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유명 패션 잡지사
게녀는 잡지사에 입사한지 2년차인 에디터임.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점점 커지고 있는 단계의 회사라 직원들의 열정과 재능이 놀랍도록 뛰어남.
그 중에서도 엄청난 포스를 자랑하는 건 단연 편집장임.
"다들 그만 노닥거리고.일 안해요?"
편집장이 출근을 하면 시끌하던 사무실 분위기가 확 가라앉음.
출근하자마자 인사도 없이 그 한마디를 던지더니 곧장 본인의 자리에 앉더니 업무를 시작함.
"진짜 일하는 기계같다니까."
"하하..그러게요."
선배의 말에 멋쩍게 웃은 게녀는 머릿속이 복잡해짐.
언제까지 지켜질까 이 비밀은. 사실 게녀와 편집장님은 몰래 사내 연애중임.
"미팅 제대로 한거 맞아요?그쪽에서는 인터뷰 안한다던데?"
사람이 저렇게까지 변할수가 있다니.게녀의 남자친구는 공과 사가 정말 뚜렷한 사람임.
평소엔 저렇게 카리스마가 넘치지만,
"나 안보고 싶었어?"
해외로 출장을 다녀오면 입국 후에 바로 게녀집으로 달려와 저리 묻고.
"그게 정말이야?와 내새끼 진짜 장하다!!!"
내가 좋은 일이 생기면 누구보다도 기뻐해주는 좋은 사람임.
그런데,어제 저녁 일이 터지고 말았음.
새로 생긴 파스타집에서 저녁식사중이던 게녀와 편집장을 직장 후배가 보고 만것임.
아니나 다를까.다음날 게녀가 출근하자마자 사무실 직원들은 난리가 난 상태임.
"자자,오늘 중대발표가 있습니다요~"
평소에도 깐죽이 캐릭터를 맡고있는 남자 후배가 게녀를 바라보더니 짖궃은 장난을 침.
"게녀 선배의 사랑의 큐피트는 누구를 향했나~아아~"
과한 리액션으로 오바하는 남자후배를 보던 직원들은 모두 빵터지며 게녀를 놀림.
"언제부터였어?어유,이 깜찍한게 진짜~"
선배와 동기들이 삼삼오오 게녀의 자리로 모여 이것저것 묻는데,
그때 편집장이 문을 열고 들어섬.
".........."
이미 붕떠있는 사무실 분위기를 보고 눈치챈 듯,게녀와 눈을 마주치더니 희미한 미소를 지음.
"편집장님!여자친구의 미모가 상당하시다는데!사실입니까!"
편집장의 등장으로 조용해진 틈을 비집고,장난을 참지못한 남자후배가 말을 던짐.
다들 저 미이 돌은건가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는데 편집장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입을 염.
"일 안할거야?아주 다들 풀어졌지 요즘?"
산통을 깨듯,편집장이 무섭게 호통침.
쳇,좋은날까지 이러고싶나.직원들이 투덜대고 사무실엔 다시 정적이 찾아옴.
"밀린 업무가 태산입니다.다들 일하세요.일."
편집장이 굳은 표정으로 사무실 안쪽에 자리한 자신의 방으로 걸어가는데.
"아,그리고."
갑자기 뒤돌아서더니 걸음을 멈춤.무슨 말을 하려는거같은데,기분탓인지 얼굴이 약간 상기되어있음
"내 애인은 내 방으로 따라 들어오세요.누군지는 다들 알거아냐."
직원들은 함성을 질렀고 게녀는 웃으면서 그를 따라갔음.
2.대학병원
게녀는 기나긴 연수과정을 마치고 레지던트가 된 초짜 의사임.
그런 게녀곁에는 대학교부터 함께한 선배이자 애인인 남자가 있는데.
"야야 몽구야.빨리 현서 물어봐.크와앙! 어,어 너 나를 핥으면 어떡해!"
바로 제훈임.게녀가 근무하는 곳은 소아과 병동인데,제훈은 항상 특별한 업무가 없는 시간이면
병원 바깥으로 나와 아이들과 놀아주며 시간을 보냄.
"아저씨.지금 현서데리고 뭐하는 거야?"
"어?게녀야!너 지금 나온거야?
아이와 놀아주고있는 그를 흐뭇하게 바라보다가,가까이 다가가니 게녀를 보고 놀란듯 눈을 크게 뜸.
그러더니 벌떡 일어나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함.
"아직 점심전이지?가자.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
"음,그래!"
*
"내가 맛있는 거 사준다니까."
"됐네요.구내식당이 제일 맛있지 뭐."
현서를 병실에 데려다주고 구내식당에 자리를 잡고 앉아 밥을 먹는데,
아이같이 다 묻히고먹는 제훈의 모습에 게녀는 빵터짐.
"진짜 선배때문에 못산다 내가."
"어?왜?"
게녀가 마주보고 앉은 제훈의 입가에 손을 대어 밥풀을 떼어줌.
"소아과 고집하더니,선배가 애기가 되면 어떡해?"
제훈은 푸스스 웃으며 다시 밥을 먹는데,그때 과장님이 둘을 발견하고 합석을 했음.
"너네 분위기 좋다?뭐 있지.뭐 있는거지?"
당황한 게녀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고, 제훈은 당황한 기색으로 너스레를 떨었음.
"아이고,과장님도 참 눈치 없으시다.게녀 눈 높아요~"
"인마.니가 어때서?너 정도면 선 볼 여자들 차고 넘쳐 녀석아."
"하하하.이 나이에 무슨 선이에요~"
"어.그래 말나온김에 잘됐다.안그래도 내 친구 딸이 요즘 적령기인데 한번 만나보는거 어떠냐?"
컥.조용히 밥을 먹던 게녀가 사레가 들리자,제훈은 놀라서 물을 건네주고,다시 진지하게 말해.
"과장님.저 만나는 여자 있어요.안그러셔도 돼요."
"뭐?진짜야?"
물을 마시던 게녀가 컵을 내려놓고,자리에서 일어나 "먼저 가보겠습니다"하며 가볍게 목례를 했음.
그리곤 잔반을 버리고 구내식당을 나가려는데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림.
"엥?"
누구인지 수신자를 확인하니 제훈임.뭐지?하고 뒤를 돌아 제훈과 과장님이 있는 테이블을 바라보니
제훈이 게녀를 보며 울상으로 손을 싹싹빌고있음. 그러더니 전화를 받으라는듯한 포즈를 취함.
"여보세요?선배,뭐하는거야 지금?"
상황이 이해가지 않는 게녀가 휴대폰에 대고 말하니,제훈의 목소리가 들려옴.
"과장님덕에 일났다 우리.어떡하지 게녀야?"
"뭐라고?"
"근데 앞으론 병원에서도 너 손잡을 수 있는건 좋다."
무도보고 삘탔나 어쩌다보니 지용 제훈.....
+미안한데 오글거린다는 말은 자제해줬음 좋게따..그냥 지나가줘.. 열심히 쓴건데 상처받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