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 밤 열시쯤에 계양역에서 환승하려고 역 안에 있는 엔티앤스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뭔가 행동 어눌해보이고 표정도 이상하고 키 되게 작고 옷차림도 어두컴컴하고 그냥 진짜 이상해보이는 남자가 엔티앤스 앞에 가만히 서있는거야 주문한거 기다리는것도 아니고 그냥 진짜 멍 때리면서 가만히.. 내가 엔티앤스 받고 가면서 그 사람 보는데 나랑 눈이 마주쳤거든 근데 눈이 마주치자마자 가만히 서있던 그 남자가 나 있는쪽으로 막 걸어오는거야 내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사람 되게 많았는데도 난 진짜 너무 쎄하고 너무 무서워서 환승하러 가는 계단을 막 뛰어올라갔어 올라가면서 뒤에 보니까 그 남자도 계단 올라오고 있더라 에스컬레이터는 가만히 서서 가야되니까 그 사람이 나 볼 거 같아서 심장 진짜 빨리 뛰었는데도 계단으로 올라갔어 계양역이 처음역이라서 지하철이 5분 정도 대기하는데 난 맨 끝칸으로 뛰어가서 빨리 자리에 앉았는데도 너무 불안한거야ㅠㅠㅠ 그래서 계속 그 남자가 이쪽칸에 타는지 아니면 옆칸에서 넘어오는지 사방으로 살피고 있었어 심장 진짜 빨리 뛰고 다리 떨리고... 나 있는 칸에 사람들 적지 않게 있었는데도 그 남자가 혹시 나한테 오면 어떡하지 이러면서 걱정하고있었는데 칸 너머로 보니까 바로 옆칸에서 그 남자가 걸어오고 있는거야 진짜 어눌한 걸음걸이로 쎄한 표정 짓고 누구 찾는거처럼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면서 ㅠㅠㅠㅠㅠㅠ 난 너무 무서워서 그 남자가 나 못보게 바로 지하철 밖으로 뛰어나가서 반대편으로 뛰어갔어... 도저히 같은 지하철 못타겠어서 다음거 타려고 기다리는데 다행히 금방 지하철 떠나고ㅠ 그 남자는 안 내렸더라.. 나한텐 아무 일도 안 일어났지만 진짜 무서웠어 얘기 들으면 별 일 아닌거 같은데 내가 그 상황이니까 진짜 무섭더라.... 너무 무섭고 손 떨려서 먹던 엔티앤스 쓰레기통에 다 버렸다ㅠㅠㅠ....... 물론 모든게 내 착각일 가능성도 있지만 착각 아닌거같아... 사람 촉이라는게 있잖아 진짜 너무 쎄했고.... 그 사람 눈빛에서 느껴지는 확신이 있었어ㅠㅠㅠㅠㅠ 내가 조심한다고 피할 수 있는 일도 아니았지만... 학생 때 너무 무서웠다 그 일 이후로 절대 계양역에서 늦게 안 갈아탄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