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영숙, 그리운 사람 있어청명한 하늘 높이 기러기 떼 날아가네짝 잃은 외기러기어디를 찾아 가는 것일까그리움 속에 나르는 구름소박한 가슴에 채워지는 욕망노을 속에 그려진 그리움의 모퉁이그리운 사람있어 가슴 시린세월의 바다 보라색 물보라의정적 속에 잠긴 그대 목소리 보고픈 사람아서녘 하늘 검은 산 나목이 울고기억의 흔적 안에 서리는 아픔그리운 사람 있어 서성이는 밤행여 훈풍에 품어 줄 것만 같은 그리운 사람아외기러기 나르는 하늘산자락에 쌓인 눈서리저녁 안갯속에 희미한 그림자나 이렇게 그리운 사람 있어언약 없는 기다림에 눈물 머금고남낙현, 내 마음을 두드리는 바람소슬 바람이 살며시 다가와내 마음의 창문을 두드립니다 나는 그 바람이그대 였으면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지친 내 영혼은고독한 바다 위에서홀로 항해를 하고 있습니다 고요한 바다에 돌을 던져오래된 침묵을 깨트려준 사람바로 그대 바람입니다 이제 그대 내 영혼을 흔드는바람결에서 그대를 생각하며그대의 향기를 느끼고 싶습니다류시화, 누구든 떠나갈 때는누구든 떠나갈 때는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봄이 아니라도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누구든 떠나갈 때는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우리 나누었던 말강에 버리고 가자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때로 용서하지 못하고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우리는 떠나왔네한번 떠나온 길은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네누구든 떠나갈 때는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바라보았다 가자지는 해 노을 속에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장시하, 이별연습비가 내리는어느 여름 오후당신은 떠나갔다웃으며 헤어지고 싶었다그대와의 이별이라면울고 싶지 않았다 이별이란 또한 기다림 아니던가당신은 내 인생에축제와도 같은 사람이었다우리는 잠시헤어지는 연습을 한 것이지헤어진 것은 아니다 그 연습이 너무 리얼했을 뿐이지우리는 뜨거웁게 만날 것이다나는 기다리는 연습이 남았을 뿐이다나는 기다리는 연습이 짧기만을바라는 마음뿐이다권대웅, 마음의 도둑마음에 도둑이 들었나 봐온몸 구석구석을 뒤지더니깊이 잠들었던 살결을 일깨우더니종일토록 나가지를 않는다도둑이 들어도 정말 큰 도둑이 들었나 봐 두근두근온몸이 두근거리는 소리에 잠들지 못하고한밤중 어둠이 헝클어지도록 잠들지 못하고마음은 하루 종일 서성대는데창 밖에 가문비나무 뒤척이는 소리바람이 발자국을 지우는 소리 문을 닫다가별들에게 그만 내 눈동자를 들켜 버렸는데가져가려면 빨리 가져가지이토록 들쑤셔만 놓고 뒤흔들어만 놓고가지 않는 이여내 심장을 꺼내 드릴까한 점 열에 들뜬 살점을 떼어 드릴까내 머리카락 모두 잘라 신발을 만들어 드릴까길도 보이지 않고 집도 보이지 않고 구름이 달빛을 삼킨 밤개들도 깊은 잠에 빠져 버린 밤아, 너무도 큰 당신이 내 몸속에 들어왔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