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닝은 자연스레 아버지끼리 아는 사이였던 보쿠토네 집안이랑 친해졌으면.. 그치만 닝은 집안사정이 복잡했으면 좋겠다. 완벽한 후계자로 키우려고 닝네 아버지는 닝을 엄격하게 교육했겠지.. 겉으론 티나지 않았지만 닝은 심각한 학대와 폭언을 견디며 자라왔을 거야. 그래서 누구도 믿지 못하고 불신과 우울로 똘똘 뭉친 닝에게 유일하게 손을 내밀어준 게 보쿠토였으면. 닝에게 보쿠토는 구원자이자 동경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매일 죽고싶다 생각하면서 죽지 못하고 구질구질하게 살아가는 어두컴컴한 인생의 유일한 빛. 구김없는 보쿠토 덕분에 닝은 조금씩 밝아지고 세상 밖으로 나가려고 하겠지. 그치만 빛은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갈 수록 눈이 멀 정도로 자신을 고통스럽게 만들었을 거야. 비슷한 집안이지만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누구에게나 존경 받는 보쿠토를 보면서 닝은 질투 보다는 오히려 자괴감과 괴리감이 들었을 지도.. 그래서 닝은 보쿠토를 좋아하면서도 자신은 보쿠토처럼 될 수 없다. 변할 수 없다. 이런 부정적인 생각들로 가득 찼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자기는 죽을 때까지 아니 죽어서도 그 집안에서 못 벗어나니까.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와 후계자라는 무게를 오로지 홀로 견뎌내야 하는 닝. 보쿠토는 어렸을 땐 닝을 위로해주고 보듬어줬지만 배구부에 들고서부터 조금씩 눈치채지 못 했으면. 워낙 배구바보에다가 눈치가 빠른 타입은 아니니까. 게다가 닝은 보쿠토를 선망하면 할 수록 보쿠토에게 이런 어둠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마음의 골은 더 깊어지겠지. 짝사랑하는 상대이자 자신이 동경하는 보쿠토를 바라볼 때면 자기혐오가 나날이 심해져서 늘상 괴로웠을 거야. 그렇게 서로 엇갈리면서 서브남이 등장해서 보쿠토도 닝에 대한 마음을 깨닫고 확실해졌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