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아, 이런데 이렇게 혼자 예쁘게 앉아있으면 위험해.”
뭐야 이 는?
멀끔하니 정장을 차려입고 제 살짝 올라간 눈꼬리를 빤히 쳐다보는 남자에 민석은 정말 당황했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 진심 내 스타일이다…….
아니, 그보다 먼저. 뭐? 고양이?
듣도 보도 못한, 근본도 없는 그런 멘트로 설마 제게 작업을 걸고 있는 건가? 그렇다고 보기에 남자는 정말 비오는 날 골목에 버려져있는 길고양이를 걱정하듯 진지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또 그 낮은 목소리.
“주인은, 어디에 있어?”
그러더니 저를 만지려는 모션을 취했다. 뻗쳐오는 큰 손에 피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눈썹 뼈 위에 검지가 닿았다. 옷이 더러워지는 건 신경도 안 쓰는지, 남자는 어느새 제게 눈높이를 맞추며 무릎을 꿇은 채였다.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까,
진짜 잘생겼다.
김민석은 보기보다 훨씬 충동적인 사람이었다. 자유도 자유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그때그때 제 기분과 욕구의 충족.
“그런 거 없는데.”
순간 미간을 찌푸린 남자는 민석의 무릎을 짚더니 힘을 주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민을 하는 건지 낮게 목을 울려 의미 없는 소리를 내던 남자는
“걱정하지 마. 나비야. 내가 데려갈게, 우리 집으로 가자. 지금 좀 더럽긴 한데, 그 정도는 이해해 줄 수 있지?” 하고 씩 웃었다.
“내가 거길 왜. 나 알아?”
“위험하다니까, 생긴 건 예뻐가지고. 누가 확 잡아가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그리고 모르지, 모르는데, 그거야 차차 알아 가면 되는 거니까.”
제 자리로 돌아가는 남자에 민석이 눈만 끔벅거리고 있자 남자는 코트와 서류가방을 챙기며 말했다.
“뭐해, 가자니까. 정리 안 해?”
내가 이러다 사고 한 번 크게 친다. 엄마가 낯선 사람 따라가는 거 아니랬는데…….
앞에서도 말했지만, 민석은 충동적인 사람이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한동안은 그럴 거였다.
그리고 저 정도 생겼으면 따라가도 돼.
고양아, 하고 불러오는 소리에 민석은 노트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알았어. 간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