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해 대학교에 진학하게 된 사람이야. 그리 오랜 시간을 살아오진 않았지만, 대학진학에 고민이 많은 사람이 분명 있을거라 생각하고 글을 한번 써볼게. 나는 언론인을 희망하고 있는사람이야. 고등학교 3년내내 생기부에 내 희망진로는 언론인이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몰라. 진짜 고생했지. 언론인을 꿈꾸는만큼 중대 미컴과를 희망했어. 고3이 되고 성적을 확인해보니 내가 고등학교 입학했을때 기대하던 그 성적과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었어. 중대는 무슨 인서울도 간당간당하다는 성적이란걸 깨닫고 진짜 우울했어. 주위 선생님들은 계속 날더러 과를 바꾸라고 하셨지. 신방과 요즘 경쟁률이 엄청 세잖아. 그냥 복수전공하면 된다, 전과해라, 언론인들중 실제로 학과가 신방과인 사람 얼마 안된다. 내가 그걸 몰랐을까? 누구보다 언론인이 되고 싶어서 그렇게나 언론인들의 인터뷰를 찾아보고 책을 읽었던 나인데, 난 단순히 언론인이 되고 싶어서 신방과 진학을 희망했던게 아니야. 나는 대학의 장점은 내가 배우고 싶은 분야를 더 전문적으로 배울수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해. 나는 대학교에서 언론인이 되기 위한 졸업장을 따고 싶었던게 아니라 신문방송학과에서 가르치는 수업을 듣고 싶었던거야. 내가 배우고 싶었던 분야이니까. 그래서 나는 신방과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 대신 지원전략을 바꿨어. 내가 3년내내 생기부에 목숨을 걸고 생기부를 챙겨왔지만, 어쩔수없었지. 신방과를 희망하는 성적높고 스펙좋은 학생들은 많은데 난 아니니까. 그래서 그때부터 논술을 엄청 열심히 준비했어.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더더욱 조급해서 학원을 2-3개씩 다녔어. 일주일에 4-5학교의 논술 문제를 푸느라 오른쪽 어깨가 뭉치기도 했어. ㅋㅋㅋ 정시준비도 열심히 했고. 논술선생님들도 말렸어. 안그래도 경쟁률 쎈 논술인데 거기다가 신방과라니. 근데 나 진짜 한학교만 빼고 다 신방과 썼어. 심지어 나 중대 신방과도 썼다? 한 학교는 원서쓰고 나니까 갑자기 무서워져서 경쟁률 낮은학과로 바꿔썼고.(이마저도 원서접수 끝나고 나서 후회했어ㅋㅋ) 6,9월 모의고사에서는 모든 대학의 최저를 맞췄는데. 그래서 자신있었는데 수능에서 망했어ㅋㅋㅋㅋ나도 수능때 내가 이렇게 망할줄은 몰랐어. 생전 처음 맞아보는 등급이고 점수였어. 내가 최저없는 논술이라도 질러봤으면 좋으련만, 논술준비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렇게까지는 못하겠다고 했던 과거의 나를 때려주고 싶을 정도였어. 다행히 대학 하나는 맞췄더라. 6지망대학이었는데 뭐 어떡해. 재수는 하기 싫고 최저 맞추긴 했으니 시험은 봐야지. 이 대학은 하필 내가 자신없어하는 대학이었는데. 별로 연습도 안해봤는데. 그래서 나는 시험끝나고 바로 정시 컨설팅 예약했어. 그냥 대학높이고 과를 낮춘다음에 반수해야겠다. 그런데 이게 웬걸. 최초합을 했어. 솔직히 내가 제일 원했던 대학이 아니라서 눈물도 안날줄 알았는데, 엄마한테 전화해서 붙었다고 말하는순간 눈물이 나더라. 내 인생에서 제일 실패한 시기라고 생각했고, 속으로 맘고생 엄청했거든. 이 짓거리를 어떻게 다시하냐. 못하겠다. 붙고나니까, 괜히 욕심이 더 생기더라. 최저를 맞춰서 내가 자신있는 대학의 논술을 쓰러갔더라면 붙었을텐데 라는 그런 생각. 나보다 공부를 못했던 친구가 나보다 좋은 대학을 갔더라는 얘기들과 섞여서 반수를 결심했어. 그러고 나니까 딱히 기쁘지도 않더라. 그리고 시간이 지난 지금 나는 반수생각은 잠시 뒤로 미뤄놓기로 했어. 이유를 말해주자면 그 대학붙고나서 학과의 커리큘럼을 확인했어. 신방과인 학교를 붙긴 했거든. 내가 가고 싶었던 학과잖아. 수업들이 재밌겠더라. 내가 배우고 싶었던 학문이더라. 그래서 그냥 다녀보려고. 아무래도 내가 반수를 하려고 했던 이유는, 주위 시선때문이 더 컸던것같아. 학교를 다녀보고, 수업을 들어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겠더라고.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그거야. 대학교를 입학해서 배우고 싶은 수업을 가르치는 학과가 있다면, 학교에 맞추기보단 학과에 맞췄으면 좋겠어. 남들처럼 사회생활을 해본것도 아니고, 회사 입사시험을 치뤄본것도 아니고 단지 입시 하나만 치뤄본 사람이지만 내가 살면서 제일 잘했던것들 중 하나가 주위의 말에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신방과로 원서 써낸거야. 이 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말해주고 싶어. 너의 선택을, 마음을 믿으라고. 난 앞으로 대학생활 열심히 해보고, 내가 진짜 배우고 싶었던 것들을 배우며 꿈을 위해 살아갈 예정이야. 즐기는 자는 아무도 못이긴다고 했어.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내 글이 익들의 선택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