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entertain.v.daum.net/v/20210401161703500
대중들은 중국 트라우마에 단단히 걸렸다.
대중은 매의 눈으로 중국산 비빔밥 PPL을 잡아내고 사극 드라마에서 중국 소품들을 골라낸다. 고대사부터 현대사까지 역사왜곡이 우려되는 드라마가 있다면 방송하기 전부터 날카롭게 문제를 제기한다.
대중의 뭇매를 맞고 있는 제작사와 방송사들은 창작의 자율을 해치고 상상력을 위축시켜 심각한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같은 판타지 사극 장르이나 대중이 넷플릭스 ‘킹덤’에 열광했고 SBS ‘조선구마사’에는 끝없이 분노한 이유는 분명하다. 후자는 국민정서에 무지했고 역사에 안일했다.
■중국 투자 이어지며 논란도 살아나
이런 논란들은 지난해부터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분 한한령 훈풍 시점과 우연히도 겹친다. 중국 콘텐츠 기업들이 한국 제작사 투자를 재개한 때 말이다.
2016년 한한령 이후 한국 드라마는 OTT 사이트 등 각종 중국 동영상 사이트에서 일시에 사라졌다. 중국은 드라마 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 K팝, 예능 등 모든 한국 콘텐츠의 현지 진출을 원천봉쇄해왔다. 이후 4년 만인 지난해 4월 중국판 유튜브 ‘YOUKU(유쿠)’가 한국 드라마 카테고리를 부활시키면서 다른 OTT에도 한국 드라마가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중국 기업들은 한국 방송사와 제작사에 투자 제휴가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중국 IT기업 텐센트는 JTBC 스튜디오에 1000억 원을 투자했다고 알려졌다. 중국 유명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과 식품 브랜드 즈하이궈는 방송 중인 tvN 드라마 ‘여신강림’ 제작을 지원했다. ‘조선구마사’와 ‘철인왕후’ 제작을 맡은 YG스튜디오플렉스의 지분 99.09% 보유하고 있는 YG엔터의 지분은 중국 기업인 상하이펑잉과 텐센트가 4.3%를 가지고 있다. 중국 OTT 아이치이는 전지현이 출연하는 tvN 드라마 ‘지리산’의 해외 판권을 독점 구매했다.
■한중 교류, 경계 시선도 늦추지 말아야
그럼 엄혹한 한한령 시절, 대중문화를 기반으로 한 한류는 추운 겨울을 보냈었나? 아니다. 상관없이 찬란하게 꽃 피웠다. 규제로 통제할 수 있는 산업 분야와 문화의 프로세스는 엄연히 다르게 작동된다. ‘한한령’처럼 아무리 문을 굳게 닫아도 산업과 달리 하이퀄리티 문화는 어떤 방식으로든 소비된다. 한한령 시점인 2016년 중국에 수출되지 못한 ‘도깨비’는 현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배우 공유는 유명 할리우드 배우들을 제치고 중국에서 ‘2016년 가장 주목 받은 남자 배우’ 1위로 선정됐다.
막대한 중국의 자본 투입은 글로벌 위세를 떨치고 있는 K드라마에 이미 발을 들어놨다. 그럼에도 경계를 늦출 수 없는 부분은 김치나 한복 등 이미 본색을 드러내고 있는 그들의 신 ‘문화공정’이다.
한 중국 문화 전문가는 1일 스포츠경향에 “역사 속 중화민족의 안정과 번영은 언제나 주변국의 전쟁과 위기를 불러왔다. 그들은 주변국을 교화의 대상으로 취급했고 우리를 동쪽의 오랑캐라는 뜻의 동이족으로 불러왔다”며 “이것은 대표적인 중화 우월의식과 자기문화중심주의적 사고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가 중화의 주변국으로 숱한 침략을 받으면서도 고유한 문화전통을 잃지 않고 지켜온 것은 참으로 대견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유진 기자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