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으로만 사는 것 같다 오로지 생각만 하다 보니 하루가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났으며 일 년을 채워간다 생각을 지우려면 또 다른 생각을 해야만 한다 생각은 상상이었고, 상상은 다시 생각이 되었다 그 상상들이 나에게는 유일한 도피처였으며 끔찍한 파편이기도 했다 생각들로 잠식된 하루가 어둑해졌을 무렵 또 다른 생각이 피어오른다 대체 언제까지 생각에 쫓기는 것일까? 생각을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해? 잠에 들면 괜찮을까? 답은 못 찾았다 잠에 들더라도 생각의 바탕으로 이루어진 잠이 내게 더 했으면 더 했지, 덜 하지는 않을 거라는 것을 잘 알기에 뜬 눈으로 새벽을 맞이하다 겨우 눈을 감아 공백을 떠올려본다 또다시 하루가 밝았다 생각에 쫓기는 하루가 시작된 것이다 아아, 이 어둑한 내 모남이 죽어서야 끝나는 것일까 생각에 쫓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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