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대야. 그런데 이 꽃 이름이 뭐야?” 꽃 이름이라. 나도 처음에 그 꽃의 이름을 몰랐었다. 그저, 정원에 피어있는 노란 꽃.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리고 꽃집을 하면서 알아본 결과, 그 꽃은 잡초나 야생화가 아닌, 이름이 있고, 꽃말이 있는 꽃이었다. 갑자기 울컥했다. 그가 나를 위해 매일같이 꽃을 꺾어다 주었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고, 왜 하필 저 꽃을 꺾어다 주었는지. 서럽기도 했다. 혹시 그는 이 꽃의 이름과 꽃말을 알고 있었던 걸까? 혹시 그런 걸까. 그래서 이 꽃을 꺾어다 준 걸까? 나는 눈물이 터져 나오지 않게 천천히 경수에게 대답해 주었다. “꽃 이름은 칸나.” 검은 옷을 입은 그가 수줍게 꽃을 손에 들고서 문 앞에 서 있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내가 웃으면서 문을 향해 걸어가자, 아무 말도 없이 꽃을 내밀 던 모습도. 머릿속에 그려졌다. “꽃말은.........” 내가 꽃을 받고는 기뻐 해맑게 웃으니, 나를 따라 살며시 따라 웃던 그의 얼굴도. 머릿속에 그려졌다. 그리고 나에게 보내던, 언제나 사랑을 외치고 있던 눈빛도. 머릿속에 그려졌다. “............꽃말은” 그가 다시 사무쳤다. “행복한 종말.” 나는 여태 참아왔던 모든 날들의 눈물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