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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65l 1
이 글은 7년 전 (2017/2/03) 게시물이에요








빙의글; 이 나라의 유일한 공주, | 인스티즈


바야흐로, 여왕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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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선 욕심이 많으셨다. 어머니에 대한 첫 기억은 6살 적으로 올라간다.

당시, 왕의 유일한 손녀로 태어난 나는 또래 아이들을 볼 기회가 적었다.

기껏해야, 국가의 큰 행사를 기념할 때가 전부였고, 그마저도 친구를 사귄다는 것은 내게 불가하였다.

친구를 못 사귄다는 사실에 침울해 있을 때면, 아버지께서 늘 이리 일러주곤 헀다.




'사방이 적이다, 아가. 외로움에 익숙해져야만 해'




외로움이 무언지도 모르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이라면 무엇이든 따랐던 기억이 있다.

그는 그럴 때면 나를 향해 더없는 미소를 지어주셨다. 그렇게, 아버지만을 아군으로 여기며 하루하루를 보내었다.






빙의글; 이 나라의 유일한 공주, | 인스티즈





하루는 유모에게 어머니가 이리 향하신단 소식을 전해 듣는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어찌할 바를 모르며 발을 동동 구르다, 침대 깊이 들어가 이불을 덮었다. 잠에 들자, 잠에 들어야 해.


그러나, 정신은 더욱 맑아온다. 어머니가 어쩐 일로? 복잡한 마음에 마른침을 삼키어 댔다.

유모는 내가 자고 있다 전하지만, 어머닌 개의치 않고 나의 침실 방문을 열었다. 유모가 없는 방 안, 난 어머니와 단둘이었다.

그녀는 애써 나를 깨우지 않는다. 어머닌 내가 깨어있단 사실을 알고 계셨을까.





' 공주 '




어머닌 나를 공주라 칭하였다. 아직, 아버지의 즉위식이 치러지기 전. 그럼에도, 난 공주였다.



' 모든 것이 나아질 거란다. 잠시, 잠시만 이 고통을 즐기자꾸나 '



어머닌 내 잔머리를 매만져 주셨다. 분명, 따뜻한 손길이었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는 것 같았다.

..어머니의 고통은 무엇이었을까? 난 아직도 이 물음에 쉬이 대답하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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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5개월 뒤, 국왕께선, 아버지를 후임 왕으로 선포하였고, 또 그로부터 2개월 후, 국왕은 자결해버린다.

할아버지는 정말이지, 크지만 먼 존재였다. 그런 그의 죽음으로 내 일상이 무너지진 않았다.

바뀐 것이 있노라면, 아버지가 더 이상 나를 찾지 않는다는 것.





빙의글; 이 나라의 유일한 공주, | 인스티즈




아버진 서둘러 즉위식을 열어, 바로 왕위에 올랐다. 민심 때문이라 하였다.

더 이상 가까이 볼 수 없는 아버지. 멀리서 본 아버지는 온전치 않아 보였다. 불안한 시선 처리하며, 야위어 가는 모습하며.

충신들은 이를 걱정했고, 몇몇 신하는 왕위를 위협했다.

어머니는, 어머니의 표정은 도저히 읽을 수가 없었다. 어머니의 고통은 그때 끝나버리셨던 걸까. 아님, 더 큰 고통을 맞이하는 중이었을까.





왕궁 복도에서 잠시 아버지를 본 적이 있다. 아버지는 외로워 보였다.

외로움에 전혀 익숙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는 나를 발견하고도 걸음을 서두르지 않았다. 하지만 마주하였을 때 느낄 수 있었다. 나를 몹시 반가워하고 있구나.





' 아가, 많이 예뻐졌구나.. 참으로 곱다.. '





그가 나를 기특하단 듯, 바라본다. 할 말이 많아 보였다. 하지만 그는 그 말만을 남겼다.

옆 신하들의 재촉이 이어졌다. 그가 아차 하는 표정으로 내게 시선을 뗀다. 신하들이 나에게 목례한다.

토가 쏠리는 격식들, 아버지는 그 격식들 틈으로 내게 등을 보인다. 귀족은 약속 시간에 늦어선 안 돼, 허공에 뜬 문구가 나를 설득한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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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의글; 이 나라의 유일한 공주, | 인스티즈




일주일 뒤, 아버지가 암살 당하였단 부고를 받는다.

장례는 비교적 빨리 치러졌다. 암살자의 신분은 왕실의 노비.

어렸지만, 알 수 있었다. 노비 뒤에 살인의 배후가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모두가 침묵하였다.






아버지의 죽음은 기정사실이었던 듯 보였다.

장례에 참석한 모든 이들은 가벼운 묵례 만을 하였다. 슬퍼 보이지 않은 표정들 사이로 슬픈 표정을 드러낼 수 없었다.

차오르는 눈물을 내비치지 않았다. 어쩜, 나도 이 죽음에 관하여 예고장을 받았는지 모른다.


전혀 갑작스럽지 않은 죽음. 모두가 안 이 날의 장례.



유모가 나를 꼭 껴안는다. 낯선 얼굴들이 나를 위로한다. 형식적이었다.

그러다 문득 어머니가 보고 싶어진다. 어머니는 오늘을 어떻게 기념할까, 아버지의 유일한 부인, 그녀가 남몰래 슬퍼하고 있진 않을까.

왕이 없는 성 안에서 그녀는 더 이상 왕비일 수 없을 텐데.




빙의글; 이 나라의 유일한 공주, | 인스티즈




어머니는 고풍스러운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계셨다. 어른들 틈 사이를 비짚고 들어가, 어머니의 드레스 끝자락을 움켜쥐었다.

그녀 눈가에 눈물의 흔적은 없었다. 다행이었을까, 불행이었을까.



" 어머니, 슬프지 않으세요? "

 


딱히 표정이 없던 그녀가 나의 질문에 반응한다. 천천히 무릎을 굽히곤, 나의 눈높이를 맞춘다.

그날 저녁과 같이, 그녀는 내 잔머리를 정리해주었다.


연이어, 그녀의 입꼬리가 서서히 올라간다. 희열에 가득 찬 미소. 내게 가까이 와 귓속말을 한다.






빙의글; 이 나라의 유일한 공주, | 인스티즈



" 슬프다니, 이 경사스러운 날에 슬프다니. "

" ... 어째서.. "



아가, 모든 것을 잊어라. 이제 너의 세상이란다. 어머니는 나의 등을 토닥여주신다.

이 날만을 고대했던 것 처럼. 나도 모르게 실소를 머금는다.

잊으라는 어머니의 품 속에서 아버지와의 기억을 찾는다. 아버지는 두려워 하셨다, 외로워 하셨다.




아아, 아버지의 사방은 적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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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의글; 이 나라의 유일한 공주, | 인스티즈



바야흐로, 여왕의 시대.











@@


1. 차은우

2. 윤산하



곧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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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까1
헐대박..... 금손의 향기가 난닷.. 이런 글 써줘서 고마워ㅜㅜㅜㅜㅜㅠㅜㅠㅠㅠㅠㅠ
7년 전
글쓴또까
아ㅠㅠㅠ 고맙다는 댓 진짜 눈물ㅠㅠㅠㅠㅠ.. 아냐..ㅜㅜㅜ 읽어줘서 고맙당!ㅠㅠ
7년 전
또까2
❤❤ 담 글도 기다릴겡!!!최고얌 헤헹
7년 전
또까3
오 다음스토리 기대된다 난 저런배경이 좋더라 중세시대같은
7년 전
또까4
아 진짜 분위기 너무 좋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쓰니야 너무 고마워 잘 봤다!
7년 전
또까5
아 정말로 참말로 너무 좋아 정말 기쁘다 진짜 재밌어 조금만 봤는데도ㅠㅠㅠ
7년 전
또까6
헐 대박ㅠㅠㅠㅠㅠㅠ너무 좋다ㅠㅠㅠㅠ다음이야기 넘나 기다려진다ㅠㅠㅠㅠ글써줘서 고마오!
7년 전
또까7
무척 기대된다 글 잘 쓴다 금손이야 ㅠㅠㅠㅠ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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