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l조회 27l

언제부턴가 내가 느끼는 환멸은 바닥이 보이지 않는 구덩이의 암울함과 다를 바 없게 되었다. 분명 어느 순간에는 이러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있다. 과거에 매달리는 중장년마냥 기억의 서고를 헤집어 빛이 담긴 찰나들을 꺼내려 애쓴다. 그 과정이 끝나면 나는 초라한 원숭이 한 마리로 태어날 뿐이다.

낡아빠진 교회 주차장 옆 데이지 꽃잎의 물결, 일요일 오후 이불 먼지, 실수로 밟아죽인 이름 모를 벌레의 피, 엄마의 지나가는 조언 이 모든 것들이 결국 내게서 멀어져 끝내 그림자를 감춘다. 인생의 단편적인 조각들은 절대 나의 것이 되지 못하고, 탐욕적인 독재자의 손 끝을 빠져나가는 사막의 모래처럼 날아가버린다. 지금의 행복, 현재의 우울, 이 순간의 불쾌, 전부가.

임시적으로나마 살아있다가, 포착하는 그 순간 불에 타 사라지는 모든 것들아. 잘 알고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며 세상에 말 할 수 있을까. 오늘도 너희의 시체 자국을 기록하는 나는 변덕쟁이 필경사라네.

추천

이런 글은 어떠세요?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날짜조회
감성하루 04.11 01:2835 0
감성변덕쟁이 필경사 04.01 00:1627 0
        
        
        
2022년에 보기 좋은 내가 좋아하는 구절들 5 01.02 02:49 1236 7
연애하기 전 사랑에 대한 내 생각 12.26 10:29 993 0
돈 모으려고 휴학하는 거 어때5 12.23 02:11 579 0
5% 12.23 01:37 183 0
외로움을 배고픔이라고 착각한 적이 있다 1 12.10 22:14 829 3
진짜 오랜만에 글 쓰고싶다 댓글 남겨줄래?4 12.08 13:45 638 0
전시회 다녀왔다1 12.08 08:21 876 0
본인표출 이상주의자의 무의식 Ⅸ 9 12.06 23:01 1784 4
나 카톡테마 샀는데 오때16 12.05 03:01 3837 6
여기서 영화 추천받아도 되나 ?6 12.01 00:33 976 0
나 오늘 생일인데 축하좀 해주랑6 11.29 21:12 447 0
형 이름행시 장인이다 3명만 와라!11 11.14 13:07 1268 0
심리적으로 지쳤을 때 11.10 10:47 758 1
불완전한 에덴 11.09 10:57 530 0
아빠의 등 11.03 22:08 360 1
01.파리2 11.03 01:27 447 0
먼 곳의 불빛은 나그네를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1 11.03 01:06 850 0
왜몰라2 11.02 01:19 394 0
자신감이 집 나간 날 10.29 23:58 467 1
올해 본 글인데 기억이 안나서2 10.27 01:21 953 0
감성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