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sports/kbaseball/article/477/0000386282 -은퇴식에 막상 오니 어떤 마음이 드는가. (야구장에서) 많이 떨어져 있다가 오고 입장할 때부터 팬분들을 보니까 감회가 새롭기도 했다. 마인드 컨트롤이 잘됐었는데 조금 안 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은퇴를 결정한 배경은. 갈 때는 내 발로 가고 싶었다. 누구에게 휘둘리는 게 아니라 내 발로 가고 싶었다. -두산 선수들과 인사 나눴나. 연락이 오더라. 아쉬워하는 사람은 없었다. 내 결정을 아는 친구들이고 동생들이라 다 웃으면서 전화했다. -허경민이 은퇴식에서 안 울면 10만원을 주겠다고 했다. 지금 귀마개를 할까 싶다. 대성통곡을 할 것 같은데, 웃거나 통곡하거나 둘 중 하나일 것 같다. -두산에서만 선수 생활을 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정말 많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첫 우승했을 때다. (이)현승이 형의 마지막 공이 들어간 궤적까지 다 기억이 나니까. -김태형 감독은 2015년 우승 베스트 멤버가 애틋하다고 하던데. 우승 멤버들과 추억을 떠올린다면. 다 내게 소중한 형과 동생들이다. 추억이다 이런 생각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가져갈 좋은 순간이니까. 추억 그런 단어는 쓰고 싶지 않다. 오다가다 다 만날 것이다. -팬들도 많이 찾아 왔던데. 마지막 성적이 아쉽진 않은지. 항상 잘할 수는 없는 거니까. 성적을 이야기하면 할 말이 없지만, 마음 먹기 전까지 최선을 다했다. 남들보다 2~3배 했다고 자부하고. 나보다 연습량이 많고 노력을 많이 한 선수는 김재환 한 명밖에 없다. 2009년부터 단 하루도 쭉 쉬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그런 노력이 조금 인정 받는 건 감사하다. 마지막 성적이 좋지 못한 건 죄송하고 사과드린다. -은퇴 이후 계획은. 꾸미는 거 좋아해서 여러가지 다양한 방면으로 생각 중이다. 유희관처럼은 아니다. -두산을 향한 애정이 큰 것으로 아는데, 동료나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항상 이야기한다. 우리를 왕조,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팀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우리는 가장 연봉 총액이 모자랐던 선수들이었다. 그 선수들이 팀을 위해 희생하면서 강팀이 된 것이다. 헝그리 정신이 아니더라도 동료를 위해 희생하는 마음이 어느 팀이든 다 있을 수 있는데, 두산 특유의 문화가 있다. 그것을 잊지 않고 한 명씩이라도 지금 (허)경민이, (김)재환이가 하듯이 그렇게 해줬으면 좋겠다. -키스톤콤비를 이뤘던 김재호는 어떤 동료였나. 눈빛만 봐도 안다는 말이 있지 않나. 내 평생 오른쪽을 맡겼던 사람이다. 수비 위치를 내가 생각했을 때 오른쪽 파트너가 이야기하면 생각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전적으로 유일하게 믿는 사람이었다. 내가 정말 확신해서 수비 위치를 정하면 누가 얘기해도 말을 안 듣지만, 내 유격수의 말만 들었다. -포스트 오재원이 보이는가. 2군에서 오래 있으면서 가장 아쉬웠던 게 다들 김재호를 따라하려 한다. 김재호는 정말 타고난 유격수의 표본같은 사람이다. 따라한다고 따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정후(키움)를 따라하고 싶다고 할 수 없는 것처럼. 빨리 현실을 파악하고 멋을 부리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잡아서 아웃시키려는 집중력을 길러야 한다. 천재를 따라하는 게 아니라 그 정신을 따라야 한다. 그게 두산의 정신이다. -오재원을 어떻게 기억했으면 좋겠나. 최선을 다했던 선수로 기억했으면 좋겠다. 진정성을 조금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엔트리에 들었는데, 경기에 나가면 어떨까. 실책하면 어쩌나 싶다. 큰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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