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쏘아올린 대규모 정리해고의 칼바람이 한국에 도착했다. 테슬라코리아는 현재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 중이다. 이에 따라 한국 테슬라 소유주들이 기대해 온 수퍼차저(급속충전소) 서비스 확대도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6일 자동차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 인사팀은 지난 9일 전 직원에게 최대 6개월치 급여를 제시하는 내용의 희망퇴직 실행 계획을 이메일을 통해 보냈다. 이 관계자는 “조기 신청자에 한해 기본 퇴직금에 최대 급여 2개월치를 위로금으로 얹어준다”고 말했다.
희망퇴직 접수는 9일 시작돼 오는 22일까지 이어진다. 위로금 옵션은 16일까지 희망퇴직 의사를 밝힌 사전 신청자에 한해 제공된다.
테슬라코리아가 제시한 기본 특별희망퇴직금은 1년 미만 근무자는 급여 1개월치, 1년 이상 5년 미만은 3개월치, 5년 이상 근무자는 4개월치다. 급여 2개월치의 추가 보상을 받기 위해 사전 신청한 직원은 다음달 30일까지 퇴사해야 한다. 5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 희망퇴직을 사전 신청한 경우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이 급여 6개월치란 의미다.
테슬라코리아가 제시한 또 하나의 희망퇴직 옵션은 급여 1개월치의 추가 보상과 함께 1개월의 유급 행정 휴가를 주는 것이다. 다음달 30일이 마지막 출근일이지만 휴가 한달을 쓴 뒤 퇴사일은 7월 31일로 기록된다. 16일 이후 퇴직 신청하는 직원은 기본 퇴직금에 급여 1개월치를 받고, 실업급여 처리도 받을 수 있다.
테슬라코리아의 앞날은 불투명하다. 또 다른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차징(충전) 팀 등 이미 해체된 팀도 있다”라며 “남아있는 직원들도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상황에 많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테슬라코리아가 지난해 6월 속초시와 체결한 수퍼차저 설치 계획도 5월 현재까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코리아의 신규 채용도 모두 취소 된 것으로 확인됐다. 테슬라코리아는 그동안 잡코리아, 사람인 등 민간 채용 플랫폼을 통해 상시 채용을 진행해왔다. 테슬라코리아는 희망 퇴직 조치와 채용 취소, 향후 일정에 대한 코리아중앙데일리 질의에 답변을 거부했다.
이번 희망퇴직은 전기차 수요 둔화로 고전 중인 테슬라가 지난달 전 세계 인력 10% 이상을 감축한다고 발표한 영향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리해고가 비교적 자유로운 미국과 달리 한국은 해고 요건이 엄격해 희망퇴직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5년 12월에 설립된 테슬라코리아의 직원 수는 4월 초 기준 약 480명이다.
테슬라의 올 1분기 차량 인도량은 38만 6810대로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해 4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테슬라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중국 세계 각지에서 전기차 가격을 공격적으로 낮추며 가격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는 모델 Y RWD(후륜구동 모델)을 기존 모델 Y보다 2000만원 가까이 낮춘 가격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저가 경쟁 속 수입차들의 한국 지사 인력 감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실적 약화로 인해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한차례 구조조정을 실시한 바 있다.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제너럴모터스는 올해부터 미국 미시간주 오리온, 랜싱 공장 등에서 약 1000명의 직원을 해고할 예정이다. 스텔란티스는 지난 3월 소프트웨어와 엔지니어 인력을 400명 해고했고 스웨덴 전기차 업체 폴스타도 전 세계 인력 15% 감축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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