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사람인데 위로 받고 싶고 힘들 때 있는 걸 미루고 피곤한 거 걱정해 줬고
걱정해 주는 게 싫으면 얼굴에 피곤한 티를 지우든가 아님 은근하게 피곤하단 식으로 말을 흘리질 말았어야지
맨날 괜찮다고 건강 상의 안 좋은 시그널이 아니니까 깊게 생각하지 말라면서도 자꾸 피곤하고 힘들어 하다가 오늘도 아침부터 그런 모습 보여주고
그러면서 또 괜찮다길래 이젠 솔직히 나 만나는 것 때문에 이렇게 피곤해 하나 싶기도 하고 도대체 왜 이렇게 피곤해 하는 건지 이해가 조금씩 안 가려는 거 겨우 참고
너무 걱정하는 것도 독이 될까 봐 오늘은 더 걱정 안 하고 그럼 다행이다 하고 말았다
근데 방금 학교 왔다고 전화 주길래 받았는데 목소리도 안 좋고 속이 안 좋다고 차멀미 했나? 토할 거 같다고 하는데 걱정 안 할 수가 있나 연인사이에?
그래서 얼른 수업 가기 전에 화장실에 좀 앉아 있으라 하고 끊었다. 근데 이건 걱정돼서 급하게 집에서 나와서 정신 없이 학교 갔거나 컨디션에 따라서 차멀미 할 수도 있다
아프지 말라 보냈는데 심각한 거 아닌데 왜 그리 걱정하냐고 그러네
참 솔직하게 내 애인지만 어이가 없다
계속 은연 중에 피곤하고 체력이 안 좋다는 거 계속 어필하는 것도 애인고, 내가 혼자 망상병 걸려서 애인이 생글생글 행복해 하는데 걱정한 건가?
개강하고부터 쭉 피곤해 하는 걸 보여주니까 애인 입장에서 응 그래 괜찮구나 하는 것도 이상하고 사랑하니까 걱정하고 배려하는 거지
솔직히 나도 계속 그런 모습 보는 게 나 때문인가 싶기도 해서 마음도 복잡하고 씁쓸하고 그런 생각이 아니더라도 애인이 쭉 컨디션 회복이 안 되는 걸 좋은 기분으로
볼 애인는 없잖아
걱정이 싫으면 숨기든가 다 보여줘서 걱정을 하게 만들고선 걱정을 그만 하라고 화를 내니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참 허탈하기도 하고
그럼 이젠 괜찮아? 걱정된다 가 아니라 큰 문제 없어 라고 말하면 아 그렇구나 다행이네 하고 말아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