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국이 덕질하면서 수능 대박난 현역 고3 탄소입니다.
어 여러 사람들 앞에서 글을 쓰니까 존댓말을 써야겠죠? 사실 그렇게 별 이야기는 아닌데 독방에서 많은 탄소들이 궁금하길래 몇 자 적어보려고 왔습니다. 정국이와 함께한 제 고3 수험생활 이야기가 덕질하는 모든 인티 익인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요.
지금 시그널 보면서 글쓰고 있어서 글이 횡설수설한 점 이해해 주세요.
저는 이번 2017학년도 수능
국어 100 수학(나) 96 영어 100 한국사 44 한국지리 47 사회문화 50 중국어 44
를 받은 문과 탄소입니다.
전국 단위 특목고를 재학하고 있어서 많은 여러분들과 생활패턴이 다를 수 있어요. 그 점 감안하고 이야기 들어주세요.
저는 작년 마마 무대에서 방탄소년단 RUN 컴백무대 보고 입덕했습니다. 최애는 정국이였고 지금도 정국이입니다. 진짜 딱 고3 생활을 정국이와 함께 했죠.
처음에는 정국이 얼굴이 완전 제 취향이어서 사진 줍고, 영상 보면서 덕질을 시작했습니다. 그 때가 딱 고3 시작한 겨울방학이었죠. 덕질하는게 너무 즐거워서 겨울방학 때는 공부 진짜 안했습니다. 되게 부끄러운 과거네요.
정신 차리게 된 계기는
겨울 방학이 다 끝나갈 무렵 그날도 정국이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혼자 흔히 말하죠 빠심이 터져서 정국이 너무 멋있어ㅠㅠㅠ 못 하는게 뭐야ㅠㅠ 황금막내ㅠㅠㅠ 이러고 있었는데 문득 생각이 들더라구요.
나랑 정국이는 한 살밖에 차이가 안나는데, 정국이는 정말 많은 걸 이뤘는데, 넌 뭘 잘하니. 뭘 할거니
열심히 고민해봤습니다. 정국이는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고, 운동도 잘하고 잘하는게 참 많잖아요. 저는 뭐가 있을까 싶더라구요. 답은 지금 하고 있던 공부 밖에 없더라구요. 제가 이제 와서 음악을 시작할 수도 없고, 그림을 그릴 수도 없고.
멋진 가수에게 멋진 팬이 되고 싶었습니다. 멋진 팬이 되려면 먼저 자기 자신에게 당당해져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저 자신에게 당당하고자, 정국이 앞에 서도 당당하고 싶어서 공부했습니다.
그 마음가짐으로 고3 새학기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기숙사에 살아서 여러분들과 생활패턴이 다를거에요. 잘 감안해서 들어주세요.
덕질은 계속 했습니다. 그런데 기숙사 생활을 하는지라 공방이나 콘서트는 갈 수가 없었어요. 아까 댓글 보니까 콘서트 못 가면 하루 종일 정신이 나가 계신다는 탄소 한 분 봤는데, 음 저도 콘서트 한 날에는 잠시 우울했었습니다. 그래도 내가 방탄소년단을 보러 가는 날에 가장 떳떳한 모습으로 가고 싶어서 참았어요.
아무튼, 덕질은 유튜브, 공카, 트위터, 인티가 전부였습니다. 인티도 비회원으로 관음만 했어서 독방에는 못 들어왔었어요. 인티는 수능 보기 한 달전인가? 들어갔는데 가입창 열려서 가입했었습니다.
그런데 덕질은 일과 시간이 다 끝나고 했습니다. 저는 아침에 6시에 기상해서 6시 반에 학교 전용 자습실에서 공부했습니다. 야자는 11시에 끝나고, 기숙사 점호가 11시 40분까지여서 11시 반까지 공부했습니다. 깨어있는 시간, 일과 시간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기숙사 들어와서 씻고 1시까지 일과 마무리 짓고 그 때부터 2시까지 덕질을 했습니다. 방탄밤도 보고, 공카에 올라온 글들도 보고. 한 한 시간 덕질하면 솔직히 모자라죠. 애들이 올해 또 워낙 바쁘게 살았잖아요. 그래도 참았습니다. 내 자신에게 떳떳해지려면 참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공부할 때 솔직히 힘들었습니다. 저는 3월 모의고사 보고 참 많이 힘들었는데요. 다름 자신 있던 국어에서 무너졌었거든요. 겨울방학 때 공부 안한 게 이렇게 돌아오는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하루 종일 몇날 며칠 슬퍼해봤자 도움이 안 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정국이 직캠 보고 다시 정신 차리고 공부했습니다.
항상 개인 자습시간 10시간을 공부하는 걸 목표로 했습니다. 쉬는 시간에도 영어랑 중국어 단어 외우는 것 등 간단한 공부했어요. 전 잠이 많아서 일과 시간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4시간 미만으로 자면 일상생활이 안되더라구요.
그냥 그렇게 묵묵히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성적이 오르더라구요.
4월, 6월, 9월 모의고사 꾸준히 올랐습니다. 7월은 저희 학교에서 안 봤구요. 10월에 정점 찍고 이번 수능에 이렇게 받았네요.
공부하면서 덕질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어떻게 하루하루 보내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덕질하는 것, 자기 본진 보는 것보다 자기 인생을 우선순위에 두세요. 저는 정국이 덕분에 제 인생을 우선순위에 두게 되었습니다.
정국이 덕분에 꿈을 꿨고, 지금도 그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번 2월 콘서트 당당하게 갈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아 물론 티켓팅을 성공해야겠지만.
궁금한 점 있으시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계속 수정해나가겠습니다.
개인 정보는 더 이상 공개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질문은 알아서 거를게요.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셨길 바라며
정국아 고마워. 사랑하고.
+
공부법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셔서 답댓을 달아드리긴 했는데, 글도 수정하는게 맞는 것 같네요.
우선 고등학교 때는 인강도 안 듣고 수학학원만 다니다가 3학년 때 영어는 조정호 선생님 현강, 국어는 동네 학원 다니다가 끊었고 수학은 신승범 선생님 풀커리 탔습니다. 국어는 계속 학원 안 다녔습니다.
전반적인 걸 말씀드리자면,
우선 겨울방학 때는 부족한 개념들 다시 다지시는게 많이 도움이 됩니다. 사실 저는 노느라 그렇게 못했는데, 나중에 제가 부족했던 국어 문법 개념 돌리는데 시간이 너무 아깝다고 느꼈어요.
국어
신유형 때문에 고민 많으신 분들 많은 것 같은데, 우선 긴장하고 겁먹지 마세요. 지문 길이에 겁 먹으시면 지고 들어가는 겁니다.
신유형이라고 해봤자 비문학 장문 지문은 두 주제의 단일 지문을 한 번에 읽는 것이랑 별반 다를게 없어요. 문학도 같이 주어지는 비문학 지문은 정말 긴 보기 읽는 거랑 별 다름없습니다.
국어는 사실 글을 많이 읽어서 기초 독해능력을 키우는게 도움이 됩니다. 아직 수능이 360일이 넘게 남으신 분들은 책 가리지 말고 많이 읽어두세요. 이제 고3이시면 이것 저것 책 읽을 시간은 많이 안 나실텐데, 개인적으로 신문 읽는 것 추천드립니다. 신문 한 면 차지하는 기사 한 호흡에 다 읽는게 되게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문제를 많이 접해보고 싶어서 저는 고3 올라와서 국어 학원 다니기 시작했는데, 사실 올해 유형이 많이 바뀌어서 많은 도움은 못 받았고, 6평이후로 안 다녔습니다. 기출 많이 푸시고, 푸실 때 모든 문제에 근거를 찾는 연습을 많이 하세요. 비문학에 되게 도움 되실 겁니다.
특히 비문학 장문지문은 어느 분야의 두 주제가 만났는지 파악하는게 중요합니다. 장문 지문의 바로 첫 문제가 그 글의 구조 묻는 문제이기도 하니까요. 글을 읽으실 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개념 표지에 표시 해두시고, 근거를 찾아가면서 문제 푸는 연습을 하세요. 많은 도움이 될겁니다.
문학은 완전 틀린 선지를 고르는 걸 우선순위로 뒀습니다. 사실 관계가 안 맞거나, 아예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선지들을 지워나가거나, 골랐어요. 두 지문의 공통점을 묻는 문제라면 한 지문의 특징만 나타내는 선지가 많이 나타나고, 지문과 보기의 공통점을 묻는 문제라면 지문 혹은 보기의 공통점만 나타내는 선지가 많습니다.
선지에 두 지문을 꼼꼼히 대입해보세요. 화작은 한달만 꾸준히 풀어주셔도 감이 돌아옵니다. 저도 3월 모의고사에서 화작 3개 틀렸었는데, 매3화작 매일 아침마다 하루치 분량 풀고, 화작 기출 문제집 한달 안에 끝내는 걸 목표로 하고 풀었습니다. 화작도 꼼꼼히 보는 연습이 필요해요.
고3 말쯤 되면 파이널 모의고사 많이 풀릴텐데 반에서 공동구매로 푸시는 거 추천드립니다. 개인적으로 많이 도움 받았던 건 저희 학교에서 공구했던 대치동에 이감 모의고사 였습니다. 신유형을 가장 잘 반영했다고 생각합니다.
수학
수학은 저도 제일 힘들었습니다. 고등학교 처음 올라와서 수학 배울 때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몰랐습니다. 수열 배울 때 진짜 죽고 싶었습니다. 제 수학 실력이 가장 늘었을 때는 고2 때 였습니다. 기출문제집 사서 하루종일 수학만 했습니다. 진짜 많이 틀렸는데, 모르는 문제들은 학원 선생님께 끝까지 다 물어봤습니다. 많이 푸시고 어떤 문제에 약하신지 알아보세요. 틀린 문제 많이 다시 푸세요. 어느 정도 하다보면 머릿속에 어렴풋이 개념이 잡히는게 느껴지실 겁니다.
아직 개념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이번 겨울 방학에 꼭 다시 다잡으세요. 21번, 29번, 30번은 끈기도 중요하지만 수학적 기본 개념을 문제에서 어떻게 발견하는가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영어
영어는 조정호 선생님 풀커리 탔습니다. 솔직히 영어는 학원 안 다녀도 됐을 것 같은데, 선생님이 워낙 제 스타일이어서 열심히 다녔습니다. 선생님이 하라는 데로 단어장도 10회독 이상 했던 것 같고, 지문에서 근거 찾는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재진술 일반화 갑이죠. (인강이나 현강 들으시는 분들만 아실텐데) 단어 실력은 진짜 중요합니다. 저는 남들 다 쉽다고 했던 10월 모의고사에서 모르는 단어 나와서 엄청 당황했었습니다.
마인드 컨트롤
공부하면서 되게 힘들 때가 있었습니다. 나름 공부도 잘 해왔다고 느꼈는데, 틀리는 문제도 많고, 왜 나는 이런 간단한 개념조차 떠올리지 못하는 걸까 자책도 많이 했습니다. 큰 모의고사들이 끝날 때마다 그랬는데요. 3월 모의에서는 성적이 안 나와서 힘들었습니다. 그 때는 정국이 직캠 하나 보고 털어냈습니다. 6월 모평 후에는 제가 지쳤다는 걸 자각했고, 엄마랑 산책하다가 힘들다고 토로하면서 펑펑 울었습니다. 9월 모평 후에는 열심히 했는데 성적이 떨어져서, 그리고 부모님들과의 관계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수험생활동안 힘드신 일들 많을 겁니다. 자신만의 해소 방법을 찾으시는게 중요할 것 같네요. 저는 노래들으면서 산책하는 걸로 스트레스를 해소했습니다. 혼자 산책하면서 생각도 정리하고 목표도 다시 되새겼습니다.
자주 들었던 노래는 음, 방탄소년단 - INTRO: NEVER MIND, 프라이머리 - 독, Agust D - So far away정도 였던 것 같습니다. So far away는 9월 모평 끝나고 들으면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네요. 그래서 혼자 걸으면서 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번 앨범에도 도움 되는 노래가 되게 많았는데, Awake, MAMA, Lost, Interlude: WINGS 정도.
그리고 생각이 많은 날에는 플래너에 일기를 썼었습니다. 한 주 목표, 하루 목표도 적고, 다짐도 쓰고. 플래너 진짜 애지중지하면서 썼었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고3 생활 하시면서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힘든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없다면 정말 고3 잘 보내시고 계시는 거고, 흔히 유리멘탈이라고 하죠? 그런 상태가 되는 때가 있을겁니다. 이겨내세요. 이겨낼 방법을 찾으세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방법까지는 조언해드릴 수 없습니다. 이겨내야 한다는 사실만 알아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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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면서 제 지난 1년, 길게는 3년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댓글들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제 글에 많이 자극을 받으셨다는 분들이 많은데, 지금 가지신 그 마음 잃지 마시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시길 바랍니다.
제 보잘 것 없는 수험생활이 여러분들에게 조그만 변화라도 이끌어내게 되었다면, 저에게도 정말 기쁜 일이겠죠.
지금 시험기간이신 분들 많으신데, 지금부터 최선을 다해주세요. 절대 늦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