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가 간이 안좋으시다구해서 수술해야한다 뭐해야한다 어깨너머로 들었었거든?
난 그 당시에 어려서 그냥 막연하게 인터넷에 간 기증에 대해서 검색을 했었어
대부분 포스팅들의 결론은 결국 "어차피 간은 재생되는 장기라 장기기증해도 일상 생활에 지장 없다!" 였음.
난 생각했었어. '그럼 난 아직 어리니까 금방 재생되겠지? 혈액형도 맞잖아. 할머니한테 이식해줘도 되지않을까?'
할머니한테가서 내 간으로 수술하라고 말했더니, 할머니가 하지말래. 평생 고생한다고. 그렇게 막 결정하려들면 안되는거라고.
'할머니!! 그거 다 재생된대 ㅠㅠ" 막 이러면서 꼬장부렸는데 끝끝내 거절하셨어.
몇 년이 지나고 난 뒤에, 문득 생각이 나서 장기기증에 대해 뉴스를 찾아봤어. 근데..
'조사에 따르면 간 기증자의 80%가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린다..'
'5년이 지나도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고 대다수의 장기 기증자들은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린다'
순간 머리가 멍해지더라구.
할머니가 괜히 모르고 한 말이 아니었구나. 다 알고 계셨구나. 그래서 말리셨구나.
난 '할머니가 옛날 사람이시라 요즘 의학 기술 잘 모르시는구나. 답답해!' 생각했었는데.
오히려 너무나 잘 알고 계셨기에 말렸던 거였음을 깨닫고 너무 슬퍼지고,
또 내가 어렸을때 본 포스트들이 원망스러웠음.
그 사람들은 대체 무슨 목적으로 그런 포스트를 올렸던걸까?
후유증이 전혀 없다는 듯이 부풀려서 퍼트린다는게 정녕 옳은건가?
참 충격이 아닐수가 없었음.......
난 이때 경험 이후론 의학같이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분야는 블로그 포스트같은 거 쉽게 안믿음...
가끔 내가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바다를 드나듦으로써 어르신들보다 좀더 넓은 지식과 교양을 가지고 있다고
자만하게끔 되는 것에 경계하게 됨...
진짜 어른들 말 그냥 흘려들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