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수능을 친지 벌써 5년이나 지났네 이쯤 되니 쪽팔림은 덜해서 남들에게 처음으로 풀어보는 썰 이모가 고기 사준다고 해서 수능 치러 갔다 심지어 빼정받은 학교가 어디인지 몰라서 헤매다가 경찰차 타고 갔다 수능치고 아무생각 없이 지냈고 대학은 가야하지 않겠냐고 이모가 꼬셔서 대학도 갔다 당연히 대 지사대로 갔다 고등학교 선생님들은 내가 얼마 다니지 못하고 자퇴할거라고 생각하셨는데 의외로 나에게 대학생활은 잘 맞았다 대학친구는 다 비즈니스라는 말이 있는데 무색할정도로 여전히 친하게 지내며 연락하는 친구들도 꽤 있고 장학금도 사실 5000만원 넘게 땡겼고 사실 이번 여름에 졸업했는데 총 평균 평점 4.45/4.5 받고 수석 졸업했다 참고로 이 소식을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들으셨다고 하는데 엄청 놀라셨단다 원래 코로나 아니었으면 나름 학사모도 쓰고 대강당에서 받았을터인데 좀 아쉽네 ㅋㅋ 이모랑 둘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차려입고 가자고 4학년 때부터 종종 얘기했던 것인데 아쉽다 고등학생 때 나는 정말 개판인 학생이었다 엘리트 고등학교에서 다시는 나오지 않을 레전드 학생이라 회자되고 있다 난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한게 신기하고 이것을 도와준 선생님들과 이모에게 감사하다 내 의사에 반한 내가 선택하지 않은 고등학교였다 나는 백업용 자식이었고 트로피 자식이 떨어지자 억지로 보내졌었다 그때 당시 면접 썰을 풀면 여전히 친구들은 나에게 어떻게 합격했냐고 물어본다 나도 몰라 나랑 다르게 너무 똑똑한 아이들에 둘러싸였었고 나보다 남들이 더 잘난 걸 보지못하던 못난 나는 이걸 받아들이지 못했고 동시에 의지가 없었다 대학들어가서 내 인생에 대한 결정권과 책임을 모두 떠안았고 정말 가끔 하루하루가 너무 무거웠고 힘들었지만 또 되돌아보면 다 참 의미있었다 남들은 그래도 한 번 더 해보지 그랬냐고 하는데 음 아니... 돌아간다고 해도 수능은 안 칠 것이고 나는 나름 대학 생활과 내 성과에 만족한다 스펙 쌓을 거 꽤 잘 쌓았다 가르치는 학생들의 시야에서는 대학이 전부라고 느껴진다고 한다 음 뭐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지 막말로 내가 고등학교 입학 했을 때 다들 나보고 이제 인생 탄탄대로 엘리트길 무조건 스카이 입학 길을 걸을 거라고 했는데 아니었던걸 보면 진짜 인생 모르는 거다 그냥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라는 것 인생에 정답은 없고 내가 일구어내는 거라는 것 그거만 알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