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v.media.daum.net/v/20170104060409009
[디지털&휴먼-67]
- 2016 미국 대선에서는 페이크 뉴스(거짓 뉴스)가 큰 문제가 되었다.
- 뉴스에서도 큐레이션 모델이 널리 퍼졌다.
- 이 과정에서 재가공된 뉴스의 위험이 높아진다.
- 뉴스 소비는 중요한 일이므로 보다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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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시대가 바뀌었다. 특히 디지털 기술로 인해 그 변화가 가속화하고 극적인 모습이 되었다. 다양하고 복잡한 온갖 조직에서 뉴스 혹은 그와 유사한 콘텐츠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것이 퍼져나가는 방법은 더욱 다양해졌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활용해 1명이 지인 100명에게 뉴스 등의 콘텐츠를 퍼뜨리고, 그 100명이 자신의 지인 100명에게 퍼뜨리는 방식으로 순식간에 1만명에게 도달하였다. 정보가 쏟아지게 되면서 소비자들은 전문적으로 뉴스 등의 콘텐츠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는 서비스를 찾게 되었다. 이전의 '산업화 선택 모델'에서 한 단계 발전된 '큐레이션 선택 모델(Curated Model of Selection)'로 나아갔다. (책 '큐레이션', 마이클 바스카 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많아지고 그 관계 맺음이 복잡해진 상황에서 그것을 해결해줄 수 있는 큐레이션 방식이 대두된 것이다(잘 알다시피, 큐레이션은 원래 미술계에서 사용되던 용어다. 원래는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에서 작품이나 전시물을 잘 관리하는 업무를 의미했다. 지금은 인터넷상 콘텐츠를 각 소비자 취향에 맞게 선택해 보기 좋게 만들어 제공하는 업무를 뜻한다).
큐레이션 방식이 보급되니 기존에 정보 과잉으로 괴롭던 소비자들의 머릿속이 맑아진다는 장점이 두드러졌다. 실제로 아마존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큐레이션을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고객의 불편을 덜어주고 매출 신장을 가져오기도 했다. 사람들의 지갑을 자연스럽게 열 정도니 일목요연함의 위력은 상당하다. 뉴스 등 콘텐츠 소비도 비슷하다. 잘 정리된 뉴스만을 찾게 되었다. 복잡한 분석 기사보다 핵심만 짚은 요약 기사가 읽기 편하다. 그렇지만 큐레이터가 잘못된 의도를 가지고 뉴스를 가공하면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힐러리를 부도덕하고 부정직한 인물로 규정해 버린 뉴스는 그대로 사실이 되어버렸다. 민주당과 공화당 일부에서는 이런 거짓 뉴스 공급에 러시아가 개입된 것 아니냐는 의문까지 제기할 정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SNS에서의 뉴스는 길면 길수록 외면받기 쉽다. 짧고 강력할수록, 사람들의 감정선을 세게 건드릴수록 열심히 읽힌다. 무엇보다 널리 퍼 나르려고 한다. 큐레이션된 뉴스가 강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결국 이런 류의 문제는 뉴스 등 콘텐츠 과잉, 그로 인한 큐레이션 서비스 활성화, SNS를 통한 무차별적 확산 등의 원인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우리의 게으름이다. 언젠가부터 내가 해야 할 일을 남이 대신하고 대리해서 하는 것을 찾고 있다. 내가 일일이 찾아보고 비교해 가면서 분석했어야 할 뉴스가 누군가에 의해 정리되고 인터넷(SNS) 저편에서 전해오는 것을 거부하지 않는다. 편하고 간편하다는 이유다. 특히 누군가가 불순한 의도를 갖고 정리하고 있다는 생각은 기계적 매개체(SNS)의 존재로 인해 못하게 된다. 쉽게 말해 페이스북이 어딘가에서 검은 의도를 가지고 뉴스를 지어내고 있는 사람의 존재를 흐릿하게 만들어준다.
물론 중요하지 않은 일을 타인에게 맡기는 것은 효율적이다. 중요한 일에 자신의 정신과 시간을 투자하며 집중해 나가는 것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 그렇지만 뉴스를 소비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내 판단의 기준을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누구에게 대리하도록 하고, 큐레이션한 것만 접하려 하면 제2, 제3의 페이크 뉴스 사건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현명한 뉴스 소비, 시간 투자가 따르는 뉴스 소비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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