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6일 JTBC '설강화' 측은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한다는 의혹을 공식 입장을 통해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면서 "80년대 군사정권을 배경으로 남북 대치 상황에서 대선정국을 풍자하는 블랙코미디이자, 회오리 속에 희생되는 청춘 남녀들의 멜로드라마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완성 시놉시스가 유출되면서 발생한 의혹이 제작 의도와 전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지만, "억측에 불과하다"라는 JTBC의 설명은 대중을 납득시키지 못했다. 이에 JTBC와 '설강화' 측의 좀 더 구체적인 입장 표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중이 '설강화'를 이토록 경계하는 이유는 제작진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주요 캐릭터 및 배경 설정부터 이미 '미화' 가능성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납득할만한 충분한 설명이 부족한 이번 입장문은 되려 안기부와 간첩이란 단어가 멜로 드라마와 함께 언급된 이질감으로 반감만 사고 있다.
또한 이번 입장문으로 인해 '간첩' '안기부'가 등장하는 시대적 배경을 '블랙 코미디'란 이름으로 가볍게 다룰 우려까지 제기됐다. 안기부에 의해 엉뚱하게 간첩으로 내몰려 잔혹한 고문, 나아가 죽음까지 이른 역사를 어떻게 블랙 코미디로 꾸며낼 수 있는지 의문만 남겼다. 현재 드러난 설정만으론 대중에게 '설강화'는 블랙 코미디가 아닌 그저 무례한 역사 왜곡이고 민주화운동 정신을 폄하한 모독에 그쳤다.
결국 '설강화' 팬들이 나섰다. 조주연 배우 및 드라마 팬들이 직접 성명문을 통해 '설강화' 제작 및 방영을 반대한 것이다. 이들은 ▲실제로 남자주인공이 간첩인지, 간접 설정을 운동권 학생으로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지 ▲간첩 설정인 경우 미화 여지가 있는지 ▲'대쪽같은 인물'이라 표현한 안기부 팀장 소개에 대한 해명 ▲실존 운동권 인물을 연상시키는 주인공 이름 및 대학교 해명 등을 자체적 입장이 아닌 전문가 자문이 포함된 진정성 있는 설명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팩스이메일트럭 등 수단을 이용한 총공 일정을 조정하는 등 반대 시위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역사 왜곡 논란으로 방영 중단된 SBS '조선구마사' 역시 방영 전부터 비슷한 몸살을 앓았다. "최종 시나리오에서는 문제가 될 부분을 전부 삭제한 상태"고 밝혔지만, 열어보니 역시나였다. 과연 '설강화'와 JTBC는 이러한 숙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논란을 둘러싼 긴장감은 계속 고조되고 있다.
(사진=JTBC 제공)
뉴스엔 송오정 https://entertain.naver.com/read?oid=609&aid=0000420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