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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9년 전 (2014/8/30) 게시물이에요

 

 

 

ㄱ 여유로운 토요일 아침은 모닝커피와 함께 한조각의 세종을 | 인스티즈

 

 

 

 

 

 

 

“형제처럼 지내고 싶다면서.”
“어?”

 

 


김종인은 그리 말수가 많은 편이 아닌 것 같았다. 뭔가를 물어보면 서술형의 답이 아닌 ‘응’, ‘아니’와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방금도 내 질문에 그렇다할 대답이 아닌 되묻는 식의 대답이 돌아왔다. 그 모습을 보니 아, 이게 누나만 둘인 남동생의 모습인가― 싶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웃음이 새어나왔다. 

 

형제가 꼭 대화가 많은 건 아니잖아. 이번엔 조금 그럴싸한 대답이었다. 고개를 끄덕거리며 솔직하게 그 말도 맞는 말이라고 옹호해주었다. 한참 이야기를 나눈 끝에 얻은 중요한 공통점은 김종인과 내가 같은 중학교에 나왔다는 사실이었다. 당황스러워 하는 내게 그럴 수도 있다고 어깨를 으쓱인 김종인은 덤덤하게 자신은 삼년 내내 삼반이었다고 말을 했다.

 

 


“어? 나도 이학년 때 삼반이었는데?”
“응. 나는 너 기억 나.”
“미친, 나는 너 진짜 하나도 기억 안 나는데.”

 

 


내가 튀는 애가 아니라서 그랬을 거야. 멋쩍게 웃는데 그렇게 미안할 수가 없었다. 어쩐지 친해지고 싶더라. 미안함을 무마시키기 위해 일부러 능청을 떨면서 말했다. 그랬더니 김종인은 고개를 숙이며 입 꼬리를 끌어올렸다. 웃음을 감추려는 그 모습에서 도리어 나는 사람의 미소가 이렇게도 진실 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햇살처럼 휘어지는 눈매와 살짝 드러나는 흰 치아가 예쁘게도 조화를 이루었다. 빤히 얼굴을 보는 내가 민망했는지, 살짝 고개를 들어 올렸던 김종인은 또 다시 고개를 숙였다. 얼굴을 조금 더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어쨌든, 이렇게 같은 고등학교로 배정받은 것도 인연 같은데,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나도.”
“그게 끝이야?”
“뭐가?”
“나한테 하는 말이.”
“아아…….”
“더 할 말 없어? 뭐 부탁하고 싶은 거라든지.”
“내가 말주변이 없어서…. 생기면 나중에라도 이야기 해줄게.”
“그래 그럼.”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기거든 나중에라도 해주겠다는 그 순박한 사고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꿰차고 앉아있던 남의 자리에서 일어나 내 자리로 돌아왔다. 일어나는 나를 따라 올라오는 시선에 살짝 웃어줬다. 자리에 돌아와 앉으면서 내 등으로 따라붙는 시선을 느꼈지만, 뒤를 돌아보지는 않았다. 어쩐지 돌아보게 된다면 그 옆자리에 도로 앉고 싶어질 것만 같은 기분 탓이었다. 의자를 꺼내 앉고서 수업 준비를 했다. 빳빳한 교과서를 아무 페이지나 펼쳤다. 다음 시간이 국어 시간이었는지, 짧은 시가 나타났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꽃이 되고 싶다.”

 

 


누군가에게 꽃이 된다는 건, 어떤 것일까. 또 누군가에게 꽃이 되고 싶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조용히 시를 뇌까렸다. 얇게 새어나온 목소리는 너무도 작은 소리라 아무도 듣지 못했을 테지만, 꼭 누군가가 듣고 있기라도 하는 것처럼 나는 한마디 한마디를 조심스럽게 내뱉었다.

 

 


“꽃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또 너도 나에게. 서로에게 꽃이 되어줬으면. 아름다운 향기와 미소를 지닌 꽃이 되어줬으면.

 

그렇게 찾아온 것 같았다.
내 봄이.
내 꽃이.
말도 없이 사뿐사뿐.
고양이 걸음으로 그렇게.

 

 

 

 

 


*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도 쉼 없이 중얼거렸다. 꽃이 되고 싶다던 시인의 시를 말이다. 어느새 머리 안으로 들어찬 그 구절들이 눈앞에서 동동 떠다니고 있었다. 손을 뻗어 잡을 수는 없지만, 곁에서 떠나가지는 않는 그 거리에서 내 주변을 맴돌았다. 그리고 그 옆엔 김종인의 얼굴도 함께였다. 왜일까.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분명 그 아이가 신경이 쓰이는 건 확실했다.

 

처음 교실에 들어가 앉는 순간부터 두 눈이 절로 가서 꽂혔다. 과장도 허풍도 조금 섞여 있었지만, 거짓은 아니었다. 자꾸 눈이 가고 알고 싶고. 뭔지 몰라 그저 친해지고 싶어서 그런가보다 생각했다. 사람이 좋은 데에는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는 합리화를 시키고 운동화 끝에 채이던 작은 돌멩이를 힘껏 걷어찼다. 멀리 날아간 것이 어딘가에 부딪쳐 깡― 하고 소리를 냈지만, 그 흔적을 보이지는 않았다. 아직은 밝은 하늘을 올려다보니 어디에서 날아 온지 모를 꽃잎 하나가 한들거리며 가라앉고 있었다. 눈을 조금 더 돌리니 근처에 큰 벚꽃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나무에는 지지 않은 벚꽃 잎이 솜사탕처럼 붙어있었다. 고개를 젖혀 보다 높은 곳의 가지를 보았다. 그 곳엔 아래쪽보다 많은 꽃잎이 매달려 있었다.

 

 


“벚꽃 진짜 많다.”

 

 


삼월이면 벚꽃이 한창이었다. 벚꽃 나무는 한 그루 뿐이었지만, 한 그루 만으로도 풍성한 봄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었다. 귀퉁이를 돌기 전, 골목 어귀에 보기 좋게 서 있던 이 나무가 벚꽃 나무인줄은 몇 년을 살면서도 알지 못했다. 관심이 얼마나 없었는지, 지금에야 알게 되어 좀 서운한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다.

 

 


“……꽃.”

 

 


연한 분홍빛 꽃잎이 바닥 위로 듬성듬성 떨어져 있었다. 내 엄지손톱만큼 작은 꽃잎들을 따라 걸으며 생각했다. 이것들이 뭔가, 김종인을 닮았다.

 

 


“치…….”

 

 


꽃이 되어 달라 시를 읊으며 꽃을 바라보고 있는 순간, 나도 모르는 사이에 김종인이 내 가슴 안으로 들어왔고. 또 그 안에서 한 그루의 벚꽃나무가 되어버렸다. 봄이면 만개하는 벚꽃 나무가 되어, 내 가슴 안에서 분홍빛 꽃잎들을 한껏 펼쳐대고 있었다.

 

그래서 바닥위에 수놓아진 저 연분홍 반점들이 가슴을 간질이는 게 김종인을 닮았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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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런 분위기 좋아한다코..................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내 홈줄까 ㅏㅇ닝라ㅜ아ㅏ아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여우2
좋다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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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너무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계속연재해줘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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