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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0년 전 (2013/8/12) 게시물이에요
비가 잔뜩 내리는 날이었다. 밤새 쏟아진 비때문에 온 집 안이 눅눅했다. 그 때 문일까, 오늘따라 몸이 축축 쳐지는 것 같기도 했다. 종인은 자꾸만 늘어지는 자신의 몸을 애써 붙잡은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집 전체가 고요하다. 정적에 휩싸인 집은 익숙하지 않았다. 그 언젠가부터 누군가에게, 자신의 외로움을 달 래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까치집이 지어진 머리를 헝크리며 세면대 앞에 섰다. 푸석푸석해진 얼굴이 여간 보기 싫은게 아니다. 문득문득 떠오르는 얼굴 에 애써 달래고 또 달랬던 저의 마음이 무너지려 하고있다. 

 

그리움이라는 감정은 마치 망가진 시계처럼, 괜찮은 듯 보였지만 계속해서 그 시간만을 좇고 있을 뿐이었다. 어딘가 털어놓을 곳이 없어 망가져 가는 자신 의 모습이, 무용을 그만둘 때의 모습같다고 종인은, 생각했다. 그래 어쩌면 이 모든 것이 미련일지도 모른다. 사랑이라는 보기 좋은 허울 속에 숨겨둔 자신 의 더럽고, 추악한 욕심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아마도, 나는 버림 받은 것이 틀림없다. 

 

 

길거리에서 같은 단원들이랑 비보잉이랑 스트릿 댄스 추는 세훈이와 연습실 에서 송진 가루 휘날리며 토슈즈 신고 모던 발레 하는 종인이야. 그리고 로미 오와 줄리엣처럼 둘이 만나 서로에게 서로를 가르치겠지. 세훈이는 종인이를 만나 춤선이 예뻐지기 시작하고 종인이는 세훈이를 만나 발레의 구성이 더 알 차지겠지? 

 

내가 생각하는 세종은 춤 추는 세종 

 

 

"어서오세요, 소원을 이루어 드리는 소원가게입니다." 

 

세훈은 카운터에 앉아 살짝 미소를 지으며 가게 안으로 들어 온 손님을 맞이 했다. 오랜만의 손님이라 내심 설렌건지 콧노래가 절로 흘러나온다.오랜만의 손님이 남자라는 점에서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뭐 어찌되었든 금쪽같은 손님 아니겠는가. 세훈은 카운터에서 일어나 가게 중심의 원탁 테이블에 남자를 앉 히고는 벽 면의 미니 냉장고 문을 열며 오렌지, 포도 중에 고르라며 말을 했다. 그러자 남자는 쭈뼛쭈뼛 오렌지요..라며 고개를 숙인다. 

 

"남자가 왜 이렇게 기가 죽었어요. 혹시 무슨 일 있었어요?" 

 

"아 저..그게.." 

 

"어, 또 망설이네? 정말 무슨 일 있는거에요? 그것보다..종인이? 김종인. 맞죠? 몇 살이에요?" 

 

아..저 18살이요. 작게 대답한 종인이 앞에 놓인 얼음이 띄워진 오렌지 주스를 작게 홀짝였다. 그 사이에 세훈은 눈을 가늘게 뜨며 종인을 스캔했다. 김종인, 18살. 평범한데..소심하군. 남자는 자신감이 반을 먹고 들어가는데. 쯔쯔, 옅게 혀를 찬 세훈이 테이블 위에 놓여진 낡은 가죽으로 덮힌 공책을 뒤적이기 시 작했다. 

 

"소원이 있어서 온거죠?" 

 

"아..네.." 

 

"소원은 그 정도가 어느정도냐에 따라 수고비가 달라지는데. 괜찮으려나?" 

 

"ㅅ,수고비요..? 저 돈은 많이 없는데.." 

 

"돈은 사절이에요. 난 항상 손님들한테 소중한 무언가를 받아요." 

 

소중한 무언가..? 종인이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세훈을 바라보자, 그는 입꼬리 를 올려 씨익 웃어보이더니 작은 탄식을 뱉어냈다. 이번 장사는 꽤나 재밌겠 는데. 세훈은 지금이라도 당장 가게 안을 뛰어다니며 모든 이들을 깨워 이번 손님이 얼마나 흥미로운지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소원가게하는 악마 세훈이×순진하고 소심한 남고생 니니. 

 

아마 그 소중한 무언가는..흐흐흐(의심미) 

 

(이어서) 

 

"그러니까 종인학생은 너무 소심해서..좀 당당해지고 싶다, 이 말이죠?" 

 

"..네." 

 

세훈은 곤란하다는 듯 눈썹을 꿈틀거리고는 미간 사이의 주름을 엄지와 중지 로 꾹꾹 눌렀다. 보통 악마들은 소원을 들어주고 그 사람의 소중한 것을 한가 지씩 가져간다. 하지만 그런 악마들에게도 금기시 되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 것이 바로 사람의 성격을 손보는 것이다. 주로 성격을 바꾸기 위해서, 악마들 은 사람의 꿈 속으로 들어가 그 사람의 과거를 조작하는 법을 많이 쓰곤 하는 데 그로 인해 태어나야 할 사람이 태어나지 못한다던가 죽어야될 사람이 죽지 않는, 그런 인류적 오류가 생겨나는 일이 다반사였기 때문에 금기시 되고 있 었다. 

 

그런데. 오랜만의 손님이라 즐거웠는데, 그 손님이 원하는 소원이 금기라니. 세훈은 절망스러웠다. 망했어..난 망했다고. 세훈은 멍하니, 어디론가 끌려가 는 사람마냥 넋을 놓은 채 종인을 바라보았다. 그런 세훈을 보며 종인은 죄라 도 지은 사람처럼 고개를 숙이고는 손가락을 꼼지락댔다. 

 

 

물기가 뚝뚝 떨어져 발 옆에 물방울들이 모여 있다. 이제 막 욕실에서 나와 젖 은 머리를 말리던 종인의 눈 앞에 이제 막 집으로 들어오는 세훈의 모습이 보 였다. 머리카락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등을 타고 떨어진다. 그리고 세훈에 대 한 종인의 기억 또한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눈으로, 그렇게 떨어진다. 머리 위에 걸쳐진 수건이 떨어진 것을 미처 잡을새도 없이 세훈에 대한 기억 과 추억, 그리고 모든 감정들이 종인의 머리에서 가슴으로 스며들어 간다. 이 제 조금 무뎌졌다고, 이제는 다시 세훈을 보아도 절대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 고 생각했던 자신의 가슴은 애석하게도 그러지 못했다. 언제 무뎌졌냐는 듯 세훈을 보자 마자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 이제야 김종인이 다시 살아 숨쉰다 고, 이제야 좀 사람 사는 것 같다고 그렇게 종인의 가슴은 처음 세훈을 봤을 때 로 돌아 가고 있었다. 

 

"…안녕 종인아." 

 

"…너…," 

 

"오랜만이야. 그렇지?" 

 

무어라 화를 내고 싶은데 혀 끝에서 말이 뭉쳐져 나오지 않는다. 세훈은 잔뜩 부르튼 자신의 입술을 혀로 축이며, 흔들리는 눈빛의 종인을 바라 본다. 얼마 나 보고 싶던 얼굴인가. 얼마나 안고 싶던 얼굴인가. 얼마나…사랑하고 싶던 얼굴인가. 세훈은 그저 자신을 계속 해서 바라보는 종인의 눈빛에 응해주며 그렇게, 한참을 서있었다. 단지 서로를 향해 시선을 마주치고 있는 것 뿐이지 만, 그래도 벌써부터 무뎌진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아, 이제 다시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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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여우
더있으려나 찾아봐야겠다
10년 전
여우1
헐 대박 대박이다 진짜 너무 좋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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