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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깅ll조회 1200l
이 글은 7년 전 (2016/8/28) 게시물이에요


내 친구가 죽었다. 이미 죽은지 꽤 지났으니 애도는 할 필요 없다. 사람들은 어차피 죽잖아? 그 전에 친구랑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음에 감사해. 어쨌든, 고등학교 시절, 우리는 수업 시간에 쪽지를 공유하곤 했다. 그저 평범하게 주고받는 수준을 넘어서 쪽지를 위해 공책 한 권을 할애할 정도였다. 매 페이지마다 수다로 채워가곤 했었다. 몇 년 전 친구가 죽었을 때, 친구네 엄마가 그걸 발견하곤 나에게 몇 권 가져가라고 했었다. 나에게도 중요한 물건이라는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 아줌마는 모든 공책을 가지고 있고 싶다고 했지만 나 또한 그 공책의 일부에 대한 지분이 있음을 설득시켰다. “걘 이 공책을 책으로 내고 싶어했어요,” 내가 아줌마에게 말했다. “친구들이 좀 있어서 싸게 낼 수 있어요.” 마지못해 아줌마가 동의했었다. 딸의 기억을 기리고 싶었던 것이겠지.

최근까지도 그 공책을 다시 펼쳐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직도 친구의 죽음이 아려왔으니까. 친구가 어떻게 죽었는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이 진정되기까지 시간이 꽤나 걸렸다. 이제야 마침내 공책 내용을 정리할 마음의 준비가 된 것이었다. 친구가 원치 않는 부분은 내지 않을 생각이었다. 친구의 가족을 악하게 보일만한 그런 류의 내용들 말이다. (가족사에 대해 쓴 부분이 있는데 굳이 그 내용을 떠벌리고 다닐 필요는 없다 생각했으니까.)

친구는 8살이던 시절의 내용부터 쭉 기록해왔다. 난 언제나 친구의 그런 정성을 부러워했다. 친구는 일기를 쓰는 행위에 꽤나 중독이 되어 있었고, 어떤 날은 하루에 여러 글을 쓰기도 했다.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꼭 썼던 그런 아이였다. 일기를 뺀 친구의 인성은 미완성이었다. 아마 이러한 이유로 일기를 열심히 써왔겠지 – 혹시나 자신이 써둔 일기로 인해 누군가가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이런 경우라면 나 또한 친구의 기억을 돕고 싶다. 친구의 죽음과 관련한 미스터리를 풀 수 있다면.

내가 찾아낸 몇 개를 생각해보면, 사실 친구의 일기를 책으로 내고 싶지 않다. 아직까지는. 대신 여기에 공유하고 싶다. 내가 알아채지 못한 부분에 새로운 견해를 줄 수도 있다고 믿으니까. 하지만 일단 배경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한다.

친구는 8살이던 해 처음으로 “그 남자”에 대한 글을 썼다. 그는 친구의 일기에 이따금 등장하는 인물이었는데, 몇 년 동안 나타나지 않기도 했다. 죽기 전 마지막 몇 달 동안, 친구는 그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써왔다. 거의 매일의 내용이 “그 남자”에 관한 내용이었다. 처음엔 아동학대와 관련된 인물이 아닐까도 생각했었다. 누군가가 친구를 학대해서 그런 내용을 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도 했었다. 하지만 그런 류가 아니었다. 사실, 내용은 그보다 훨씬 더 불길한 내용을 담고 있었으니까. 차마 그 단어를 쓸 수가 없다.

일단 관련된 내용을 한 포스팅에 다 올릴 계획이다. 더 많은 정보를 찾기 전까지는 아마 글을 연달아 올리지 않을 테니, 글이 길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읽기를 바란다.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미안함과 함께 도움에 고마움을 표한다.


다음 내용들은 친구가 8살-10살 시절에 썼던 내용이다. 스펠링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살려 작성했다.

• 2000년 1월 17일
내 이름은 스테파니고 8살이다. 오늘 인형을 가지고 놀았다. 사과도 먹었다. 남자를 봤다.

• 2000년 11월 6일
그 남자를 봤다. 그 사람은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오늘 햄버거를 먹었다.

• 2002년 10월 11일
오늘 바깥에서 그 남자를 봤다. 그 사람은 갈색 머리다. 그 사람이 나를 쳐다봤다. 너무 무서워서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서부터는 스테파니가 청소년기로 접어든 시점의 내용이다. 읽다 보면 알겠지만 이때부터 친구는 자신의 성격과 나름의 스타일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 시절의 내용은 정말 재미있게 읽었었다. 물론, “그 남자”와 관련된 부분만 뺀다면 말이다. 미안하지만, 친구가 성장해가는 과정은 여기에 쓰지 않을 생각이다. 그냥 그 남자와 관련된 내용만 올릴 생각이니까. 그는 여기서부터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하더니 그 후 몇 년 동안 자취를 감췄다.

• 2005년 4월 2일
오늘 비가 많이 와서 엄마가 나가지 말라 했다. 나한테 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니 별로 상관 없었다. 학교는 정말 구리다. 삶도 구리지만 내가 어쩌겠어? 이제 두 달만 지나면 생일이니까 14살이 되면 인생이 좀 더 나아지겠지.

• 2005년 4월 2일
세상에, 알아 오늘 똑 같은 날짜긴 하지만. 사실 지금 쓰고 있는 시간이 밤 시간이지만 뭐 어쩌라고. 좋아. 밖엘 내다봤더니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음) 진짜 이상한 장면이 보였다. 남자 하나가 길바닥에 있는 돌멩이를 주워다 배수로, 뭐 그런 곳에다 집어 던지고 있었다. 비가 오면 물이 빠지는 구멍 있잖아. 아무튼, 남자는 계속 그 짓을 반복했다. 한 5분 동안 지켜봤는데 하는 짓이라곤 그게 전부였다. 어, 뭐지? 뭐 하냐 이 사람아. 당신이 할만한 행동을 하고 있는 거겠지 뭐.

• 2005년 5월 1일
오늘 버스를 탔는데 진짜 이상한 일이 있었다. 그날 돌멩이를 던지는 그 남자를 봤다. 그 사람은 내가 타고 있던 버스 옆에 서서 계속 나를 쳐다봤다. 진짜 이상하지? 나 외에는 그 사람을 본 사람이 없었다. 기사아저씨한테 물어봤더니 아무도 없다고 했다. 내 사촌이 skizofrenic (뭐지?)라서 나도 그럴 수 있나 보다. 여자애가 방해하는 것 같은게 궁금해졌다.

• 2005년 5월 1일
드디어 친구가 생겼다! 완전 성격 짱이야. 친구 이름이 제나(Xena)인데, 걔네 엄마가 멋있게 보이고 싶어서 그렇게 지었나 보다. 제나는 가라테를 하고 라임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 오늘 점심시간에 수다 떨고 놀았다. 너무 좋다. 내일도 같이 점심 먹기로 했다. 근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또 그 남자가 학교 식당에 있는 걸 발견했다. 완-전 소름, 하지만 그 남자는 그저 테이블 아래에 누워서 나를 쳐다봤다. 엄마한테 말했더니 엄마가 학교에 연락해보겠다 했다.

• 2005년 5월 5일
그 짜증나는 들!!!! 시봉탱, 욕하지 말라고 했지만 뭐 어쩌라고!!!! 학교에서 엄마한테 연락해서는 내가 아무 말이나 지어내고 있다고, 내가 상담이 필요하다고 했단다!!! 저기, 뭐라고요? 당신들이야말로 상담이 필요한 것 같은데. 이 망할 잡것들이 이상한 남자를 학교에 들여놓고는 뭐래. 내가 납치라도 당하면 어쩔라고, 잡놈들아. 진짜 싫어. 다 싫어. 엄마도 싫고 그 븅슨 같은 학교도 싫어. 차라리 그 남자가 나를 잡아서 죽였으면 좋겠다, 그래야 그놈들이 미안하다 하겠지.

• 2005년 5월 8일
생일까지는 아직 한달 남았는데 이미 망쳤다. 정신과에 상담 받으러 가라니. 애들이 전부 내가 skizofrenic (아직도 정확한 스펠링을 모르겠지만 뭐 대수람?)라고 생각해서 제나도 더 이상 나랑 말을 안 한다. 왜 다들 그렇게 꼬였담? 난 미친게 아닌데. 그 남자 맨날 보인다고. 너네 잘못이지 내 잘못이냐?

• 2005년 5월 25일
정신과 의사가 나한테 문제는 없는데 아마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다고 했다. PTSD(역자 주: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라고 하던데. 그게 애들을 이상한 행동 하게 만든대나 어쩐대나. 내가 이상한게 아니라 말하려고 했다. 나 진짜 사람이 보이는데. 의사는 나 외에는 아무도 그 사람을 못 보기 때문에 내가 상상하고 있는 것이라 말했다. 알겠다, 이 망할 의사야. 어쩔. 어차피 너도 진짜 의사 아니잖아, 그러니까 그렇게 구리지. 어쩌라고.

• 2005년 6월 8일
생일파티에 가족 빼고 아무도 안 왔다. 어쩔. 그래도 그 남자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10대가 되고 나서 그 남자에 대해 쓴 내용은 이거 하나가 전부였다.

• 2008년 9월 19일
알아, 이게 진짜 이상한 소리로 들리는거. 3년이 지났어. 그 남자를 마지막으로 본게 3년 전이다. 하지만 오늘 그 남자가 또 나타났다. 비가 내렸는데, 그 남자가 또 돌멩이를 주워다 배수구에 던지고 있었다. 최대한 오랫동안 지켜보다가 결국 소름이 돋아서 블라인드를 내렸다. 가끔 내가 예전에 써둔 일기를 읽는 편이라 오늘 다시 읽어봤는데,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내가 어렸을 때 그 남자를 본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분명 보기는 봤는데 기억이 안 난다. 내가 또 까먹을지도 모르니까 그 남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설명해둬야겠다: 그 남자는 갈색 머리를 가지고 있다. 나보다 키가 조금 더 크다. 아마 177cm 정도? 엄청 마름. 상의는 안 입고 있는데 바지는 엄청 헤진 갈색 바지를 입고 있다. 얼굴은 완전 푹 꺼져 보인다. 입술은 언제나 안으로 들어가 있다. 영화 보면 부패된 사람 얼굴이 푹 꺼져서 치아가 다 보이는 그런 얼굴 있지? 그 남자 얼굴이 약간 그렇게 생겼다. 아마 마약 중독자거나 비스무리한 인간이겠지. 그 사람을 쳐다보면 정말 소름끼친다. 하지만 가끔 시선을 뗄 수가 없다. 마치 그 사람이 내가 자기를 봐주기를 원하는 것 같다.

어느 누구에게도 이 남자에 대해 말할 수 없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뻔하다. 엄마는 날 또 정신과에 데려갈테고, 그럼 난 진짜 미칠거다. 이제야 막 친구가 새로 생기기 시작했는데. 알리사 같은 친구. 진짜 좋은 친구다.

다시 밖을 봤더니 남자가 사라졌다. 일단 좀 자야겠어. 내일 학교에 가야지.


다음은 스테파니가 죽기 몇 달 전에 쓴 내용이다. 그 남자는 이제 거의 매일의 내용에 등장한다.

• 2014년 4월 1일
오늘은 알리사의 생일이다. 우리는 해변에 놀러 나갔다. 거기서 그 남자를 다시 봤다. 이상하다. 계속 그 사람을 보지만 그렇게 자주 나타나지는 않는다. 차라리 이렇게 지속됐으면 좋겠다. 못 본 척 계속 내 인생을 살고 싶다. 아직 나한테 나쁜 짓을 한 적이 없으니까. 그냥 겁주기만 할 뿐. 어쩌면 진짜 내가 미친게 아닐까. 어쩌면 내 문제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 남자는 환영일 뿐일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그냥 그 남자를 무시하고 내 인생을 살고 싶지만 그게 잘 안 된다. 심지어 해변에서 있었던 일도 말할 수가 없다. 너무 무섭다.

• 2014년 4월 2일
오늘 알리사네 아버지가 우리를 사냥에 데리고 갔다. 지금 캠핑 중인데 잠이 안 온다. 오늘 사슴을 맞춰서 모두에게 먹일 수 있다는 생각에 흥분됐지만 사슴을 가지러 갔더니 그 남자가 먼저 와있었다.

그 남자는 사슴에 난 총구멍에 손가락을 대더니 상처가 벌어지도록 자꾸 손가락을 꿈지럭거렸다. 계속 사슴 피부를 찢어 얼굴을 대고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벌렸다. 마치 내가 거기에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았다. 그는 계속해서 내가 잡은 사슴을 먹었다.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나는 소리를 지르며 알리사와 아저씨가 있는 캠핑 장소로 달려갔다. 뱀을 보고 놀라 나도 모르게 쏴서 죽였다 거짓말을 했다. 그들이 날 믿을 것 같지 않다.

• 2014년 4월 3일
잠에서 깨자 그 남자가 텐트 속에 있었다.

• 2014년 4월 9일
택배가 왔다. 열어보니 큰 책이었다. 사진첩. 누가 보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안을 들여다 봤다. 처음에는 여자애 하나가 어린 시절부터 시간에 따라 성장하는 모습을 담은 앨범인줄 알았지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뭔가 이상했다: 모든 사진에는 여자애 뒤로 흐릿한 갈색이 보였다. 여자애가 성장할수록 그 흐릿한 갈색도 점점 선명해졌다. 그 남자가 모든 사진에 있었던 것이다. 내용은 사진첩 반절쯤에서 끝났다. 사진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다. 혹시 놓친 부분이 있는가 싶어 맨 뒤를 봤더니 맨 뒷장 커버에 누군가 “계속된다”고 써놓은 것이 보였다. 누군가 날 가지고 장난질을 하는게 분명해. 누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분명 누군가 날 놀리고 있었고 나도 이제 신물이 난다.

• 2014년 4월 11일
그녀의 이름은 엘리자베스 몬테스였다. 그녀는 26살에 죽었다. 원인불명의 이유로. 폭행치사의 여지 없음. 도서관 가는 길에 이런 배움을 얻을 수 있다니 참 놀랍군.

• 2014년 4월 15일
몬테스 가족을 찾았다. 처음엔 전화를 했지만 딸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하자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래서 그 집을 찾아갔다. 마구잡이로 전화를 끊는 것보다 사람 면전에 문을 닫아버리는게 더 어려운 일이니까. 나는 문 사이에 발을 끼우고 문을 못 닫게 방해했다. 절박했다. 절박했다. 그들에게 절박하다고, 당신들의 딸을 해한 존재가 나를 해하려 한다고 말했다. 마침내 그들이 날 집으로 들이고 앉으라 했지만 내가 여기 있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사진첩을 보여주자 어디서 났느냐 추궁했다. 누군가 나에게 보낸 것이라고, 당신들이 보낸 것이라 생각했다 말했다. 하지만 그들은 보내지 않았다 했다. 그래서 언제부터 이런 일이 있었는지 묻자 그들은 마지못해 나에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엘리자베스는 5살 때부터 그 남자를 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상상 친구라 생각했기에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점차 엘리자베스는 성장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다. 가족들이 정신과 상담을 받으러 가자 PTSD라 진단을 내렸다고 했다 (익숙하지? 망할 돌팔이 의사놈들). 시간이 지날수록 엘리자베스는 은둔형 외톨이로 변해갔다. 먹지도 않고. 잠도 거의 자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상태가 호전됐다. 죽기 몇 년 전까지, 그녀의 상태는 괜찮았다. 그러다 다시 그 일이 벌어졌다. 나한테 일어나는 일과 흡사한 일이. 그는 몇 주고 자리를 지키다 곧 몇 년 동안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다 다시 나타난 것이었다. 그는 언제나 다시 나타났다.

그들은 딸이 죽기 전까지 그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 경찰이 죽음의 원인을 찾지 못했다는 말을 하고 나서야 그들은 정말 중요한 증거를 무시해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이 남자가 단순히 환영이라 생각했다. 가족들이 경찰에 그 존재에 대해 알리려 했지만 결국 무시당하고 말았다. 몇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딸은 이미10년 전에 죽었지만 그들은 여전히 아무런 답도 찾지 못했다. 내가 얻을 수 있는 정보는 그게 전부인 것 같아 그 집을 나왔다. 하지만 내가 차로 돌아가는 순간, 몬테스 아저씨가 나와서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는 몬테스 부인은 모르고 있다며 비밀을 지켜달라 말했다. 엘리자베스는 어렸을 적, 3살쯤 됐을 때 이웃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했다. 내가 겪는 일과 연관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말하기에 나는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나도 6살 때 성추행을 당했으니까.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사실이었다. 심지어 내 일기장에서 써본 적 없는 내용이었다. 아, 지금까지는.

• 2014년 4월 17일
이 현상에 관련해 찾을 수 있는 모든 정보를 다 찾아봤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상상속의 남자 성추행”이란 구글링은 딱히 해답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 검색 범위를 좁혀보기로 했다. 그러자, 오컬트와 관련된 오랜 스레드가 나타났다. 나는 내용을 뽑았다.

혹시 이 남자 보신 분 있나요?

sevendays [2009년 6월 17일]: 미칠 것 같아요. 여기저기에서 계속 왠 남자를 봐요. 12살 때부터 계속 보였어요. 아무 때나 불쑥 튀어나오는데 가끔은 몇 년이고 나타나지 않기도 했어요. 내가 화가가 아니라 그림을 그릴 순 없지만 엄청 말랐어요. 셔츠는 안 입고 엄청 남루한 갈색 바지를 입고 짧은 갈색머리를 하고 있어요. 얼굴도 엄청 움푹 패여가지고 무슨 좀비같이 생겼어요. 나 말곤 보는 사람이 없어요. 내가 미친걸까요?

melissamcbadass [2009년 6월 17일]: 대박사건 나만 보는 줄 알았는데. 진짜 대박이다 나 지금 눈물까지 난다고. 너무 무섭기도 한데 한편으론 안심도 돼. 그 남자가 말은 절대 안 걸지 않아요? 그냥 가만히 서서 쳐다보거나 자는 동안 집 밖에서 이상한 짓 한다거나? 무서운데 그 남자가 원하는게 뭔지 그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겠어요. 어디 살아요?

sevendays [2009년 6월 17일]: 워싱턴주에 살아요. 맞아요, 똑같아요. 본지 얼마나 됐어요?

melissamcbadass [2009년 6월 17일]: 전 오클라호마 살아요. 이상한데. 내가7살 때부터였으니 한 15년 됐어요. 대체 무슨 일이지. 혹시 이런 경험 있는 사람 또 있나?

melissamcbadass [2009년 6월 20일]: 스레드 갱신

ispoilmovies [2009년 6월 20일]: 호주. 15살 때부터 보기 시작했음. 지금 20살 됐어요. 거의 매일 보임.

melissamcbadass [2009년 6월 20일]: 전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사람들 겁이나 주고 다니나보네. 대단하군.

inkspotsinkrocks [2009년 6월 21일]: 세상에 진짜 다행이다. 제 아들이 남자 하나를 자꾸 봐요. 너무 무서운데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정신병원에서는 그냥 상상친구를 만드는 거라 하는데 어떤 상상 속의 친구가 그렇게 애를 겁주고 다녀요? 혹시 해결 방법 아시는 분? 아들은 이제 7살인데 자폐증을 가지고 있어요. 더 말할 필요는 없겠지만 4살이 되던 해 애 아빠가 애를 추행했어요. 다행히 이혼한데다 그 남자는 지금 감옥에서 썩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에요. 행여나 애한테 트라우마가 심하게 남을까 걱정했는데 이제 보니 현실만큼이나 잔인하게 다가오네요. 내 아들 말을 믿거든요.

ispoilmovies [2009년 6월 21일]: 아들 일은 정말 유감입니다. 저도 어렸을 때 성추행 당한 경험이 있어요. 11살 쯤이었을 거에요.

melissamcbadass [2009년 6월 21일]: 저도 마찬가지에요. 혹시 이게 연결고리일까요?

inkspotsinkrocks [2009년 6월 22일]: 아니어야 할거에요. 만약 어떤 변태놈이 내 아들을 다치게 하려 한다면 내가 죽여버릴 테니까. 욕해서 미안해요. 그냥 내 아이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는걸 참을 수가 없어서요. 이미 힘든 일을 많이 겪은 아이라. 밤마다 애가 얼마나 소리를 지르는지. 더 이상 뭘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혹시 뭐 알아낸 분 있어요?

sevendays [2009년 6월 23일]: 그건 소비를 해요.

inkspotsinkrocks [2009년 6월 23일]: 뭘 소비해요?

ispoilmovies [2009년 6월 25일]: 스레주님 지금 당장 대답해주세요.

ispoilmovies [2009년 6월 25일]: 스레주님?

sherlockhomie (관리자) [2009년 8월 31일]: 본 스레는 아카이브에 저장되었습니다. 추가 포스팅이 불가능합니다. 메모 남깁니다: 혹시 이 남자를 다시 발견할 시 경찰에 연락하기 바랍니다. 경찰이 믿지 않는다면 신부를 찾아가세요. 별로 좋은 이야기가 아닌 것 같네요.

• 2014년 5월 8일
그것은 소비한다.


저게 마지막 내용이다. 사실 여기서 어떤 내용을 더 알아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만약 무슨 일인지 아는 사람이 있다면 알려주길 바란다. 이걸 스테파니네 엄마한테 말해줘야 할지 고민이 된다. 경찰을 찾아가봐야 하나. 나도 모르겠다.

수정) 며칠 동안 해답을 찾느라 시간을 보냈단걸 알려주러 왔어. 다음 업데이트를 올리고 나서 여기서 손 뗄 생각이다. 아마 오늘 밤 중에 올릴 생각이다. 더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어서 미안할 뿐이다. 이해해주기를 바란다. 할 일이 몇 개 더 있으니 끝내고 나서 업데이트 하려고. 다들 이렇게까지 관심을 가져다 주리란 생각은 안 했는데. 덕분에 얼른 해답을 찾게 재촉하는 계기가 됐네.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것을.




https://wh.reddit.com/r/nosleep/comments/4uaojp/has_anyone_else_seen_this_man_i_think_he_kill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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