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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6년 전 (2017/10/17) 게시물이에요

[한국사이야기] 효심 가득한 어진 임금 : 인종 | 인스티즈

갑진년 가을에 중종께서 오랜 근심 걱정 끝에 자주 병환이 나셨는데, 왕이 약을 반드시 먼저 맛보고 잠을 편히 주무시지 못하셨다. 병환이 오래 낫지 않아 위독하게 되어서는 옷을 벗은 적이 없고 음식을 들지 않으니, 수척한 형용은 보는 자가 울먹였다. 병환이 위독해지니, 조신을 나누어 보내어 종사, 산천에 두루 빌고, 바야흐로 겨울철인데도 목욕하고 분향하며 한데 서서 저녁부터 새벽까지 하늘에 비셨다. 훙서(왕위를 이음, 즉 중종 사후)하시게 되어서는 미음까지 전연 드시지 않은 것이 엿새이고, 울음소리를 그치지 않으신 것이 다섯 달이었으며, 죽만을 마시고 염장을 드시지 않았다.
-<인종실록> 묘지문



인종(인조와는 다릅니다)은 조선의 임금 중 효심이 깊기로 유명한 왕입니다. 사실 조선이 충효를 중시한 만큼 거의 대부분 왕들에게 효자라는 수식이 붙기는 합니다만, 인종은 그중에서도 특출난 인물이지요.

인종은 중종과 장경왕후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장경왕후는 인종을 나은 지 엿새 만에 산후병으로 죽게 되지요. 자신을 낳다 어머니가 죽었다는 죄책감 때문일까요. 인종은 아버지를 더욱 극진히 모십니다.

장경왕후 이후 중전이 된 문정왕후는 처음에 이런 인종을 아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경원대군(훗날 명종)을 낳고나서는 자신의 친자식을 왕위에 올리기 위해 인종을 견제하고 신경질 적으로 대했지요.

이러던 중 세자궁에 화재가 나 당시 세자였던 인종이 죽을 뻔 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화재의 배후로 문정왕후를 지목하는 야사에서는 이 때 인종이 “어머니가 나의 죽음을 원하시니 그에 따르는 것이 효가 아니겠는가.”라고 말하며 자리에 앉아 불에 타죽기를 기다렸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다행히 아버지 중종이 그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자 ‘아들이 먼저 죽는 것은 아버지에게 큰 불효’라고 생각해 밖으로 나왔다고 하지요. 물론 화재가 문정왕후가 벌인 짓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는 없으나 당시 문정왕후가 세자를 죽이려 했다는 소문이 돈 것만큼은 사실입니다.

위의 이야기에서 볼 수 있듯이 인종은 계모 문정왕후를 친어머니처럼 대하였고, 배다른 형제이며 경원대군과도 친형제처럼 친하게 지냈습니다. 참고로 인종과 경원대군은 나이가 거의 20살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인종은 왕위에 오르고 9개월 만에 승하합니다. 워낙 빠르게 죽었기에 독살설도 널리 퍼져 있지요. 포악스럽게 굴던 문정왕후가 어느 날 친절하게 인종에게 떡을 권했는데, 그 떡을 먹은 인종이 갑작스럽게 사망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이것만으로 인종이 독살되었다고 믿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인종실록>에 나오듯 인종은 아버지 중종이 병에 걸렸을 때부터 제 몸을 생각지 않고 간호에 몰두하였습니다. 중종 사후에는 5개월 동안 단식하기도 했지요. 단식 직후에도 쉬지 않고 왕의 업무에 충실했습니다. 이러니 몸이 남아날 턱이 있나요. 실제로 인종이 죽기 1달 전부터 몸이 쇠약해 신하들이 걱정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문정왕후가 인종이 죽기를 원했던 것만큼은 확실해 보입니다. 그리고 착하디착한 인종은 문정왕후가 자신을 미워하는 이유를 자신의 효성이 부족함으로 돌렸을 가능성도 높지요. 이런 스트레스가 인종의 건강을 더욱 악화시켰을 것입니다. 문정왕후가 직접 인종을 죽인 것은 아닐지라도 간접적인 영향이 있었음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여하튼 이런 어진 성품으로 인종이 즉위했을 때 많은 백성들이 환영했다고 합니다. 명나라의 사신이 인종을 공자에 비견할만한 성인이라고 칭송한 일도 있지요. 세자 시절에는 병풍에 여러 명의 이름을 적었는데 이름의 주인이 누구인지 신하들이 수소문해 찾아보니 모두 재야에 묻힌 현인들이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물론 이것이 임금을 의도적으로 띄우기 위해 만들어진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유독 인종에게만 이런 미담이 많은 것을 보면 당대에도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인종은 3살 때부터 책을 읽는 등 천재의 기질을 보이기도 했지요.


즉, 인종은 그의 묘호에 걸맞게 어질 인(仁)자에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을 미워하는 계모에게도 효도를 다하고자 노력한 것을 보면 답답할 정도로 착한 인물이었지요.
결과적으로 그의 삶은 짧게 끝났지만 현대의 우리에게 여러 가지 교훈을 남겨주는 왕임은 분명합니다. 짧은 재위기간으로 인해 잊혀지기에는 아쉬운 인물이지요.

--

-5분 한국사 이야기

[한국사이야기] 효심 가득한 어진 임금 : 인종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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