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마다 증상이 전부 똑같지 않아서 나랑 다른 특징이라도 adhd일 수 있다는 점 + 나는 약빨이 비교적 잘 받는 점을 미리 밝혀둘게
먼저 나는 태어나서 한번도 adhd 의심해 본 적이 없다가 얼마 전에 오은영박사님이 나오는 모 프로그램에 나온 adhd자가진단 리스트를 보고 해당사항이 너무 많아서 의심하게 됐어
내가 본 자가진단표는 이거야
난 여기서 8~9개 정도 해당이 있었고 평소에 업무적으로 실수가 있고 지인들에게 말실수를 하고 물건을 깜빡하는 부분이 가장 스트레스라고 생각해서 정신과를 방문하게 됐어
정신과마다 adhd진단을 위해서 해주는 검사가 전부 다른데 환자와 대화하고 진료만으로도 진단해주는 병원도 있고 CAT검사나 풀배터리 검사, 뇌파 검사 등을 통해서 검사해서 진단하는 병원도 있어
가격도 병원마다 검사를 뭘 하는지마다 천차만별이라 진단에 얼마라고 단언할 수는 없어..
성인 adhd의 경우에는 진료를 해주지 않는 병원도 있으니 방문 전에 반드시 전화해보고 가야해
나는 adhd진단을 받고 약을 먹은지 반년 가까이 됐어
의외로 약을 먹고 나서 내가 의심한 부분이 아닌 다른 부분들이 adhd 특징에 해당한다는 걸 많이 알게 되더라
처음에 방문할 때는 분명히 업무적인 부분을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하고 싶었는데 그것보다는 사실 폭식이나 불필요한 충동구매를 줄이는 데 많은 도움을 많이 받았어
지금까지는 내가 그냥 남들보다 먹성이 좋고 물욕이 많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것도 전부 도파민 부족 증세와 연관이 있는 것 같더라고
병원 다니기 전에는 한달에 배달음식으로만 100만원을 넘게 소비했으니 얼마나 심했는지 알만하지
병원 다니고 약을 복용한 후로는 한달 카드값이 정신과 진료 및 약값을 포함해도 정말 많은 부분이 줄어들었어..
예전에는 카드값 빠져나가면 월급 안남는 수준이었다면 이제 월100짜리 적금도 꼬박꼬박 들고 있는 상황이야
그 외에 업무실수도 물론 현저하게 줄어들었고, 말실수도 줄었고 평소 내가 원하던 차분하고 어른스러운 사람이 된 것 같아
친구들 말에 집중을 전혀 못해서 친구들 말이 길어지면 바로 집중력을 잃고 대화에 참여하기 어려웠던 부분들도 개선됐고 과도하게 남들 일에 오지랖을 부리던 게 있었는데 그런 것도 사라졌어
아이큐 지수는 평균 정도였는데 왜 이렇게 나는 바보같을까 자책하던 부분도 약을 먹고 노력하니 이젠 글을 읽을 수 있더라
전혀 운동을 하지 않았었는데 이제 퇴근 후에는 무조건 헬스장부터 들리게 됐고 주말에는 자격증 공부도 시작했어
물론 이 모든 게 약을 먹는다고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건 아니야
약으로 의지까지는 만들어 주지 못한다고 하더라고..
결국 약을 먹고도 개선을 위한 본인의 노력이 중요하고 약 먹고 나니 집중력이 높아져서 예전보다 게임이 잘된다면서 게임만 계속하는 사람들도 있어
그런 의미에서 인생을 무조건 마법처럼 바꿔주지는 못하지만 노력해도 정말 남들이 하는 일이 어렵고 힘들던 사람들에게는 인생을 바꿔줄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해
약효의 경우는 나는 현재 콘서타 27mg을 오전 9시 경 하루 1회 복용중이고 보통 12시간 정도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꾸준히 먹으니 기분 탓인지 아니면 생활 습관이 바뀐 탓인지 모르겠지만 퇴근 후에도 비교적 예전보다는 훨씬 괜찮은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성인 adhd의 경우는 사실 지속적으로 약복용하는 게 가장 효과가 좋고 약을 먹으면서 본인이 좋은 습관을 계속 몸에 배게 하는 게 가장 우선적인 치료인데 애초에 약을 먹지 않으면 생활습관 개선 자체가 어려운 병이기 때문에 우울증처럼 정신과에 방문해서 약을 먹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하더라
커뮤도 거의 줄여서 인티도 잘 들어오지 않고 오지랖이 줄다 보니까 이 글도 작성하기 귀찮은 부분도 있었는데 성인 adhd 환자들 중에 여자들은 워낙 발견하기가 어렵고(충동성 측면이 적고 조용한 adhd들이 많아서) 그럼에도 치료를 하면 너무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는 걸 내가 직접 경험하고 나니까 다른 사람들하고 나누고 싶어져서 평소에 글을 쓰던 인스티즈에 글을 남겨
사실 adhd환자들은 이렇게 긴 글을 읽기 어려워할 것 같아서 여기까지 읽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제목이라도 보고 꼭 해당되는 사람이 있으면 병원에 방문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