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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0년 전 (2013/8/27) 게시물이에요

......뭐?




택운은 안그래도 잘못하면 멍해 보이는 얼굴을 한껏 얼이 나간채로 상혁을 쳐다보며 입술을 달싹였다.

택운의 얼이 나가버린 이유는,
느닷없이 다른 멤버들과 잘 놀고 있다가 자기를 쳐다보는 제게 와서 대뜸 상혁이 하는 말 때문이었다.



"형, 아직도 제가 싫어요?"



택운은 상혁이 제게 던진 질문을 속으로 곰곰히 곱씹어보았다.

첫째, 우선 싫다? 
도대체 저 발랄한 아이는 어디서 내가 저를 싫어한다는 이야기를 들은걸까
오히려 학연처럼 대놓고 물고 빨고 핥고 싶어했음 더 그랬지 상혁을 싫어할 리가 만무했다.

둘째, 아직도?
그럼 언제는 내가 널 싫어했고, 언제는 널 좋아했단거냐?
애석하게도 애초에 나에게 널 싫어했던 순간이란게 있었을리가 없잖아.




택운이 얼토당토 않는 제 물음이 얼이 나갔다고 생각은 안한건지
상혁이 처음처럼 당당하고 당돌하게 눈을 똑바로 마주보며 물었던 것과 달리 택운의 침묵이 길어지자, 택운과 마주하던 시선을 먼저 옮겼다.

목이 움츠러 들 정도로 바짝 고개를 숙인 상혁은, 여느때처럼 다른 멤버들에게 장난을 걸었다가 마무리 하는 으레와도 같은 얼굴로 웃으며



"그냥 물어봤어요"



맨날 학연이형이 형이 날 싫어한다잖아요
근데 나는 그렇게 생각 안하는데, 그쵸? 내가 맞죠? 형 나 안싫어하잖아요~


상혁의 애교있게 웃음기를 듬뿍 담은 목소리에 택운은 여전히 말없이 상혁의 정수리를 노려보듯 바라보았다.



아, 진짜 귀엽다.



택운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턱이 없는 상혁은 이미 택운의 반응을 통해 택운이 저를 싫어하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려버린 뒤였다.

마이돌때도 그랬고, 택운이나 학연보다 오래 함께 연습했던 사람들이 탈락하고 자신이 데뷔를 했다.
그러니 당연히 밉보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마이돌 합류 초에 많이 삐걱댔던것도 사실이었다.

상혁이 아무리 아니라고 스스로를 위로해보려했지만,
다른 사람의 자리를 빼앗아, 비집고 데뷔했다는 생각이 상혁에게는 너무나도 지배적인 생각이었다.





그래도 워낙에 붙임성 좋은 재환이나 학연과는 제법 친해진데다가 귀여움을 받는다는게 느껴졌고,
원식 또한 저를 남동생 대하듯 대해준다.
역시나 마이돌때 남모르게 오해와 갈등을 빚었던 홍빈도 이제는 누구보다 자신을 잘 챙겨주고 장난도 잘 받아주고 예뻐해주는게 느껴졌다.




문제는, 상혁이 함께한 짧은 시간만으로는 택운의 눈빛을 읽어내기는 여간 쉬운 일이 아니였다는 것이다.


택운과 오래 연습생 생활을 했던 학연이나 상혁보다는 오래 택운과 알고 지냈던 다른 멤버들은,
항상 택운의 시선이 상혁을 쫓아다닐때라든지, 상혁을 쳐다볼때면 다른 사람들을 볼때와는 다른 애정이 듬뿍 듬뿍 묻어있다는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택운은 무서운 사람이다 라는 인식이 상혁의 머릿속에 박혀 있어서인지 유독 상혁은 그런 택운의 눈빛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택운에게 다른 형들에게 받는것처럼 예쁨과 애정을 받아보고 싶어 낑낑거리는 상혁과, 
상혁이 제게서 뭘 원하는지도 모르고 그저 본인은 잘해주고 있는줄로만 착각하고 있는 택운이
제3자의 입장에서 보기에는 마냥 우습기만 했다.


그래서 일부러 학연은 상혁을 부추겼다.
귀여운 자칭 우리 효기가 택운을 따르고 싶어하는 게 맘에 들지 않아서 그러는 것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학연은 무엇보다 이 상황이 너무너무나 웃겼다.



그래서 학연은 상혁에게,





"맞아, 지난번에 운이가 자기 숙소 생활하기 너무 힘들다고 그랬어, 택운이가 그러는데, 아..... 아니다. 혹시 너 택운이한테 잘못한거 없지?"



택운이-상혁이가 너무 귀여워서-합숙생활 하기 너무 힘들다고 그랬어 라는 말은 쏙 뺀채로
거기에 일부러 상혁에게 하던 말을 흐려놓고 나지막히 말을 덧붙여
마치 상혁이 택운에게 잘못한 일이 있어서 택운이 상혁을 꺼려한다는 여지를 남기는 것도 잊지 않은 학연은 너무나 영악한 남자였다.


제 말에, 정말로 자신이 잘못한 일이 있는지 골똘히 눈을 굴리며 생각해 보던 상혁은 

이내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모르겠는지 입술을 삐죽 내밀며 시무룩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학연은 그런 상혁 모르게 음흉하게 웃었다.
당연하지, 잘못한게 있을리가 없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모르는게 당연하지.



학연이 여지를 남겨놓은 말에 상혁은 내심 신경이 쓰였는지 학연에게 그 말을 들은지 얼마 되지 않아 

좋지않은 기관지로 혼자 방을 쓰는 원식에게 쪼르르 달려가 물었다.



"원식이 형, 저 형이랑 방 같이 쓰면 안돼요?"




원식이 딱히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상혁은 방을 깔끔하게 쓰는 편이기도 했고, 오히려 같은 방에서 잠들기 전까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이 있는게 더 좋을지도 모른다고 요즘들어 생각하던 차였기 때문이었다.


원식이 고개를 끄덕거리자 신이 나 예전 방으로 이부자리를 가지러 가는 상혁이의 꽁무늬에 꼬리가 달려있는 것 같다고 느낀 원식이었다.



상혁이가 학연에게는 미리 말도 안하고 원식에게 말한거였는지 
상혁이 이부자리를 가지러 간 방이 소란스럽다 싶었다.
그러기가 무섭게 곧 방으로 들어오는 상혁의 뒤를 학연이 집요하게 쫓으며


"우리 효기~ 왜 방을 바꾸겠다는건데요? 네?"


하며 예의 우쭈쭈 말투를 시전해 상혁이 얼굴을 찡그리며 학연을 밀어냈다.
원식은 하던 곡 작업을 위해 이어폰을 꽂은채로 조용히 자신의 이부자리를 옆으로 조금 치워두었다.
원식이 치워준 자리에 상혁이 여직도 제게 달라붙어 시종일관 귀찮게 구는 학연을 밀어내며 자신의 이부자리를 내려놓았다.



아, 그때 형이 택운이 형이 나 때문에 숙소생활 하기 힘들다구 그랬잖아요-!!!


상혁이 투정을 부리듯 볼멘소리로 빽 지른 말이 이어폰을 낀 원식의 귀를 파고 들어왔다.
원식이 기가 막혀 이어폰을 빼내고 말도 안되는 논쟁 중인 상혁을 쳐다보았다.
학연도 까맣게 잊고있었던 제 발언이 떠올랐고, 이윽고 자기가 지어낸 말에 원식이 토를 달며 상혁에게 진실을 털어놓을까 싶어 급하게 원식과 눈을 마주치며 안된다고 고개를 빠른 속도로 가로저었다.



안돼, 안돼. 너 사실대로 말하면 죽여버릴거야


하는듯한 눈빛으로 학연이 가로 젓는 고개에 원식이 시무룩해진 상혁에게 무어라 말을 건네려다가 이내 포기하고 어쩔수 없다는 듯 귀에 이어폰을 다시 꽂았다.

학연의 속임수에 쏠라당 넘어가 속앓이를 하고있는 상혁이 짠하기도 했지만 원식으로서는 제가 사실을 털어놓았다가 나중에 학연에게 털릴걸 생각하면 입을 다물고 있는 게 현명했다.

무엇보다도 굳이 제가 사실을 밝히지 않더라도 나중의 삽질 끝에 택운이 학연의 거짓말을 알아내면 학연은 택운에게 죽을 목숨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아,아니야~.. 택운이가 너때문에 그런거 아니야, 그건 어쩌다가 네 얘기가 나온거고.."
"거짓말 하지마요. 내가 맨날 잠 잘때 택운이 형한테 기대서 자고 그래서 택운이 형이 짜증난다고 했죠"



원식은 이어폰을 꽂고 있어도 들리는,
여전히 상혁에게 여지를 남기는 거짓말을 하는 학연과
학연의 거짓말일거라곤 꿈에도 모른채 울먹거리며 히잉- 거리는 상혁의 목소리에 속으로 혀를 끌끌 찼다.



한상혁, 너 임마. 
맨날 네가 내 어깨에 기대 자고 그래서 택운이형이 얼마나 부럽다고 했는 줄 알아?
택운이 형이 불쌍하기는 또 처음이네.







반면, 택운은 지금 이 모든 상황이 얼떨떨했다.

이상하게 상혁이 저를 피한다 싶었다.
아직도 저를 싫어하냐는 질문에 어이없어했는데, 이제는 슬금슬금 제 눈치를 보는 상혁때문에 어이가 없었다.

더군다나, 그 질문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 상혁이 홀연히 방을 옮겼다.

바로 자신의 옆에 누워 잠든지 30분이 지나면 어김없이 제 어깨를 베개 삼아 자는 상혁이 택운에게는 소소한 즐거움이었다.
노래를 듣고 있다가도 슬그머니 어깨에 더해지는 무게감에 어깨를 내려다보면 언제나 새근새근 자고 있는 상혁의 얼굴이 택운에게는 하루를 끝내는 즐거움과도 같은 일이었다.
무엇보다 상혁과 제가 유일하게 가까이에 있는 순간이기도 했다.



근데, 방을 옮기다니?
물론 방을 옮기는걸로 상혁이 제게 허락을 맡아야하고 하는 그런 이유는 없었지만,
제 옆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누운 학연에게 들은 상혁 얘기는 택운에게 적잖이 충격이었다.



내 옆자리가 아니라 이젠 원식의 옆자리다.
차에서 상혁의 옆자리인 원식을 부러워했던 게 한두번이 아닌데 이제 자는 일 마저도 부러워하게 되버렸다.



택운의 성격으로 절대 상혁에게 사실을 털어놓을 수 있을리가 없었다.
네가 내 옆에 없으니까 싫다고 방을 다시 옮기라고.
그런 말 따위 택운이 할 리가, 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그래, 잠 자는 시간에 떨어져 있게 된거면 눈 떠 있을 때 좀 붙어 있으면 되는거지.


택운이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 해보았지만,




"......아, 형 죄송해요"



벌컥 연습실의 문을 열었던 상혁은 그 안에 제가 있으리란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 눈에 띄게 당황한 얼굴을 하고 벌벌대다가 이내 황급히 문을 도로 닫고 나가버렸다.


택운이 상혁에게 노래를 가르쳐 줄테니 들어오라는 제안을 하기도 전에 말이다.




꽝 닫혀 버리는 문에 택운의 기분이 꽁기했다.
상혁이 다른 애들에게 하는 것 마냥 형아형아 하고 따르는건 아니였지만, 그래도 예전에는 종종 제 연습실을 먼저 찾아 들어와서는 도리어 제가 귀찮아질때까지 끈질기게 제 노래를 듣다 가고 살갑게 노래를 가르쳐 달라며 웃곤 했는데 
지금은 마냥 인간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 달아나는 야생동물과도 다를 게 없다.



그러고 보니 어제도,
상혁에게 사탕과도 같은 자잘한 간식거리를 주고, 와아- 형 짱짱! 하며 웃는 상혁을 보는게 역시나 사소한 즐거움이였던 택운이 사탕을 내밀자
상혁이 내내 눈치를 보고 있었던건지 택운의 손길에 화들짝 놀랐다가도 사탕을 내민 택운의 눈치만 설설 보며 사탕을 받아들고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감사합니다-"하고 중얼거린게 전부였다.
예전에는 으레 엄지손가락까지 치켜세워주며 좋아라 하던 상혁의 반응이 미적지근해지자 택운은 고개를 갸우뚱거린게 전부였다.


뭔가, 우리 애기 상혁이 태도가 변한건 기분탓이겠지?



택운의 가벼운 생각과는 다르게 상혁은 복잡하게나 속앓이를 하고 있었다.



본인은 이 감정을 어떻게 자각하고 있는 줄은 모르겠으나, 본디 애정하는 사람에게 애정 받지 못한다는 사실은 힘들다.
적어도 택운이 상혁 못지않게 애정을 주고 있는 걸 상혁이 못알아차린거긴 했지만
택운이 저에게는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어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상혁은 지금 상황이 너무너무나 힘들었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는다는건 어려운 일이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한다는 것은 어려운 걸 넘어서 슬프고 비참한 일이기도 했다.


학연 역시도 그저 장난을 칠 생각으로 했던 말이,
상혁이 눈에 띄게 말수가 줄고 헬쓱해져 가는 모습을 보니 어쩔 줄 몰라했다.
사실은 모두 뻥이였어, 하고 말을 털어놓으몀 상혁이 그대로 기절할 때 까지 울음을 터트릴것만 같았다.
사실을 털어놓기에 상황은 너무 극단적으로 넘어가버렸다.

학연은 오늘 식사도 세숟갈만 한채로 거르고 풀이 죽어있는 상혁을 바라보고 있자니 숨이 턱턱 막히는것만 같았다.
거짓말이였다고 형이 골려주려고 그랬다는 말을 해야만 하는데 목구멍에 걸려 쉽게 꺼내지지 않았다.










기어코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사단을 냈다.

상혁이 식사도 잘 하지 않으니 연습을 잘 해낼 리가 만무했고, 몸에 힘이 들어갈리가 없었다.
덕분에 보컬연습도 좀처럼 진도를 내지 못했고 안무연습조차 학연에게 여러번 지적을 받았다.

자기 때문이란걸 아는 학연은 죄책감에, 연신 안무를 틀려 미안하다고 꾸벅꾸벅 고개를 숙이는 상혁에게 괜찮다며 어깨를 다독거렸다.


상혁외에 전혀 이 상황을 모르는 사람 하나, 택운은 모든 게 맘에 들지않았다.


며칠새에 완전히 상혁과의 접점이 사라졌고, 몇주동안 주고받은 대화들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거기다가 상혁은 하루가 다르게 말라가고, 끼니를 거르는게 눈에 보이는데
보컬연습이고 안무연습이고 무엇하나 진전이 된게 없었다.
사실, 컴백까지는 충분한 시간이 있어 조급하진 않았지만 요근래의 상혁을 돌이켜보자면
이대로라면 조만간 무슨 사단이 나도 단단히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노래 연습을 시킬때면 단호하고 엄한 편인 재환도 상혁이 틀려버린 소절에 제 머리를 주먹으로 콱콱 쥐어박으며 자책하는 상혁을 보고 있자니 애잔해 더 이상 무어라 말을 할 수 가 없었다.
거참, 학연이 형도 왜 멀쩡한 애를 저렇게 만들어놔서는.


재환이 상혁에게 마음속으로 애도를 표하는 순간에 택운은 단단히 마음을 먹었다.
이대로라면 당분간 노래든 안무든 어떤 결실을 얻기 힘들어보이는게 분명했으나, 다른 멤버들은 마음이 여려 대놓고 말을 할 수 없어하는것일테니 제가 총대를 매자 하는 마음이였다.

원래 자신이 그룹에서 직구를 날리는 편이기도 했고,

물론 상혁에게 쓴소리를 하기란 쉽지 않았지만
서글서글한 상혁의 성격이라면 금방 반성을 하며 다음에는 똑바로 하겠다고 웃을거라고 택운은 생각했기에 말을 꺼내기가 그닥 어렵진 않았다.



한상혁, 너 똑바로 안해? 우리가 아직도 연습생이야? 
자꾸 그렇게 부진하게 연습해서 어쩌려고.
이건 너 하나가 달린게 아니라 우리 팀이 달린 일이야.
그렇게 똑바로 안하고 연습생때처럼 할거 같으면 나가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말문을 틔운 택운을 막으려 학연이 뻗었던 팔을 원식이 붙잡아 말렸다.

영문을 모르는 택운을 지금 말렸다가는 오히려 큰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서라고 판단해서였다.
원식의 만류에 학연이 미안하단 얼굴로 상혁을 바라보았고.
택운의 모진 마지막 말 한마디에는 원식이 차라리 말릴걸 그랬다는 심정으로 당장에라도 쓰러져도 이상하지않을 것 같은 상혁을 바라보았다


으레 어느때처럼 헤헤 웃으며 잘못했다고 앞으로 안그러겠다고 애교있게 말을 늘어놓아야할 상혁이 어쩐지 조용했다.
택운은, 이제는 아예 자기 말을 무시하기로 한건가 싶어 살짝 짜증이 난 음성으로 상혁을 불렀다. 상혁아,


내가 널 이렇게나 예뻐하는데 왜 넌 그래.


택운이 속으로 되뇌이며 상혁을 바라보았다가 흠칫 놀랐다.
푹 숙인 상혁의 얼굴에서 바닥으로 뚝뚝 떨어지는 눈물방울을 알아차려서였다.


"상혁아"


이내 몸이 잘게 떨릴 정도로 울음을 참아내는 상혁이 안쓰러워 가만히 지켜보던 홍빈이 상혁의 손을 잡아 끌며 나지막히 상혁을 불렀다.

순순히 홍빈의 손에 이끌려 간 상혁이 홍빈이 두손으로 제 얼굴을 감싸쥐어 고개를 들게 해 눈을 마주친것을 시작으로 상혁이 꽉 다문 잇새로 서러운 울음소리를 흘렸다.


흐으, 혀엉-


상혁이 말끝을 잔뜩 뭉개며 우는 말에 홍빈이,
말없이 상혁을 끌어다가 품에 안으며 등을 토닥거렸다.
이내 홍빈이의 등에 두팔을 둘러 안기며 엉엉 우는 상혁의 목소리가 택운에게는 꿈결처럼 들려왔다.


이게 지금 어떻게 된 영문인지 택운은 하나도 이해되지가 않았다.



"상혁아 울지마, 뚝. 뚝!"



상혁이 목놓아 울기 시작한것에 학연이 적잖이 당황했는지 두발을 동동 구르며 어쩔줄 몰라했다.
벌벌 떨어가며 상혁을 달래는 학연의 옆구리를 원식이 주먹으로 내질렀다.


그러게, 왜 쓸데없는 짓을 해가지고 애를!!!


원식이 원망이 가득 담긴 목소리에 학연이 덩달아 울것같은 얼굴을 했다.



일부러 그런거 아니란 말이야. 상혁아 형이 미안해 응? 형이 잘못했어 우리 혀기 뚝하자.


홍빈이의 어깨가 축축해질 정도로 고개를 파묻고 우는 상혁을 옆에서 안절부절 못해가며 달래는 학연까지도 택운은 얼떨떨했다.
아니, 그래서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인건데?
내가, 내가 상혁이를 울린거야 지금?


택운의 머리가 엉망진창이 되어 미쳐 상황을 뒤따라오지 못하는 현실에서 
상혁의 노래선생님을 자처했던 재환이 홍빈의 품에서 상혁을 빼내어 엄지손가락으로 상혁의 젖은 눈가를 훔쳐내준 뒤에 상혁의 손을 잡아 연습실 안으로 향했다.

재환과 상혁이 나란히 사라져버린 연습실 문이 닫히고 

방음이 되는 연습실 밖으로마저 새어 나오는 상혁의 울음소리가 택운의 머리를 어지럽게 만들었다.



"이게 지금 어떻게 된 일이야. 나 지금 하나도 이해 안되거든?"


택운이 무언가를 알고 있는듯이 상혁이 사라져버린 연습실을 바라보며 어쩔줄 몰라하고 발을 동동 구르는 학연에게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
학연의 까맣던 얼굴이 당황으로 하얗게 질려 온통 상혁이 걱정 뿐인지 택운의 질문은 들리는것 같지도 않았고.
택운은 이미 카오스 상태인 학연을 버려두고 원식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원식은, 이제 학연이형은 죽었다 하는 심정으로 한숨을 내쉬며.
학연이 했던 속임수들과, 상혁과 같은 방을 쓴 뒤로 더 알게 된, 학연이 상혁에게 늘어놓았던 거짓말들을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택운은 원식의 말이 길어질수록 점차 멍해지는 머릿속이 정리가 되질 않았다.
이게 지금 무슨 소리지? 여기는 어디고? 나는 누구?
마치 공중을 부유하는듯한 멍함과 얼떨떨함에 택운을 서있던 그대로 몸을 굳혔다.


그러니까 상혁은 학연의 거짓말 때문에 제가 마냥 자신을 싫어하는걸로 알고 있었단 얘기다.
원식의 이야기를 종합적으로 정리해보자면 그랬다.


처음에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실없는 웃음이 났다.
학연이 한 거짓말들을 쏠랑 믿어버린 상혁이나.
어쩜 그렇게 제 맘을 몰라줄 수 있냔 말이다.
저를 볼때면 사랑을 듬뿍 듬뿍 바른 제 눈빛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을까.



원식의 말을 들으며 꼭 학연의 얼굴을 한대 쳐줘야겠다는 마음도 어이가 없는 현실에 몽땅 힘이 빠져버린지 오래였다.

그래, 저를 싫어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은 상대가 오늘 저에게 독설까지 내뱉었다 싶으면 이미 말 다한거였다.
안그래도 여린 애가 얼마나 상처를 받았을지는 보지 않아도 뻔했다.
여전히 새어나오는 울음소리를 듣고있자니 제 가슴이 먹먹해졌다.



차학연. 넌 나중에 내 손에 진짜 죽을 줄 알아.


택운이 바로 학연을 때리기는 포기하고 상혁과 재환이 들어간 연습실을 향하며 으르렁거렸다.

택운이 힘을 줘 문을 열은 연습실은 상혁이 뺙뺙 울어대서인지 다소 내부가 후끈했다. 

재환이 상혁을 다독거리며 달래고 있다가 문을 연 택운을 돌아보았다. 

상혁 역시 고개를 숙이고 두 주먹으로 가렸던 눈가를 슬그머니 내보였다.


금방 도로 두 손에 가려지긴 했지만 얼핏 보인 빨갛고 퉁퉁 부은 아이의 눈가가 애잔했다.

저렇게 우는 얼굴을 보는 게 얼마만이던가, 마이돌 이후로 처음이던가?

학연이 종종 혼을 낼때면 팔자주름이 패이도록 울상은 지었어도 저렇게 울지는 않았던것 같은데.



재환아 자리 좀 잠깐만 비켜줘.



눈에 띄게 제 등장에 벌벌 떨어가며 두려워 하는 상혁을 보고있자니, 택운은 견딜 수 없어져 사이에 껴 어쩔줄 몰라하는 재환에게 말했다.
재환이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지만 이내 상혁에게 옷깃을 붙잡혔다.




재화니형....안나가면 안돼여?........



저와 단 둘이 남는 게 그렇게 무서웠던건지 간신히 멈춘 울음을 다시 터트릴 듯이 끅끅거리던 상혁이 재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택운의 말대로 연습실을 나가려던 재환이 겁에 질린 상혁의 눈물 어린 눈에 발이 묶여버렸다.

마음이 약해진 재환은 택운을 한번 쳐다봤다, 하지만 택운은 아까보다도 더 단호해 보이는 얼굴로 연습실 바깥을 손으로 가르키며



재환아, 잠깐 나가있어줘. 한상혁 너는 가만히 있고.



택운의 입에서 제 이름이 불리자마자 본능적으로 놀란건지 흠칫 몸을 한번 떤 상혁이 결국 쥐고있던 재환의 옷깃을 놓았다.

재환은 아무일도 없을거라는 듯 상혁의 머리를 쓱쓱 부비듯 쓰다듬어준 뒤에, 택운의 어깨를 주먹으로 톡 건들이고는 연습실 밖으로 나섰다.


택운과 단 둘이 남은 공간에서 상혁은 더욱 어쩔줄 몰라하며, 마치 뭐 마려운 강아지마냥 낑낑거리며 안절부절 못했다.

당장이라도 연습실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은데 그 앞을 택운이 가로막고 서있으니 상혁은 그저 끙끙거리며 제 손가락을 만지작만지작거릴 뿐이었다.


한참을 택운에게 정수리만 보이며 눈치를 보았을때, 마침내.



상혁아, 하고 택운이 부르는 목소리가 한발 가까이에서 들렸다.

그리고 어느새 제가 쳐박아둔 연습실 바닥의 시야로 택운의 신발이 들어왔다.

상혁은 작게 숨을 들이마시고 고개를 들었다.





















ㅇㅅㅇ..................

글잡으로 가기에는 부족하지?................하......세륜내손





 
여우1
왜 여기서 끊어..☆ 더써줘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여우3
ㅇㅇㅇㅇ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악 악ㄱㄱㄱㄱㄱㄱ가 다음얘기 다음얘기
10년 전
여우4
아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우이효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더써워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여우5
아 더 써줘ㅠㅠㅠㅠㅠㅠㅠㅜ제발ㅠㅠㅠㅠㅠㅠㅠㅠ한참 몰입해서 읽고있었단말야ㅠ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여우6
아뭐야감칠맛나게이게뭐하느넛이야!!!!!!!!으얔악악악 혁아!!!!!!!!!
10년 전
여우7
아무래도 글잡으로 가야겠어....ㅜㅜㅜㅜㅜ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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