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FC와 불법 스포츠 도박 계약해지
| -현 서울중랑축구단 소속 김재봉의 고백
| -일반 도박 반성하고 재기 다짐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23년 8월1일. K리그 광주FC는 K리그2 우승을 이끌며 팀의 승격을 이끌었던 핵심멤버 김재봉(27)과의 계약해지를 발표했다.
![[정보/소식] [단독] "저는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하지 않았습니다”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24/04/25/14/1c62e16239af4920356cb8630ddf84c8.png)
계약해지 사유는 3년전 불법 스포츠 도박을 했었다는 것. 모든 스포츠 종목에서 선수, 코칭 스태프, 구단 직원 등 관계자가 스포츠 도박을 하는 것은 불법. 자신이 도박으로 돈을 벌기 위해 승부조작에 관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재봉은 불법 스포츠 도박을 했다고 하니 계약해지는 당연해보였다.
그러나 이후 조사에 따르면 김재봉은 스포츠 도박에 어떤 혐의도 받지 않았다. 잘 뛰던 광주FC와 계약해지 후 약 100일여간의 경찰조사 끝에 김재봉은 광주서부경찰서로부터 증거불충분 불입건(입건전조사종결) 처분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국민체육진흥법’이 스포츠 도박 혐의를 말한다.
실제로 김재봉을 향한 불법 스포츠 도박 제보가 들어왔지만 경찰은 증거불충분 불입건으로 끝냈다는 것이다. 혐의를 받고 조사를 하는 사이 김재봉이 20년간 해온 축구 인생은 망가졌고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잘린 선수’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광주대를 거쳐 2018년 성남FC를 통해 프로 데뷔 후 안산 그리너스, 제주 유나이티드, 광주FC에서 활약한 김재봉은 흔치 않은 왼발잡이 수비수에 188cm의 건장한 체격에 ‘명장’으로 핫한 남기일 감독, 이정효 감독이 팀을 옮길 때마다 이적해 함께할 정도였다. K리그2 우승 경력만 2회며 이정효 축구의 핵심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스포츠한국과 서울 모처에서 만난 김재봉은 “솔직하게 고백하겠다. 제가 ‘홀덤펍’을 가 일반 도박을 했던건 맞다. 하지만 ‘스포츠 도박’은 하지 않았다. 제가 일반 도박에 손댄 것에 대해서는 죄송하고 반성하지만 하지 않은 일로 명예가 추락하고 퇴출된 것은 억울하다”고 말했다.
김재봉은 현재 K4리그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의무를 하며 서울중랑축구단에 소속돼 활약 중이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스포츠한국을 통해 “김재봉은 징계 이력이 없기에 문제없이 선수 등록돼 현재 중랑축구단에서 활약 중”이라고 확인했다. 범죄나 징계 등 문제가 있는 선수는 대한축구협회에 선수 등록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 서울중랑축구단에서 소속되어있다는 것 역시 김재봉의 불입건을 증명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김재봉은 2023년 8월1일 광주FC와 계약해지가 된 것일까. “학교 선배인 A선수와 갈등 때문이다. 같이 살며 소속팀이 같기도 했던 절친했던 A선수와 돈 문제로 인해 마찰을 빚었다. 서로 험한 말이 오갔다”며 “그 문제로 앙심을 품은 A선수가 제가 코로나19때부터 홀덤펍 등 일반 도박을 한 것을 빌미로 광주FC에 사람을 시켜 신고하게 했다”고 털어놨다.
김재봉은 “솔직히 일반 도박을 한 것이 큰 잘못이라고 생각해 이 문제로 더 이상 축구를 하지 못하게 될까 잔뜩 겁을 먹었다. 그래서 A선수가 ‘이렇게만 하면 살려주겠다’는 말을 믿고 A선수가 말하는대로 각서를 썼다. 그 각서에 ‘불법 스포츠 도박을 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는데 오히려 그것이 증거가 돼 광주와 계약해지 되는 빌미가 됐다. 어리석은 짓이었지만 당시에는 축구 선수를 그만두고 싶지 않아 살려준다는 말에 뭐든 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제 발목을 잡았다”고 말했다.
“광주FC 측에서 ‘인정하냐’는 말이 일반 도박을 한 것을 인정하냐는 의미인줄 알고 ‘그렇다’고 답했는데 그게 ‘불법 스포츠 도박을 인정하느냐’는 의미인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하는 김재봉은 “광주와 계약 해지하고 팀을 나왔는데 다음날 제가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선수로 기사가 나오더라. 당시에 저는 방어도 할 수 없는 처지였다”고 말했다.
“지금도 저는 A선수에게 빌려준 돈을 받기 위해 민사소송을 진행중인 상황”이라고 말한 김재봉은 “지난해 사회 각계각층에서 홀덤펍 등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아는데 저 역시 축구 선수라는 본분을 뒤로한채 코로나19 시절부터 일반 도박에 빠졌다. 이 부분은 분명히 반성하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제 도박을 하지 않고 병역 의무를 마치고 나면 다시 축구 선수로 돌아가 축구에만 전념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재봉은 “K리그 모 팀의 선수가 저를 신고했던 이로부터 비슷한 협박을 받고 있다고 들었다. 저같은 피해자가 또 나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언론 앞에 서게 됐다”며 “저 역시 불입건으로 끝난 이 일에 누구든지 또 다시 발목을 잡고자 한다면 이제는 강력하게 법적조치를 하려한다. 이미 충분히 괴로웠다. 또 같은 피해를 보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력히 말했다.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멀쩡히 뛰던 팀에서 계약해지 되고 경찰 조사를 받는 등 고생하며 김재봉은 한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고. 자신이 축구선수로 있을 때 존재의 의미가 있다는 것.
“부모님의 뒷바라지를 받으며 20년간 축구만 해왔는데 지금은 불법 스포츠 도박을 했다는 오명만 뒤집어 쓴 선수가 됐다. 잘못 알려진 이 오명만 벗을 수 있다면 뭐든지 하고 싶다. 부디 제가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선수가 아니다’라는걸 알아주셨으면 한다. 중랑축구단에서 몸을 잘 끌어올리고 경기력을 되찾아 내년 여름 소집해제 후 다시 K리그 무대로 복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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