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습니다 l 열기
l조회 90l
이 글은 7년 전 (2017/2/01) 게시물이에요



앞에 부분은>> http://www.instiz.net/name_enter?no=42440985&page=4&category=59

 

@@

 

 



 


얼마나 달렸을까, 빗줄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산하 빙의글; 마을을 도망친 너 또까 | 인스티즈




굵은 비가 하염없이 내렸다.

어김없이 도착할 아침에 무력감을 느꼈다.



.

.

.




추위를 온몸으로 견디어 내야 했다. 그리고 곧, 정신이 흐려지기 시작한다.

얼마 못 버틸 것을 예감하며 눈을 질끈 감으면서도, 모든 것이 꿈일 거야, 애써 바라본다.





*





산하 빙의글; 마을을 도망친 너 또까 | 인스티즈





아주 지독한 향이 코를 마비시키는 듯했다.

아직 연기도 가시지 않은 총구가 내 코 끝 바로 앞에서, 나를 겨냥한다.

온몸이 굳은 것마냥 움직일 수가 없었다. 단지 눈꺼풀을 내리 한 채로 총구를 바라보는 수밖에,

아침을 맞듯, 죽음을 기다리는 수밖에는.




총을 쥔 이의 얼굴을 딱히 보고 싶지 않았다. 두려움을 더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한참 후에서 총구는 내 콧등을 탄다. 이제 이마 위에 놓인 총구.

총구를 향해, 자연스레 눈을 천천히 떴다. 뭐랄까, 자신의 얼굴을 봐 달라는 듯한 신호 같기도 했다.





산하 빙의글; 마을을 도망친 너 또까 | 인스티즈






총구, 그 총을 쥔 큰 손 또, 건장한 체격

그리고, 앳되어 보이는 소년.



시야가 넓어지며, 아주 잠깐 동안 눈이 마주친다. 나의 시선이 반사적으로 일렁이었다.

내 불안한 시선을 들켜버린 건지, 그는 자신의 몸을 일으키며 그만 나를 겨눈 권총을 거두었다. 그가 일어서자, 내 시야가 그의 실루엣으로 가득 찼다.



여기는 실내였다. 창이 하나 놓인 실내. 지난밤, 버리고 온 나의 침실과 구조가 신기하게 비슷했다.

다만, 깨져버린 전구가 내 공포 심리를 자극하긴 하지만. 뭐, 괜찮다. 내가 들고 온 듯한 등잔불이 소년을 은은하게 비추고 있지 않은가.

몸을 일으켜야겠단 생각이 뒤늦게 휘몰아쳤다. 너무 급히 일어나려 한 탓에 바닥을 짚으려던 손이 잘못하여 미끄러지고 만다.

다시 일어나 보려, 내디딜 바닥을 더듬을 때쯤에서 무언가가 만져졌다.



바닥을 뚫은 듯한, .. 실탄이었다.



손길을 따라 눈길이 움직였다. 바닥 위로, 내 엄지보다 약간 큰 것 같은 실탄이 아주 꼿꼿이 박혀있었다.

그를 다시 흘긋 쳐다보았다. 정확히는 그의 손에 움켜진 권총을 두렵게 쳐다보았다.

나를 겨누려다가 실수로 발사한 것일까, 무의식중에 계속해서 실탄의 끝부분만을 만지작거렸다. 손을 거기서 떼지를 못했다.

일어나려 한 것마저 잊은 듯 말이다.




라이터 켜지는 소리가 두어 번 들리더니, 곧 실내가 독한 연기로 자욱해진다.  코를 찌르는 듯한 독한 향으로 봐선 보통 담배는 아닌 것 같았다.

나를 빤히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질 즘, 그는 무릎을 굽히고 곧 내게 가까이 다가왔다. 그의 큰 손이 내 뺨을 잠깐 어루만진 다음 내 손등을 조심스레 덮는다.

독한 향에 취한 듯 눈이 풀려 몽롱해 보였다.






산하 빙의글; 마을을 도망친 너 또까 | 인스티즈







내 손등을 살며시 쥔 손이 보다 오른쪽을 향한다.

또 하나의 바닥에 박힌 실탄, 그 옆에 바닥을 구르는 실탄 몇 개.


권총을 쥔 왼손이 자연스레 내 어깨 위를 지난다. 오소소 소름이 끼쳐, 머릴 오른쪽으로 살짝 튼다.







산하 빙의글; 마을을 도망친 너 또까 | 인스티즈



연이어 등 너머로 울리는 거대한 총성




나를 쏘는 핏발 선 눈빛이 무구하게 빛난다. 나를 몇 번이고 죽이려 한 걸까, 왜 나는 여기 살아있을까.

그에게선 여전히 독한 향이 났다. 이상하게도 자극적인, 오묘한.




" .. 이상해, 널 못 겨누겠어 "




소년의 떨리는 목소리가 귓가에 박힌다. 총성보다도 더 크게.

그가 내 어깨 위로 고개를 떨군다. 그렇게 우린 한참 동안 시간을 보내었다.

독한 향에 정신을 못 차리다가도 그의 머릿결로부터의 은은한 비누 향에 기분이 묘해졌다.





*


산하 빙의글; 마을을 도망친 너 또까 | 인스티즈



잠시 잠에 들었었나 보다. 난 허름한 소파 위에 홀로 누워있었다. 얇은 담요가 덮여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소년이 날 이리로 옮긴 듯했다.

허리를 일으켜 소파에 몸을 걸치 듯 앉았다. 시선을 돌리자 바로 그가 보였다.

아니, 정확히는 그가 날 보고 있었다. 게슴츠레하게 뜬 눈, 여전히 그의 중지와 검지 사이엔 담배 한 개비가 들려 있었다.




산하 빙의글; 마을을 도망친 너 또까 | 인스티즈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나를 응시할 뿐이었다. 내가 할 말을 찾아야 하는 것인가, 여기가 어딘지?.. 괴물을 보았는지..?



" 저기.. "

"..."

" 내가 얼마나 잔 거지? "



그가 흥미롭단 듯이 살짝 웃어 보였다. 아무래도 첫마디가 너무 진부했나 보다. 답답하였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속이 타들어가는 지도 모른 채 숨을 크게 들이마신다.

윽 크읍, 그러다 독한 향의 연기를 잘못 삼킨 듯 연방 콜록거린다. 시선은 여전히 소년에게로. 그가 자세를 고쳐 앉더니 곧 내게로 발걸음을 옮긴다.

내 마른 기침에도 개의치 않는다는 듯, 연기를 빨아 깊숙이 삼켰다가 내뿜곤 하였다. 그렇게 그는 내 옆자리에 다가와 앉는다.




" 자는 모습이 예뻐서 깨울 수가 있어야지 "




그가 끈덕지게 내 입술만을 바라보며 말을 잇는다. 그의 엄지가 내 입술을 건든다. 소년은 고개를 아주 천천히 틀며 내게 다가왔다.

무의식적으로 나의 아랫입술을 깨물며 몸에 힘을 주었다. 그가 멈칫하더니 미간을 살짝 찡그린다. 그 모습을 보고만 있기가 싫었다. 그에게서 원망을 사기가.. 싫었다.

그제야 내가 긴장을 푼 채 그와 느리게 눈을 마주한다.

소년은 언제 찡그렸냐는 듯, 다시 싱긋 웃어 보였다. 그 웃음이 왜 이리 예뻐 보일까, 아주 천천히 그의 입술을 내게 맞추었다. 





산하 빙의글; 마을을 도망친 너 또까 | 인스티즈


그렇게 연정을 품기 위해서 만난 것 마냥,





*




소년은 아침이면 거처를 비웠다. 그리고 난 그 아침이면 깊은 생각에 빠지곤 하였다.

소녀들의 울음소리를 피해 도망 왔건만, 마을이 왜 이리도 그리운지.




괴물은 역시 허상에 불과했다. 그런 허상에 사로잡혀 도망쳐버리다니, 소년과의 기억이 짧은 쾌락으로 일순간 치부돼 버린다.




.

.

.


산하 빙의글; 마을을 도망친 너 또까 | 인스티즈


아, 역시 마을로 돌아가봐야겠어.




*




산하 빙의글; 마을을 도망친 너 또까 | 인스티즈




소년은 갈 곳을 잃은 눈을 하곤 담배 필터만을 연거푸 빨아들였다.

나도 이젠 그에게 많이 길들여졌나 보다. 담배 향이 전혀 독한 것 같지 않았다.



..,

모든 것이 익숙해져 가던 찰나, 소년에게 이별을 고했다. 

역시 잔인한 처사였을까.





" 애초에.. "





소년은 갈라지고 메마른 목소리로 침묵을 건드린다.




".."

" .. 숲에선 왜 헤멘 거지? "





예상치 못한 물음에 쉽게 입술을 뗄 수가 없었다. 그 날 물었어야 했어, 넌 비 오는 날 쓰러져 있었지!! 그가 울분을 토해내 듯 나를 다그친다.

어찌할 줄도 모른 채, 대답을 해버리기 시작했다. 어쩜 후회할 것이란 걸 알면서도.





" ...마을에 소녀들이.. 제물로 받쳐지고 있었어 "


"..."


" 그게 두려워서, 너무 무서워서 도망쳤던 거야. 도저히 방법이 없을 거라 생각해서, 뛰쳐나온 거야..충동적이었던 거지..

..이제 그만 돌아가고 싶어, 나. "





소년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다.

나도 내가 무슨 말을 뱉어내는지 모르겠다. 그저 서러웠다.

가녀린 소녀의 모습으로 변장한 할머니의 나약한 아우성이 눈에 선했다.

책임을 피하려 떠나온 곳에서 향수를 느끼다니, 모든 것이 모순이었다.

그래도, 그럼에도, 지금 당장 마을을 향해야 할 것만 같았다.






산하 빙의글; 마을을 도망친 너 또까 | 인스티즈





" 돌아올게, 그렇게 실망한 표정 짓지마 "





돌아올 수 있을까?..

마을을 다시 떠날 용기가 생길까..?





산하 빙의글; 마을을 도망친 너 또까 | 인스티즈






" 돌아온다고..? "

" 응, 반드시 "

 

 

 

그가 그제서야 희미하게 웃는다. 언제나 그랬 듯 다시 내 뺨을 어루만진다. 그의 손끝이 유난히도 차다.




" 너.. "

" .. "


" 그럴 용기 없잖아 "




그의 얼굴엔 여전히 미소가 띠어져 있었다. 그의 사무친 외로움이 나의 정곡을 찌른다. 나의 굳은 표정조차 그가 사랑스럽단 듯 바라보며 어루만진다.





" 넌 항상 벗어나고 싶단 생각을 해왔어 "

" ..어? "





그 생각을 읽는 내가 얼마나 괴로웠는지..,  

파르르 떨리는 내 눈꺼풀을 소년이 엄지로 천천히 쓰다듬는다. 그의 눈빛이 무섭게도 냉정해 보였다.






산하 빙의글; 마을을 도망친 너 또까 | 인스티즈






" ..제물이 되어 내게 돌아올 참인건가?

그렇다면, 기꺼이 기다리지. "






" 내 유난히도 아름다운 소녀야 "








































@@



산하 빙의글; 마을을 도망친 너 또까 | 인스티즈


치명적인 산하로 마무리^*^



ㅠㅠㅠㅠㅠ 급하게 저지르고 가겠습니당 ㅠㅠㅠㅠ 댓글 정말 감사해요!! 과분한 칭찬이지만요...!

퇴폐적인 산하짤 찾기가 ㅠㅠ 힘들었어요..ㅎㅜ

마지막으로 아스트로 흥하자~~~~~~~~~~~~~~!!!





이런 글은 어떠세요?

 
또까1
헐 마지막 뭐야 대박...
7년 전
또까2
와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또까3
와......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쩌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또까4
쓰니... 금소니... 짱이다
7년 전
또까5
ㅠㅜㅜㅜㅜㅠㅜ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아아ㅠㅠㅠㅠㅠ 쓰니 고마워요.... 이런 글 써줘서..
7년 전
또까6
와 대박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런 글 써줘서 너무 고마워요ㅠㅠㅠㅠㅠㅠ너무너무 잘 봤어요ㅠㅠㅠㅠ
7년 전
또까7
와ㅠㅠㅠㅠㅠㅠㅠ쓰니 금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또까8
와,,,,,,, 쓰니 나중에 다른걸로 한번 더 와조라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카테고리
날짜조회
아스트로밤엔 아직 서늘하네 06.03 00:5610 0
        
        
        
        
 
아 여러분 그뭐지 뭐더라 저 타팬인데2 02.01 09:05 67 0
산하 빙의글; 마을을 도망친 너 또까8 02.01 05:59 90 0
혹시 여기 2층 O2구역이라도 양도받을 사람있뉘...3 02.01 03:15 66 0
애들이 강철체력이라고 해서 진짜 로봇은 아니잖아....2 02.01 02:28 77 0
컴백 리얼 2월이라면4 02.01 02:15 116 0
흠 지금 한창 팬미팅 얘기 중에 미안한데12 02.01 02:01 151 0
네 제가바로 모델만 파던사람입니다_<6 02.01 01:45 113 0
우리 진짜 2월 컴백이야??10 02.01 01:38 176 0
팬미팅은 안좋은 자리가도 팬싸가면 되는거지?!!!7 02.01 01:15 100 0
2회차 구해서 1회차랑 교환 쉬울까?3 02.01 01:14 61 0
이제 팬미팅자리 해탈해서 걍 암대나 갔음 좋겠닼ㅋㅋㅋㅋㅋㅋ 02.01 01:13 22 0
나 티켓팅 시간이 안되는데 어쩌지ㅠㅠㅠㅠ11 02.01 01:10 75 0
원가양도 왜 나만 못구해...?1 02.01 01:08 23 0
나 문밥이 먹방보고 따라해봤는데4 02.01 00:50 93 0
Gs25 콩트 맨마지막8 02.01 00:22 94 0
음방 일위하면 다 울겠다ㅜ-ㅜ6 02.01 00:11 83 0
또까들 10개월뒤에 봐13 02.01 00:08 123 0
명준이의 세심함ㅋ(또까들은 잡지 구매함?)2 02.01 00:05 113 0
문빈이는 왜 다 잘해?6 01.31 23:45 92 0
또까들 도와줘ㅠㅠㅠㅠ11 01.31 23:39 70 0
전체 인기글 l 안내
6/6 22:26 ~ 6/6 22:28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아스트로 인기글 l 안내
필터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