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듬성듬성 별이 뜨는
도시의 하늘을
별이 쏟아질 듯한
그곳의 하늘과 비교할 순 없을 테지만
띄엄띄엄 떨어져 외로워만 보이는
이 곳의 별들도
아스라한 낭만으로 빛나.
창백한 새벽 공기에
시린 몸을 떨어도 시럽마냥
달콤한 달빛이 흘러
연인들은 오늘도
다정한 말들을 속삭여.
이런 밤이면
누군가와 사랑에 빠진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해.
홍, 생 레미에도 벚꽃이 피어.
알고 있어?
다정한 밤이면
더욱 외롭다던 네가
누군가와 벅찬
사랑을 하고 있다면 좋겠다.
달빛에 절인 세상도 오늘만큼은
분명 달콤할거야.
홍. 사랑하고 있어?
- 생 레미의 밤 , 연홍 -

언젠가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
아주 생소한 언어를 쓰며
살았으면 한다던 대화를 기억하나요.
날 아는 모든 이들이 나를 기억하고,
내 부재를 슬퍼해주길 바라지만
한편으론 내 숨이 닿았던 자리 하나조차 모두
지워져버렸으면 싶기도 해요.
행복은 대체로 무뎌서
지나고서야 그 날들이 따뜻했음을 깨달아요.
그래서 이렇게
후회만 남게 되는걸까요.
추억이 짓무른 자리를 바라볼때면
그 상처에 물들어 스러진데도
괜찮을 것만 같아요.
별일 없이 사는게 행복이라 깨닫는 요즘이지만
하루를 온전히 보내기도 버거운 것은
제가 유약하기 때문인가요.
희. 아마도
감정적 질식은 이런 기분일 거에요.
- 무기력에 빠진 우울 , 연홍 -

첸, 요즘은 까닭 없이 눈물이 나곤 해요.
몸이 힘드니 마음도 힘들어진 건지
그 반대 인 건지는 몰라도
특별히 서러운 일이 있었다던가
속상할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즐겨보는 예능 프로를 보며 깔깔대다가도
문득 하염없이 슬퍼지는곤 하는 거예요.
출처 모를 잡념들이
머릴 채우고 나면 울어도 울어도
갑갑함이 가시질 않고
모든 게 부질없게만 느껴져요.
세상에 불행은 너무 가깝고
행복은 너무나 쉽게 멀어지는걸요.
그렇잖아요, 첸.
불행이 불행을 더 그러모으듯
사소한 무너짐도 더 크게 무너지기 위한
전야일 테죠.
첸, 사실은
굳이 무너지지 않아야 할 이유도 모르겠어요.
- 첸에게 보내는 안부 , 연홍 -

꽃마다 피는 계절이 다른 거라,
불안해하지 말라며 다독였지만
조바심이 일었다.
세상은 이미 나를 빼고서도 온통이 꽃 천지라
홀로 뒤처져 평생을 쫓아도
따라잡을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자존감은 바닥을 쳤으나
이미 허물어진 탄성에 튕겨 오르진 못 했다.
괜찮다던 꽃들이 뒤돌아 수군거린다.
윗동네 장미는 영양제도 맞는데. 비료랑 차원이 다르다더라.
그거야 걔네 얘기고. 저런 것들도 있잖아.
넌 저런 거랑 비교가 되고 싶냐.
관상용 가지치기는 기본으로 안 하는 꽃이 없대.
너도 물이라도 바꿔봐.
말소리에 짓눌려 고개를 숙였다.
세상천지가 꽃잎으로 물들어
봉오리도 맺히지 못한 몸뚱아리가 더욱
초라해 보였다.
그 '때'라는 게 영영 오지 않을 것만 같았다.
- 꽃이 피는 계절 , 연홍 -
출처 - http://post.naver.com/my/series/detail.nhn?seriesNo=387378&memberNo=5682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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