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유아교육과 14학번 재학중인 학생입니다.
하지만 저는 원래 예고에서 미술을 전공했던 학생이었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이 들으면 하나같이 다 좋은 대학들만 썼네 이렇게 말할정도로
좋은 대학 쓰려고 안간힘을 다해서 입시 때 저는 정말 누가 들어도 좋은 그런 대학들만 지원했었어요
그런데 다 떨어졌어요 다 예비 아니면 불합 그래서 정말 충격이 컸죠 대학 떨어지면 누가 충격이 안 크겠냐만은
저는 정말 고등학교 3년 내내 하고 싶은 일을 못 찾아서 내가 하고 싶은게 생길 때 그 꿈을 이루는데 성적이 방해가 되지않게
열심히 하자 이런 생각으로 공부도 열심히하고 실기도 열심히 해서 내신도 2등급 모의고사도 1~2등급 수능은 2등급
물론 저보다 훨씬 잘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정말 최선을 다했어요 중학교때는 정말 공부도 안하고 살았지만
이제 곧 어른이 되는 거다 내 꿈앞에서 당당해지고 싶다 이런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했어요
공부하면서 제가 하고싶은 일을 찾게 되었고 공부와 실기를 더 열심히 했어요
11월 7일 수능을 보고 11월 9일에 바로 서울 학원으로 올라가서 2월 중순까지 쉬지 않고 실기...
2월 중순이 끝날 때 쯤 모든 결과는 나왔고... 입시결과는 모두 예비 아니면 불합....
절망에 빠졌어요 지금까지 살면서 느낀적 없는 배신감 절망감 분노 허탈함 등등 많은 걸 느꼈죠
부모님께서 재수 시켜주겠다 기숙학원에 들어가서 공부하고 실기도 하고 재수하라고 하셨어요
정말 감사하죠 저희 부모님께 저는 지금 생각하면 부모님이 기회를 한번 더 주셨던게 정말 감사해요 하지만 그때 저는 진짜 지칠때로 지쳐있는 상황이었어요
매일 울고 그러다 잠들고 깨면 또 울고... 기숙학원... 못 견딜 것 같은거에요 힘들어질게 보이니까...
내가 정말 3년 동안 차곡차곡 쌓아뒀는데 그게 다 무너지고 아 다시 쌓아야 하는구나 다시 처음이구나 진짜 겁났어요 너무 무서워서 눈 앞이 깜깜했어요
그래서 안 한다고 했어요 부모님이 설득하셨지만 못 하겠다고 했어요 더 하다가 정말 죽을 것 같다고...
제가 정신 못 차리고 철 없어 보일지도 모르지만 고3 1년 동안 그렇게 입시준비하고 수능이 끝나고 그리고 실기 준비하고
내 마음과 정신이 평온했던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잘 안나는 거에요
친구들과도 다 멀리 떨어져 얼굴 한 번 못 보고 부모님과도 4달 동안 떨어져서 지내고
저는 그냥 부모님 옆에서 전 보다는 편한 마음 가지고 다시 준비하고 싶었어요 4달동안 떨어져 지냈는데 그때 정말 보고 싶었는데
다시 떨어져서 지내고 싶지 않았아요 숨 쉴 구멍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어서 싫다그랬어요
재수를 한다면 집에서 하고싶다고 그랬죠 하지만 안된다고 하시더라고요 너는 누가 잡아주지 않으면 못 한다 기숙 학원에 들어갈게 아니면 재수 못 시켜준다
억울했어요 나도 잘 할 수 있는데 왜 날 못 믿어주시는 걸까 내가 그정도 신뢰감도 없었나
그래서 결국 기숙학원에 들어가기로 했어요
그런데 점점 미치겠는거에요 재수 학원 들어갈 날짜가 다가 올 수록 겁나고 도망치고 싶고 이 세상에서 펑 하고 사라지고 싶다 이런 생각만 하고...
무슨 말이라도 듣고 싶어서 괜찮다는 말 이번에는 성공한다 이런말 듣고 싶었어요
그래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주를 봤어요 원래 타로도 안 믿고 그런거 다 거짓말이라고 안 봤는데
지금 나 좀 누가 괜찮다고 말해주길 바래서 뭐라고 붙잡고 싶어서 봤죠
그런데 저 한테 미술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재수해도 안된다더라고요 삼수는 해야한다고 그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저는 나랏밥 먹고 살아야 된다고... 미술만이 내 길이다! 라고 생각한 저 한테는 청천벽력이였죠
그래요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어요 그냥 평소처럼 아 뭐야 내 미래는 내가 개척하는거지 이러고 나올 수도 있었는데 그렇게 못 했어요
자존감이라는 자존감은 다 잃고 의지력도 잃고 다 잃은 상태에서 그런 소리를 들으니 아 이제 정말 끝이구나 끝났구나 나는 안되는구나 접어야겠다 이렇게 생각했죠
결국 엄마한테 전문대를 쓴다고 했어요 그냥 전문대라도 유아교육과 들어가서 취직을 하겠다고요
엄마는 좋아하셨던 것 같아요 "그래 너는 미술보다는 그런 쪽이 더 나을 지도 몰라 잘 생각했어"
저는 지금 집과는 정말 먼 전문대에 다니고 있어요 부모님은 집 가까운데로 다니길 원하셨지만 제가 그냥 멀리왔어요
창피해서 도망칠 생각만 하고 있었거든요 너무 창피해서
저를 가르치셨던 선생님은 저를 말리셨어요 "너한테 그게 맞을 것 같니 너는 애 못 본다. 안 맞는다고 다시 올거면 그냥 하지마라"
안 맞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아니라고 그랬어요 할 수 있다고 웃으면서 말했어요 이제 미술 지긋지긋 하다고
근데 저 진짜 미술 하고싶었어요 너무 좋아서 하고싶은데 그냥 문득 "사람이 하고싶은 일만 하고 살 수 없다는게 이런건가"하는 생각이 들어서
겉으로는 다 부정했어요 3년동안 아니 어릴 때 부터 좋아해서 남들보다 잘 하고싶고 너무 좋아서 시작한 미술인데 부정했어요
저 한테 미술은 아니였나봐요, 괜찮아요, 저 아기들 좋아해요, 저 아니면 또 누가 유치원 선생님 하겠어요 .....
이런 시덥잖은 농담들도 하고 그러면서 나 자신도 아 괜찮은가 보다 괜찮다 다 잃은 건 아닌가 보다 그렇게 생각되더라고요
그런데 개강하고 첫 수업 듣는데 정말 죽고 싶었어요 아 뭐지? 이게 뭐지? 내가 왜 여기있지? 여기 내 자리가 맞나? 아닌 것 같은데 여기 아닌데
첫 날 부터 기숙사 들어가서 울고 다음날도 강의 끝나고 울고 안 그럴려고 했는데 엄마한테 전화해서 자퇴하면 안되겠냐고 그랬어요
네 제가 나쁘죠 실컷 도망쳐 놓고 겨우 이틀 만에 자퇴하고 싶다고 엄마한테 전화해서 울고
저는 정말 나쁜 딸이에요 괜찮다고 할 수 있다고 한게 난데 그 말 지키지도 못 하고... 지키고 싶어요 지키고 싶었어요
나는 괜찮다 나는 괜찮다 적응 할 수 있다 나는 이겨낼 수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괜찮지 않았고 이겨낼 수 없었어요
얼마전에 교수님과 상담하는 날이 되서 상담을 했어요 자퇴하고 싶다고 말 했는데 교수님이 다 괜찮아 질거래요 다 적응 될거래요
솔직하게 말 했어요 "저는 애를 안 좋아합니다 보면 예쁘다는 생각이 안 듭니다 동기들이 교수님들 사진 자료에 아이들을 보면 다들 좋아하는데
저는 이해가 안 가요 저는 걔들이 예쁜지 모르겠거든요 이런 제가 나중에 교사가 되면 아이들한테도 안 좋을 것 같습니다"
다 괜찮다고하시는 거에요 보다보면 애들이 예뻐보일거다, 담임을 맡으면 달라질거다
지금까지... 개강한지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된 지금 저는 하나도 안 괜찮습니다 진짜 하루하루 눈물로 보내는게 이런거구나 이런거나 느끼고
저는 자신없어요 정말 저는 그림이 그리고 싶어요 정말 그림이 그리고 싶어요 입시가 끝나면 틀에 박힌 그림이 아닌 내 그림을 그릴 수 있을거라고
그렇게 믿고 견뎌왔는데 내 그림 그리고 싶은데 나는 왜 여기 있는걸까 나는 너무 큰 실수를 저질렀구나
엄마한테 아까 낮에 전화 했었어요 휴학하고 싶다고 자퇴한다고 하면 안 시켜주실거 뻔 해서 그냥 휴학하고 싶다고 그랬어요
제가 말을 조리있게 못 하거든요 그냥 엄마 나 휴학하면 안돼? 이렇게 말했어요
엄마는 너 또 왜그러냐 무슨 일 있냐...
그냥 너무 힘들어서 쉬고 싶어서 그렇다고 했더니 엄마는 다들 힘들다 너만 힘든거 아니다 그것도 못 이겨내면 사회생활 어떻게 할거냐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휴학계획을 잘 세워서 휴학하겠다고 하면 타당한지 보고 시켜주시겠대요
휴학 계획... 엄마가 말하는 휴학 계획이 뭔지 알아요 토익, 임용 고시 준비를 위한 한국사 검정시험... 이런거
아... 우리 엄마는 이럴 때도.. 위로 받고 싶었는데 바랄거를 바래야지
엄마도 제가 그냥 쉬는 걸 보고만 있지는 못 하시겠죠 저희 엄마 자신도 쉬는 걸 못 참고 일하시는 분이시니까...
엄마 마음을 이해하지 못 하는 건 아니에요 저도 불안해요 다시 돌아올거라고 휴학해 놓고 못 돌아갈까봐 아니면 자퇴하고나면 뭐 하고 살아야하지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아요 저는 이미 지친 것 같아요 힘이 다 빠졌어요 악으로 버티고 싶어도 그 악마저 없어졌어요
그냥 쉬고 싶어요 잠시... 하고 싶은 그림그리면서...
입시 끝나고 대학 불합 결과로 인한 상처도 거의 못 추스리고 오게된 학교... 제 마음이 진정될 때 까지 만이라도 잠깐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고 싶어요
아직 구멍난거 다 못 매웠는데 구멍만 점점 더 커지고 있어요 그거 다 매우고 싶은데
그냥 엄마 아빠가 괜찮다 1년 쉰다고 세상 무너지지 않는다 엄마 아빠는 너를 믿는다 이런말 듣고 싶어요
정말 적성에도 안 맞는 과에 다닌다는게 이렇게 고역일 줄 몰랐네요
저는 앞으로 어떡하면 좋을까요
글이 많이 길어졌는데... 저랑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이나 조언해 주실 수 있는 분들 계시면 댓글 남겨주세요
하나하나 다 읽어보고 더 생각 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