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습니다 l 열기
투애니원 앨범에 대한 제목 검색 결과
천러러러ll조회 1552l 1
이 글은 6년 전 (2017/8/18) 게시물이에요

모든 리뷰에는 개개인의 주관이 담겨있다는 점 참고 부탁드립니다!

웹진 아이돌로지 1월 발매 앨범 리뷰 모음 (AOA, 신화, 우주소녀, 엔씨티, 라비, 서현, I.O.I, 투애니원, 수지, 다듀&첸) | 인스티즈

돌돌말링

AOA가 데뷔 4년 만에 첫 풀렝스 앨범을 내놓았다. 트랙리스트 대부분이 케이팝다운 EDM 비트지만 전체적인 컨셉으로는 레트로한 향취를 풍기고 있다. 용감한형제의 'Excuse Me'과 신혁의 '빙빙' 두 곡으로 더블 타이틀 활동을 한다는데, 둘을 굳이 비교하자면 '빙빙'에 한 표 던지고 싶다. 짝 붙는 브라스와 사비에서 꼭 5도 떨어지는 마이너 훅이 지난 EP 'Good Luck'과 연속성을 느끼게 하는 것이 이유. 'Excuse Me'는 용형이 AOA에게 꾸준히 주었던 '주체적인 척 하나 결국은 애원하는 여성상'이 주제인데, 콧소리를 섞은 'Excuse me cuse me' 하는 코러스는 중독적이다 못해 어노잉할 정도다. 언제나처럼 좋고 나쁨이 크게 갈릴 통속성을 자랑한다. 추천곡은 SF9의 로운이 피쳐링한 모노트리의 'Lily'. 앨범의 레트로한 주제에 잘 어울리는 50년대 두왑 스타일의 곡이라, 여름이 오면 다시 꺼내 들어보고 싶다.


박희아

정규 1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혹시나 하여 지난 앨범 리스트를 확인했다. '대체 왜?'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오래 기다려서 나온 1집이란 얘기. 그러나 이를 접한 후의 감상 또한 접하기 전과 비슷한 의문이 일어나서 다소 안타깝다는 소회를 밝힌다. 'Excuse Me'는 2000년대 중후반에 들리던 섹시 콘셉트의 댄스곡보다도 5~6년은 더 과거로 되돌아간 작업인데, 통속성을 일련의 콘셉트로 이어가는 것은 상관없으나 굳이 그 시절에 대입해가며 오늘의 AOA를 이해할 필요가 있나 싶다. 복고와는 거리가 멀었던 '심쿵해', 'Good Luck'이 꽤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더욱 그런 것일까. 아무튼 이 앨범은 아이돌 콘셉트에서 '복고'와 '레트로'가 어떻게 다른지 알려주는 예시가 될 것 같기도 하다. 과거의 것으로 오늘의 아이돌을 멋지게 그리는 일, 참 어렵다.


오요

이쯤 되면 용감한형제를 인정하는 단계를 넘어 '리스펙'하지 않을 수 없다. AOA의 정규 1집 타이틀 곡 'Excuse Me'에서 용감한형제는 그간 본인의 장기라고 할 수 있는 '뽕'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린 사운드를 들려준다. 그간 티아라가 K-pop 계에서 점하고 있던 독보적 위치를 이제 AOA가 계승한다고 말하기라도 하듯. (덧: '용형나잇' 어떻게 좀 안될까요, 편집장님......)


유제상

데뷔 5년 차, 드디어 등장한 AOA의 첫 정규 앨범. 'Excuse Me'와 '빙빙'의 더블 타이틀을 앞세웠다. 'Excuse Me'는 시대를 짐작할 수 없는 에스피오나지 물을 연상시키는 뮤직비디오를 지녔는데 이게 의외의 역효과인지 뽕기 강한 하우스 비트의 음원과 어우러지며 예스러운 느낌을 준다. 이러한 기조는 '빙빙'에서도 유지되는데, 브라스 소리를 앞세우면서도 댄서블한 비트가 바탕에 깔려 이 곡이 왠지 살짝 유행을 비켜 나간 듯한 느낌을 주게 한다. 기본적으로는 기존의 AOA 곡과 큰 차이가 없지만, 캐칭한 사운드와 가사를 전달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사실 이들이 음악적으로 새로운 것을 선보일 의무는 없고, 그러한 시도는 (그것이 음악적인 이유이든, 음악 외적인 이유이든) 전작인 "Good Luck"에서 이미 수포가 되었기 때문에 방어적인 태세를 취한 본 앨범을 비난만 할 수는 없겠다.


햄촤

무성의한 표현이라 생각하면서도 AOA의 가장 큰 무기는 어떤 '통속성'에 있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운데, 정말이지 오랜 시간이 걸려 나온 첫 정규앨범은 AOA의 장점을 한껏 강조한 곡들로 채워져 있다. 아마 AOA의 노래를 좋아해 온 팬들이라면 어떤 식으로든 이 앨범의 매력을 부정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Excuse Me'와 '빙빙'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그들이 여태까지 선보였던 섹시와 통속성의 콘셉트가 날카롭게 갈린 양날 검 같으며, 처음엔 '또야?' 싶다가도 계절감 같은 건 일말의 신경도 쓰지 않고 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뽐내는 그 견고한 일관성에 납득을 하게 된다. 수록곡 중 'Oh Boy'에서 '남자들은 내게 빚을 졌네 다 굽신거리고 가지를 쳐내듯이 당당하게 걸어가도 막지 못해'라는 랩 가사가 유난히 기억에 남으면서도 왠지 모르게 기분이 잠시 씁쓸해졌다.

웹진 아이돌로지 1월 발매 앨범 리뷰 모음 (AOA, 신화, 우주소녀, 엔씨티, 라비, 서현, I.O.I, 투애니원, 수지, 다듀&첸) | 인스티즈

박희아

첫 번째 트랙 'HEAVEN'은 사랑스럽고 보드라운 터치로 시작하지만, 코러스에 이르면 보이그룹 특유의 격앙된 정서가 생생하게 살아있다. 신화 멤버 개개인의 보이스와 현악의 조합, 거기에서 20년째 꾸준히 생겨나는 시너지를 본다. 분명 신화만이 내는 서정적인 울림, 거기서 오는 감동이 있기에. 반면에 타이틀곡 'TOUCH'에서는 다소 빈약한 사운드 질감이 느껴져 살짝 아쉽다. 퓨처베이스 특유의 공간감이 살아있기는 하나, 대체로 무거운 편에 속하는 신화 멤버들의 보컬과 쨍한 인스트루먼탈 사이에서 종종 느껴지는 이질감이 있다. 그래서 유독 이민우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특정 장르에 특화된 보컬이 아니라 어디든 착 달라붙듯 어우러지는 보이스가 지닌 매력이 여기서 빛을 발한다.


오요

작년 연말 MBC 가요대제전에 나온 거의 모든 아이돌이 '토토가'에 동원되어 90년대 노래들을 부르고 있을 때 (정말 끔찍했다) 신곡을 들고나온 신화만이 유일하게 2017년을 살고 있는 아이돌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90년대 아이돌 노래들이 지리멸렬하게 이어지던 와중에 대놓고 '이건 퓨쳐베이스다!'라고 말하는 듯한 곡이 튀어 나와버렸으니까. 본격적인 2017년이 시작되었고 다시 들어보는 신화의 13번째 정규 음반과 타이틀곡 'TOUCH'는 그러나 아쉽다. 부서지는 듯한 퓨쳐베이스 특유의 신디사이저 질감을 살리지 못하는 사운드도 그렇고 한 끗 차이로 퓨쳐베이스가 되려다 말았다. 아무래도 신화 멤버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장르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퓨쳐베이스가 최선의 선택이었는지 의문이다. 더 아쉬운 점은 음반 전체 곡들이 하나같이 먹먹하게 들린다는 것이다. 반지하 스튜디오에서 역류한 화장실 물에 젖은 스피커를 겨우 말리고 작업한 것만 같은 그런 사운드다.


유제상

무려 13번째 정규 앨범! 놀라운 저력을 지닌 신화의 신보다. 아무래도 대중의 관심은 타이틀 'TOUCH'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데, 곡이 참으로 신묘하다. 'TOUCH'는 정확히 이들의 전성기인 2000년대 초반의 정서를 담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예스럽다거나 유행에 뒤처져 있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곡을 들으면 당시를 함께 했던 (그리고 좋아했던) 평자 같은 사람의 마음속에는 "맞아, 이런 느낌이었어"란 즐거움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같은 양식을 지니면서도 곡을 최대한 동시대의 것으로 들리게 하려는 만드는 이들의 노력 때문이 아닐까 싶다. 2000년대 초반에는 이 곡이 없었건만, 평자를 2000년대 초반의 마음으로 돌려놓는 이들의 신보에 Pick!을 부여한다. 리뷰를 읽고 '에이 이제 와서 신화...'하는 분들도 타이틀만은 꼭 들어보길 권한다. 없는 소리 하는거 아니니까.

웹진 아이돌로지 1월 발매 앨범 리뷰 모음 (AOA, 신화, 우주소녀, 엔씨티, 라비, 서현, I.O.I, 투애니원, 수지, 다듀&첸) | 인스티즈


돌돌말링

데뷔곡 'MoMoMo'부터 '비밀이야'를 거쳐 '너에게 닿기를'까지, 우주소녀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소녀 감성'으로 셀링 되는 이런저런 코드 위에 퓨쳐리스틱한 신스사운드를 끼얹나? 가 되었다. 유니콘이나 사탕, 레터박스를 채운 채도 높은 컬러 스펙트럼 등 '유메카와' 이미지로 가득한 뮤직비디오는 다소 산만한 가운데, 묵직한 킥과 훵키한 기타로 시작하는 노래는 일사불란하게 달린다. '비밀이야'에서의 서정성은 e.one이 이번 에이프릴의 신곡을 맡으며 그쪽으로 넘어가 버린 것 같지만, 이 팀의 1번 목표가 '우주적인 소녀의 사랑'의 구현이라는 건 이제 잘 알겠다 싶은 EP.


오요

K-pop이 세상 모든 (서브) 컬쳐를 흡수하고야 마는 장르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갈수록 그 뻔뻔한 정도가 높아지고 있다. '너에게 닿기를 (I wish)'의 뮤직비디오를 보며 모든 것을 흡수해버리는 (그리고 어느 시점부터 대부분 속이 텅 빈 껍데기만 내놓고 마는) K-pop의 굉장함에 헛웃음이 나왔다.


유제상

상승세를 타며 기분 좋게 등장한 EP. 타이틀 '너에게 닿기를 (I Wish)'은 성공적인 전작 '비밀이야'의 연장선에 있는 곡인데, 반음씩 떨어지는 후렴구 직전의 멜로디까지 흡사하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계절감에 관한 것으로, '비밀이야'가 여름의 시원한 분위기를 담고 있다면 이 곡은 겨울에 어울리는 뽀송뽀송함이 있다. 취향의 문제겠지만 '비밀이야'를 즐겁게 들은 사람이라면 이번 결과물도 만족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안정세를 넘어서 뭔가 듣는 이를 강렬하게 사로잡는 곡을 접하고 싶은 마음도 없진 않다.


햄촤

데뷔 EP부터 우주소녀의 앨범 세 장을 들은 경험은 마치 유쾌한 순정만화의 단행본을 한 권씩 읽는 기분에 가까운데, 매권마다 장르가 조금씩 달라지는 듯한 재미도 있어 아무튼 다음 권이 궁금해진다. 실제로 동명의 만화책이 있어 더 만화 같은 이미지의 '너에게 닿기를'은 데뷔곡 'MoMoMo'와 '비밀이야' 사이에서 중간 지점을 찾은 듯한 곡이다. 유연정의 합류 이후 보컬이 한층 더 다채로와져 듣는 내내 큰 걸림이 없다. 취향만으로는 우주소녀가 다소 느린 템포의 곡을 부를 때 그 매력이 배가된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이리와'가 그렇다. 캡슐(Capsule)의 음악을 언뜻 연상시키는 사운드의 '최애' 또한 데뷔 EP의 'Tic-Tock'의 연장선 같으면서도 그룹의 색깔과 잘 맞는 스타일이라 귓가에 남는다. 거의 모든 걸그룹이 그렇겠지만 결국 우주소녀가 성공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는 서브컬쳐 등 외부 다양한 코드의 총합인 그룹의 이미지와 스토리를 대중에게 어떻게 설득시키느냐 하는 점 아닐까. 다인원 그룹인 만큼 멤버 개개인의 매력을 팬덤만이 아닌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과제 또한 여전히 남아있다. 이 흥미로운 만화의 다음 권 전개를 무척이나 기다린다.


웹진 아이돌로지 1월 발매 앨범 리뷰 모음 (AOA, 신화, 우주소녀, 엔씨티, 라비, 서현, I.O.I, 투애니원, 수지, 다듀&첸) | 인스티즈

박희아

SMP를 주입하는 방식은 역시 1. 정공법 2. 정공법 3. 정공법뿐. 시대에 따라 퍼포먼스 주체가 바뀌고, 리듬과 멜로디가 더욱 세련되어져도 그 색채는 변하지 않는다. 'LIMITLESS'가 지닌 의미는 '무한'이고, 이에 한문 표현을 섞어 '무한적아'라는 말을 붙이는 방식은 SM엔터테인먼트만이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랑스럽게 할 수 있는 시도다. 그리고 이건 명백한 SM 팬덤용 정공법이고. 이들은 최근의 음악 시장에서 들을 수 있는 값비싼 소리들을 쓰지만, 여전히 'SMP'라고 부를 수 있는 특별한 장르를 호명한다. 뮤직비디오에는 미국 힙합, 할렘/뒷골목, 1990년대~2000년대 초반을 떠오르게끔 하는 아이템 및 VHS 비디오 질감이 들어갔다. 그렇다면 2017년의 SMP, 그 뒤에 숨겨진 히든카드는 뭘까. NCT 127은 “가까이 와 내게 보여줘 봐 너의 fantasy를 / 내가 아주 친히 예뻐해 줄 테니까 / 넌 나를 두려워해야 해 내가 그걸 원해”('Baby Don't like it') 같은 가사를 거침없이 읊는다. 도회적인 이미지 뒤에 숨은 섹슈얼함에 주목하게 된다. 엑소 로고에서 세 발쯤 더 나아간 극도의 미니멀함, 그리고 그 안에 숨겨뒀던 섹시한 무언가가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한 지금.


오요

타이틀곡 '無限的我 (무한적아; Limitless)'를 듣는 순간 다시금 SMP가 얼마나 훌륭한 음악 장르였는지 깨닫게 된다.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어야만 하는 그룹의 타이틀 곡 제목으로 '무한적아(그것도 한자로!)'를 낙점해버리는 기개도 대단하거니와 본인의 건재함을 과시하는 듯한 켄지의 둔탁한 킥과 묵직한 베이스 라인, 웅장하게 화성을 쌓아 올리는 타이밍과 그를 일순 무너뜨리는 전자음까지 여러모로 SM이 사활을 걸었구나, 라는 인상을 받았다(개인적으로 '으르렁' 전야의 '늑대와 미녀 (Wolf)' 시절 엑소가 떠올랐다). 타이틀곡에서 유감없이 드러내는 에너지가 끝까지 이어졌다면 Pick!도 충분히 가능했을 텐데 엉성한 미디엄템포 R&B ('Back 2 U (AM 01:27)', 'Baby don't like it (나쁜 짓)')와 진부한 팬송 ('Angel')이 전체 음반의 일관성을 해친다. 그 와중 근래 아이돌 팝이 퓨쳐베이스를 차용한 가장 탁월한 예라 할 수 있을 만한 '롤러코스터 (Heartbreaker)'가 선명히 돋보이기에 그 아쉬움이 더 크다.


유제상

타이틀 '無限的我 (무한적아;Limitless)'는 NCT의 장기라 할 수 있는 퓨처 사운드로 시작하지만, 결국 후렴구에 이르러서는 SM 고유의 색채를 드러내고 만다. 풀어내는 방식은 다르지만, 왠지 전성기에 접어들던 동방신기의 곡들(예를 들면 'O-正.反.合.' 같은 것)을 연상시키는데, 곡의 분위기가 널을 뛰면서도 지속적으로 긴박한 감정을 전달하는 것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다. 분명한 것은 NCT 이름으로 나온 기존의 곡들과 비교했을 때 훨씬 대중적인 결과물이라는 것. SM은 YG의 분위기를, YG는 SM의 분위기를 닮아가는 현실 또한 흥미롭다.


햄촤

언뜻 동방신기의 '왜'를 연상시키는 비트로 웅장하게 시작하는 '무한적아'는 '빛은 암흑 속 퍼질수록 강해져 가'나 '들리니 우리는 하나가 돼' 같은 가사만 보아도 SMP의 전통을 그대로 지키는 듯 보이지만, NCT U 때부터 지금까지 태용과 마크를 중심으로(사견이다) 한 이 프로젝트가 기존 SM의 보이그룹과 차별되는 지점은 바로 보컬 멤버가 아닌 이 래퍼 두 명이 계속해서 곡의 테마를 끌고 간다는 것이다. SM 보이그룹의 아이덴티티 같은 '유영진 류 보컬'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어딘지 무리를 하면서까지 기존과는 다른 체제를 고집하는 데에는 나름대로 복안이 있을 것이다. 하긴 태용은 센터에 세우지 않기에는 너무 매력적인 마스크이며, 마크의 랩은 아껴두기엔 너무나 큰 낭비다. 퍼포먼스는 선배 그룹들의 SMP를 떠올리면 극도로 미니멀한 사운드처럼 정적이기까지 한데, '소방차'의 텐션과는 달리 의도된 이 심심함이 과연 어떤 식으로 대중에게 받아들여질지는 잘 모르겠다. 정작 앨범 전체를 들어보면 어느 장르에든 최적화될 수 있을 만큼 준비는 갖춰진 그룹이란 생각이 들면서도 아직은 케이팝 씬의 지도 안에서 이들이 어떤 좌표를 차지할 수 있을지 파악이 되지 않는다. 음악 자체는 복고적이지 않은데 어째서 뮤직비디오에서 자꾸만 레트로로서의 90년대 질감을 재현하려 하는지는 다소 난해한 구석이 있다. 의미보다는 그저 시각적인 효과에 가까워 보이긴 하지만.

웹진 아이돌로지 1월 발매 앨범 리뷰 모음 (AOA, 신화, 우주소녀, 엔씨티, 라비, 서현, I.O.I, 투애니원, 수지, 다듀&첸) | 인스티즈

박희아

2016년 빅스가 낸 세 장의 앨범에 대해 칭찬하면서 라비의 역할이 상당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랩을 꽤 잘하기도 하지만, 보이스와 가 특이하여 미니든 풀렝스든 앨범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힘이 나온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다른 래퍼들과 함께 랩을 하면 이런 장점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이번 EP에 래퍼 피처링을 쓰지 않았으면 했지만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수록곡 'Rose', 'Ladi Dadi'는 래퍼의 EP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보컬이 주가 되어버린 느낌을 줘서 유독 아쉬움이 크다. 빅스 앨범 때나 빅스 LR 앨범 때나 그는 상당히 괜찮은 래퍼였는데, 여기서는 도리어 피처링진이 포커스를 받는 것 같아 괜히 씁쓸하다. 자신을 더 부각할 수 있는 송폼과 트랙 구성을 고민해보면 어떨지. 'Lean on me'를 추천하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아쉬움이 있지만 일단 라비가 누군지, 무엇을 잘하는 래퍼인지 알 수 있는 곡이다.


오요

이 점을 먼저 짚고 넘어가자. 라비의 첫 솔로 음반 타이틀곡 'BOMB'의 뮤직비디오 일부 장면이 여성 혐오적이며 여성을 상품화고 있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에 대해 소속사 젤리피쉬 및 라비 본인의 사과가 있었으며 뮤직비디오에서 해당 장면은 삭제되었다. 여성 혐오와 관련하여 그간 아이돌 팬덤에서 아이돌 컨텐츠 내 여성혐오에 대한 문제 제기와 공론화는 꾸준히 있었으나 아티스트 본인이 직접 이에 대해 인지하고 후속 대책까지 제시한 경우는 처음이다. 다른 K-pop 아티스트 및 관계자들에게 유의미한 모범 사례로 남길 바란다. 좀 김이 빠질 수도 있지만 아쉽게도 정작 음반 자체는 전곡을 다 들어봐도 평이한 힙합 음반이라 특기할 만한 내용이 별로 없다.


유제상

최근의 빅스를 보면서 느끼는 건데 도대체 재작년 말 ~ 작년 초에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길래 PTSD를 겪는 커츠 대령처럼 모은 인원이 HIGH 해져 버린 걸까? 라비의 'BOMB'은 생각보다 더 '쎄고', 어떤 면에서는 징그러우며, 뮤직비디오 또한 이런 측면을 충실히 뒷받침하고 있다. 랩이 주인 곡이니 열심히 랩을 하고 있는데, 목소리는 아이돌의 그것이건만 들려주는 방식은 분명히 다르고, 특히 후렴구는 대단히 흉포하게 왜곡되어 있다. 여러모로 (방법론은 다르다만) 거대 서사를 들려주는 본진의 앨범을 연상시키는 결과물. 평자는 다양성을 증진한다는 점에 있어서 대단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모든 사람의 시선이 다 평자 같진 않을 터. 결과물 자체에 대한 불호이든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 것에 대한 불호이든, 분명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햄촤

지난 빅스의 앨범을 들으며 라비의 랩이 예상외로 곡에서 큰 비중을 갖고 흐름을 이끄는 인상을 받아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사견이긴 하나 좋은 래퍼의 첫 번째 조건은 좋은 목소리와 발성이라 생각하는데, 그 점에서 라비는 여느 보이그룹의 래퍼와 견줘도 아쉬울 것이 없는 듣는이의 집중력을 잘 유도하는 낮으면서도 선명한 목소리를 갖고 있다. 아마 랩을 좋아하는 누구라도 부담 없이 즐길 만한 앨범 아닐까. 과잉된 자아 발현도 없고 굳이 '래퍼로서'의 자신을 대중에게 인정 받으려는 제스처 없이 전반적으로 여유가 느껴져 좋았다. 자신을 향한 모 그룹 래퍼멤버의 디스에 대한 응답처럼 보이는 '아 몰라 일단 Do The Dance'는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굳이 정면으로 반박하기보단 딴청을 피우듯 하던 대로 살겠다는 태도가 흥미로우면서도 어딘지 트위터 같은 SNS상의 중얼거림처럼 느껴져 (좋은 의미의) 헛웃음이 나오기도.


웹진 아이돌로지 1월 발매 앨범 리뷰 모음 (AOA, 신화, 우주소녀, 엔씨티, 라비, 서현, I.O.I, 투애니원, 수지, 다듀&첸) | 인스티즈

유제상

다른 소녀시대 멤버의 솔로 앨범들이 그렇듯이 뭘 보여주려고...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불안함을 감안한다면 이 EP는 지금까지 나왔던 다른 멤버들의 결과물 무엇과 비교하더라도 뒤처지지 않는 발군의 안정감을 보여준다. 타이틀 'Don't Say No'가 들려주는 차분한 하우스 비트도 즐겁지만, 두 번째 트랙 'Hello (Feat. 에릭남)'의 SM식 달콤함이나 네 번째 트랙 '혼자 하는 사랑 (Lonely Love)'의 드라이함도 즐겁다. 뭔가 기합이 팍팍 들어간 앨범으로, 정석에 충실하면서도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를 안정된 범위 안에서 추구한 점이 눈에 띈다. 예를 들어 켄지가 작사한 'Don't Say No'의 가사는 기존 작에 쉽게 찾아보기 힘든 어그로(!)가 있다. 이 정도면 Pick!을 받을 만하지 않을까 싶네.


햄촤

팬덤 밖에서 보는 서현의 이미지는 성실함과 반듯함에 약간의 재미 없음이 가미되어 있는데, 'Don't Say No'는 그런 서현의 모습을 잘 반영해주는 곡이 아닐까. 또박또박 가사와 멜로디를 불러내며 퍼포먼스를 해내는 빈틈 없음에 감탄하면서도 어딘가 경직된 듯한 인상에 더해 곡이 후반으로 치달을수록 심심함이 느껴지는데, 사실 이는 비단 서현뿐 아니라 많은 걸그룹 멤버들의 솔로 활동에서 보컬과 퍼포먼스를 동시에 모두 만족시켜야 하는 타이틀곡에 대한 부담감이 빚어내는 충돌 때문일 것이다. 반면 에릭남과 함께한 'Hello'는 매우 편안하고 유연한 보컬을 구사하며 소녀시대에서도 태티서에서도 캐치하지 못했던, 서현만이 가진 음색의 장점을 새삼스레 발견할 수 있는 곡이다. 또 다른 수록곡 'Love & Affection'은 시원한 고음이 청량한 멜로디와 어우러져 후렴구를 듣다 보면 탁 트인 도로를 오픈카를 타고 질주하는 듯한 쾌감마저 느껴진다. 평소보다 약간은 어두운 그의 일면을 느끼고 싶다면 'Bad Love'를 추천. 전반적으로 안정감이 두드러지는, 서현다우면서도 의외성이 곳곳에 숨겨진 흥미로운 첫 솔로 EP다.


웹진 아이돌로지 1월 발매 앨범 리뷰 모음 (AOA, 신화, 우주소녀, 엔씨티, 라비, 서현, I.O.I, 투애니원, 수지, 다듀&첸) | 인스티즈

조성민

아이오아이가 주는 애틋한 '비극성'이 다른 팀보다 훨씬 강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결국 이 팀이 시작부터 시한부였던 배경에 의해 발생한다. 이 배경은 모든 아이돌이 당연한 듯 약속해왔던 영속성에 대한 약속을 전면적으로 배반하는 것으로, 그동안 영속성의 보장이 약한 팀은 큰 인기를 얻기는커녕, 있던 인기조차 잃기 일쑤였다. 아이오아이는 그래서 필연적인 모순에도 불구하고, 혹은 그 모순 덕분에 인기를 얻은 전무후무한 케이스로 남을 것이다. 마지막 싱글인 '소나기' 역시 이러한 모순적 상황을 극대화한다. 영속에 대한 미련을 떼어내기라도 하려는 듯 스스로를 '소나기'로 표현하는 가사는, 오히려 아이오아이의 화려한 개막을 반추하는 비디오와 맞물려 팬들이 좀 더 오래 아이오아이를 지지하기를 호소한다. 행복하지만 허망한 '꿈'이나 완결을 전하는 '이야기'가 아닌, 대중없이 몰아치다 불현듯 그치는 '소나기'에 비유한 것은 이런 현실의 아이오아이를 표현하기에 가장 적확한 메타포 아니었을까.


웹진 아이돌로지 1월 발매 앨범 리뷰 모음 (AOA, 신화, 우주소녀, 엔씨티, 라비, 서현, I.O.I, 투애니원, 수지, 다듀&첸) | 인스티즈

햄촤

가는 마당에 무슨 평을 한들 소용이 있겠냐만, 혜성처럼 등장해 2NE1이 보여주었던 활약을 떠올리면 초라하기 그지없는 싱글이다. 그들의 '마지막 곡'이라는 기대치에 비해 평범하고 구성은 때론 무성의하게까지 느껴진다. 새된 멤버들의 목소리만이 절절한 가운데 '우리 다시 만나는 그 날까지 안녕'이라는 상투적 가사가 더욱 야속하게만 다가오는 노래.


웹진 아이돌로지 1월 발매 앨범 리뷰 모음 (AOA, 신화, 우주소녀, 엔씨티, 라비, 서현, I.O.I, 투애니원, 수지, 다듀&첸) | 인스티즈

미묘

음반의 전반부는 이미지 콘셉트처럼 화려하게 칙칙하고, '행복한 척'과 '다 그런거잖아'가 군데군데 익숙한 JYP의 '그 느낌'을 갖추고 있다. '취향'과 '난로 마냥'을 거치면서 한껏 고혹적으로 변했다가는, '꽃마리'에서는 준수하지만, 매우 담백한 가요 발라드로 내려앉는다. 다 듣고 나면 수지의 목소리가 가장 안정적이고 자연스럽게 들리는 것은 결국 '꽃마리'고, 다시 들어보면 'Yes No Maybe'에선 감탄스럽게 그럴듯한 연출과 상당히 어색한 경우가 공존한다. 수지는 인상이 화려하지만, 얼굴 생김새와 목소리는 담백하고 단아한 쪽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보면 음반의 전반부는 인상에, 후반부는 목소리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두 이미지를 봉합하는 역할은 (특히 후렴이 윤상보다는 오히려 캐스커처럼 들리는) '취향'이, 두 목소리를 뒤섞으며 확장하는 역할은 지소울이 작업한 '다 그런거잖아'가 각각 담당한다. 다루는 스펙트럼이 꽤 넓다 보니 다소 갈팡질팡하는 것처럼 보여 아쉬움이 없진 않지만, 허리의 트랙들이 중심을 잡아주다 보니 들을수록 조금씩 납득이 가게 되는 음반. 고혹적인 인물상 역시, 수지가 갖고 있는 딜레마들에 대한 (조금은 쉽지만) 좋은 해답인 듯하다.

웹진 아이돌로지 1월 발매 앨범 리뷰 모음 (AOA, 신화, 우주소녀, 엔씨티, 라비, 서현, I.O.I, 투애니원, 수지, 다듀&첸) | 인스티즈

돌돌말링

아메바컬쳐와 로엔의 합작 프로젝트 그 1탄으로 '기다렸다 가'가 공개되었다. 아이돌로지에서 평하는 이유는 일단 엑소의 첸이 참여했기 때문이니, 첸의 파트에 먼저 코멘트 하자면, 노래를 구성하는 세 목소리 중에 가장 좋다. 모서리 빈틈없이 깨끗하게 붙여놓은 라벨지처럼 찰싹 달라붙는다. 다만, 흠잡을 데가 없기 때문에 이 곡의 기성품 같은 느낌을 강조해버리고 만다. 첸의 파트에서 빠져나와 노래 전체를 보자면, '위로'나 '힐링'이 메시지가 되는 수많은 노래 중에 두드러지게 좋은 점은 없다. 다이나믹 듀오의 이름값을 생각하더라도 다소 구태의연한 곡이다. 오히려 이런 부류의 곡은 방탄소년단 등 아이돌판에서 작년 한 해 충분히 만들었고 유통되었다. 이 시점에 이런 시장에 이 노래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노래가 스스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음이 아쉽다.


햄촤

차분하게 깔린 다이나믹 듀오의 랩에 첸의 목소리가 꽤 괜찮게 어울린다. 엑소 안에서 첸의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다소 날카로운 이미지가 강하다 생각했는데, 이 노래에서는 특히 부드러운 인상이 가미되어 팬들에게도 팬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CB MASS 시절부터 개코와 최자의 랩을 들어왔는데 살다 보니 이런 콜라보레이션도 다 듣는다.




2월 발매
http://m.cafe.daum.net/ok1221/9Zdf/844831?svc=cafeapp&sns=cafeapp
3월 발매
http://m.cafe.daum.net/ok1221/9Zdf/843842?svc=cafeapp&sns=cafeapp
4월 발매
http://m.cafe.daum.net/ok1221/9Zdf/843157?svc=cafeapp&sns=cafeapp
5월 발매
http://m.cafe.daum.net/ok1221/9Zdf/843035?svc=cafeapp&sns=cafeapp
6월 발매
http://m.cafe.daum.net/ok1221/9Zdf/842718?svc=cafeapp&sns=cafeapp
7월 발매
http://m.cafe.daum.net/ok1221/9Zdf/842628?svc=cafeapp&sns=cafeapp

추천  1

이런 글은 어떠세요?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닉네임날짜조회
유머·감동 T가 답변 못하는 문자 내용이래252 알케이2:3672085 2
이슈·소식 현재 인스타에서 불타고 있는 소방관 말투.JPG279 우우아아12:1042590 7
유머·감동 얘들아 "미지근한 물” 생각하고 들어와봐221 이등병의설움06.04 23:0482427 0
이슈·소식 현재 심하게 갈린다는 최애 파스타 테스트.JPG154 우우아아10:2039775 0
유머·감동 민희진도 결국 나이는 못 속이네...jpg115 백챠0:4983608 5
투애니원 최고의 앨범 대결 미니1집 vs 정규1집 vs 미니2집 vs 정규2집80 사공오육구이 04.09 03:25 5418 4
웹진 아이돌로지 1월 발매 앨범 리뷰 모음 (AOA, 신화, 우주소녀, 엔씨티, 라.. 천러러러 08.18 00:13 1552 1
YG의 간지 쩌는 투애니원 앨범 홍보3 빠른 03.07 22:47 1577 0
투애니원 최고의 앨범은? 미니1집 vs 정규1집 vs 미니2집 vs 정규2집15 다름이아닌틀 12.29 21:27 2733 2
피치포크에 올라온 투애니원 앨범 'Crush' 평론16 요섭두준 03.30 12:08 1269 1
피치포크에 올라온 투애니원 앨범 'Crush' 평론4 난그안에있어 03.30 04:50 1886 0
투애니원 멜론 앨범, 아티스트 차트 4주째 1위4 씨엘 03.24 20:35 374 0
투애니원, 24일 정규 2집 앨범 발표…씨엘 자작곡 3곡 수록2 씨엘 02.15 22:42 634 0
투애니원 씨엘 앨범 쟈켓사진 촬영.jpg (12) (분위기주의)23 씨엘 02.12 16:05 1811 2
이번소녀시대와 컴백 시기가비슷한 투애니원 앨범컨셉.jpg79 씨엘 02.11 19:12 4288 0
투애니원 팬들이 앨범에 목숨거는 이유202 허각 01.15 21:29 6407 3
투애니원, 22일 '인기가요' 마지막으로 활동 마무리…새 앨범 준비9 진(JIN) 12.22 22:29 273 0
약먹고 작성한듯한 이번 투애니원 앨범소개글27 벤치.클리어 07.08 19:10 2015 0
"투애니원, 다음달부터 매달 신곡..10월 새 앨범"5 나레기 06.18 09:41 501 0
씨엘, 투애니원 컴백예고 “4월 새 앨범 예정”7 김열살 02.22 16:16 452 6
씨엘 "투애니원 새 앨범 4월 발표 예정"16 븿 02.21 13:40 453 14
씨엘, 투애니원 컴백예고 “4월 새 앨범 예정”24 쑨 양 02.21 13:04 791 22
투애니원 올해의앨범…美 스핀이 선정한 '올해의 앨범 6위 기록'14 Sony 12.24 13:16 811 14
전체 인기글 l 안내
6/5 16:58 ~ 6/5 17:00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