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업고 튀어
있잖아, 이 책들
그냥 잠 안 올 때 한번 읽어봐
누구에게나 그런 순간은 한 번은 와
꼭 세상이 날 등진 것 같은 그런 순간이.
근데 전에 누가 그러더라?
오늘은 날이 너무 좋으니까 한번 살아보라고.
비가 오면 그 비가 그치길 기다리면서 한번 살아보라고.
그러다 보면 언젠가 사는 게 괜찮아질 날이 올지도 모르잖아.
그러니까 선재야, 죽고싶은 순간에 딱 하루만이라도 견뎌봐. 그래야 내가 돌아가서 널 살릴 수 있잖아.
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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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많은 것들을 놓치며 살아간다
나에게 선재는 하늘의 별처럼 닿을 수 없는 아득히 먼 존재였다.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들로 뒤덮인 내 10대의 끝자락에 손만 뻫으면 닿을 거리에 선재가 있었다는 걸
매일 나와 같은 공기를 마시고, 같은 하늘을 보고, 같은 길을 걷고, 내 이름을 알고, 나를 구했다는 사실을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인연의 순간들을 놓치고 살아왔는지 나의 과거를 다시 마주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어쩌면 놓치지 말아야 할 순간들은 어딘가에서 찬란한 빛을 내며 끊임없이 나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 그것이 내가 이곳에 온 이유. 너와 내가 다시 만난 이유이지 않을까?
5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