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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은 오늘도 얼음연못! 혹시 닝들 추천해주고 싶은 브금 있으면 댓 달아줘... ♡)
"닝아, 이제 괜찮나. 내 얼마나 걱정했,"
"구해주신 게 미야 상이라고 들었어요."
"어, 어? 어... ... 내가 갔다가 봐가지고."
"감사해요."
"에, 에이. 당연히 부부된 도리로 당연히 해야 할 일 아니가!"
부부의 도리, 이 단어에 닝이 낮게 실소를 터뜨렸어. 명백한 비웃음이었지.
"안 구해주셔도 됐는데."
닝은 아주 작은 목소리로 덧붙였어. 아츠무는 고개를 갸웃거리다 이내 다시 닝의 시선을 마주하고는 말을 잇겠지.
"어쨌든, 살아나서 다행이다. 앞으로 내랑 같이,"
"드릴 말씀이 있어서 뵙자고 했어요."
"어? 어. 닝 먼저 말해라."
닝은 아츠무의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전부 우스웠어. 안절부절 못하는 꼴부터, 제게 몇 번 말을 걸다가 끊겼음에도 불구하고 자각하지조차 못하고 그저 의아해만 한다는 것이, 너무 웃겼어. 닝은 그 자리에서 웃음을 터뜨리고 싶었지만 꾹 눌러 담았어.
아츠무는 닝의 말을 기다리는 것처럼 경건한 자세로 닝을 마냥 바라보고 있었어. 닝은 천천히 입을 열었어.
"미야 상과 이혼하고 싶습니다."
닝의 목소리는 정말 무감하고 또 냉담하기 그지없었어. 아츠무가 모르는 사람 같았겠지. 당황한 아츠무 어버버거리다 겨우 말 꺼낼 것 같다.
"그, 그게 무슨 말이고. 닝아."
"이상할 것도 없잖아요."
아츠무 그제서야 멀쩡한 정신으로 닝 눈 바라보는데 예전과 같이 절 바라보던 그 다정한 눈이 아닌, 혐오감 가득 섞인 한으로 가득한 눈을 이제야 깨달을 것 같지.
"'그러니까 니가 내랑 결혼할 때 니네 가문 몰락을 이용했겠지.'"
"..."
"'좋아하는 남자랑 결혼하고 싶어서 지 애비 이용해먹는 애.'"
"..."
"저는 아마도 이런 이미지일 텐데, 감히 장성하신 미야 가의 자제께서 이런 천박한 사람을 만날 필욘 없지 않으신가 해서요."
"니, 닝아. 그게 무슨 말이,"
"이혼하시는 걸로 알고 있겠습니다."
닝은 이전에 제가 들었던 말들을 그의 앞에서 그대로 곱씹었어. 아츠무의 표정이 삽시간으로 어두워지는 걸 느끼며 닝은 느리게 눈을 감았다 떴어. 더이상 닝은 누군가에게 잘 보일 필요도, 또 누군가를 지켜야 할 필요도 없었어. 모든 것이 사라졌어. 모든 것이 없으니 잃을 것 또한 없는 거지. 그렇기에 닝은 이 집안에 더이상 남아있을 필요를 느끼지 못했어. 그렇기에 떠나려 한 것이지.
"내, 내가, 어떻게 니랑, 이혼을,... ..."
"어려울 것도 없어요."
"...내는 어렵다."
"원래 없던 존재니 없던 존재라고 생각하고 사세요."
"..."
"있어도 없는 존재나 마찬가지였지만요."
닝은 아츠무가 저렇게 행동하는 것이 우습고 신기했어. 제가 앓아누운 한 달이라는 시간이 궁금했지. 하지만 한편으로는 알고 싶지도,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어. 제 앞의 앉은 아츠무의 절망스러운 표정은 정말이지 봐줄 만했거든.
"내는 못 한다."
"네?"
"내는 니랑 이혼 못 한다고."
하지만 그런 아츠무에게서 나온 말은 의외였어. 당장이라도 이혼하자고 얘기할 예전의 아츠무가 아니었지. 아츠무의 눈에는 소유욕과 같은 어딘가 모를 광기가 스며들어있는 것 같다고 닝은 생각했어.
*
그럼 그렇게 하세요.
…어?
이혼하지 말자구요.
떠날 거야.
네?
누구에게도 알리지 마. 아마 너만 알게 될 테니까.
혼자이신가봐요?
…어쩌다보니요?
적적하실 텐데, 벗 하나 사귀시는 건 어떠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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