롭힐 때면 나타나 엄청난 깡으로 때려주기도 했지.
그럴 때마다 닝은 익숙하게 제 옷소매로 아카아시의 눈물을 닦아주곤 따뜻하게 안아주었어.
“괜찮아 께지. 내가 지켜주께.”
“웅...”
아카아시는 장난을 치는 닝 때문에 울면서도, 닝의 손을 꼭 잡고 놓지 않았어.
그러던 어느 날, 둘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졌지.
초등학교 3학년 때, 아카아시가 도쿄로 이사를 가게 됐거든.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아카아시는 눈물을 터트리고, 닝은 덤덤한척 아카아시를 안아주었어.
“닝은 안슬퍼?”
훌쩍거리며 말하는 작은 아카아시에 닝은 장난꾸러기처럼 웃으며 대답했어.
“갠차나! 내가 께지 보러 갈게! 나중에 우리 겨론하는거야”
“웅...”
하지만 닝도 슬펐어, 담담해보이는 얼굴은 말그대로 ‘척’이었거든.
집으로 돌아간 닝은 밥도 먹지 않고 하루종일 엄마의 품에 안겨 울다 잠들었지.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닝은 아카아시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할거야.
하루빨리 다시 만나서 예전처럼 꼭, 안아주고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