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가 이례적으로 방영 폐지까지 이르게 된 것은 시청자들의 적극적인 의사 표출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기존에는 방송 콘텐츠에 문제가 있으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넣거나 시청자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정도였다면, 이제는 직접 해당 드라마 제작을 지원하거나 광고하는 기업에 압박을 가하는 등 행동에 나서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이번 일을 통해 앞으로 역사왜곡 드라마가 나오면 시청자들은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알아버렸다"며 "방심위에 민원을 접수해서 정상적인 절차를 몇달씩 기다리는 게 아니라, 광고를 끊어서 1차적으로 타격을 주고 전방위적인 압박을 적극적으로 가해야 한다. 다음에도 이 같은 드라마가 만들어진다면 시청자들은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항의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잘못된 게 있다고 느끼면 '할말은 하는' MZ세대의 부상에 따라 이제는 콘텐츠 제작자들도 시청자들의 요구를 더 민감하게 받아들게 됐다. 이 같은 시청자들의 이의 제기에 잘못 대응했다가는 광고기업이나 출연진의 이미지 하락, 콘텐츠 보이콧 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방송가 초긴장, 콘텐츠 업계 중국쪽 투자 조심스러워질 듯 이번 방영중단 사태가 향후 방송, 콘텐츠 업계에 미칠 후폭풍도 상당해 보인다. 당장 업계에서는 향후 중국 시장에 콘텐츠를 재판매하거나 자본 투자를 받는 과정에서 기업들의 행보가 더욱 조심스러워 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미 국내 웹툰과 웹소설 등을 플랫폼 기업들 다수는 중국자본을 유치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영상콘텐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국내 방영이후 중국 시장에 재판매를 염두에 둔 방송콘텐츠 제작은 단기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드라마 업계에서는 제작비 충당을 위해 중국 쪽 투자를 열어놓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그 안에서 콘텐츠를 만드는 데 해야 하는 여러 선택들이 향후 굉장히 신중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때까지 드라마가 마무리 지어지지 않고 바로 폐지까지 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근본적으로 마치 소비자 운동처럼 벌어지면서 광고주나 협찬사들이 '손절'하는 상황까지 왔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방송을 이어가는 게 손실 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선구마사가 어떤 면에선 앞으로 벌어질 중국과의 글로벌 콘텐츠 시장 안에서 맞이할 문제적 상황들이 또 벌어지지 않도록 예방주사를 놓은 격"이라고 평가했다. 김수현 기자 [email protected]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08&aid=000456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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